〈너마저 그럴 줄 몰랐어 번외, 회복 편 〉

"사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복음의 힘"

by 보드미

파킨슨 증상으로 시달 진지 2시간 반이 넘었다.

그때 오빠가 하는 말이


“증상 중에는 나 없다고 생각하고 버텨라.

최소한의 것은 내가 해줄게.”


그 말은 너무 담담했다.

그의 얼굴엔 화도, 연민도, 눈물도 없었다.

오직 피로와 단념이 섞인 체념뿐이었다.


나는 그 말을 들으며 이상하게도 두 가지 감정이 동시에 올라왔다. 하나는


“그래, 이제 진짜 혼자다.”


라는 깊은 고립감,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이제 하나님밖에 없다.”


는 희미한 깨달음이었다.


그동안 나는 아플 때마다 그를 찾았다.

내 손이 떨리면 그의 손을, 내 발이 멈추면 그의 눈을 의지했다.

그는 언제나 옆에 있었고, 그게 사랑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오늘, 그는 그 사랑의 마지막 경계선을 그었다.


“나 없다고 생각하고 버텨라.”


그 말속에는 ‘이제 나는 한계야’라는 절규가 숨어 있었다.

그의 한계는 차가웠지만, 정직했다.

그리고 그 정직함이 나를 깨우쳤다.


나는 ‘사람’에게 기대며 살아왔다.

사람이 내 손을 잡아주면 살 것 같았고,

사람이 떠나면 세상 끝처럼 무너졌다.

하지만 그날, 그는 물러섰다.

그 자리에 아무도 남지 않았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하나님이 그 빈자리를 걸어 들어오셨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 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마태복음 11:28)




이제 알겠다.

그가 물러난 자리는 ‘결핍’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를 직접 안으시려 만든 ‘공간’이었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그 틈에서

나는 처음으로, 진짜 위로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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