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려도 괜찮은 영어, AI가 전화로 걸어준다면?’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으로 돌아본 AI 전화영어 서비스 '탈리' 기획

by 김보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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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다음과 같은 분들께 특히 추천드립니다.

서비스 아이디어는 있지만 처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미래 창업 지망생

스타트업 또는 인하우스 조직에서 PM 역할을 처음 맡은 분

단순한 기획을 넘어서, 실제 사용자 검증까지 이어지는 프로세스를 처음 실행해보려는 분


7주 동안 AI 기반 전화영어 서비스 ‘탈리(Tali)’의 기획과 실험을 진행하며,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에서 제안하는 8단계 아이디어 검증 프레임워크를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해보았습니다. 아래는 그 여정을 기록한 글입니다.


1. 최초의 아이디어를 설명한다

‘탈리’는 AI가 전화를 걸어오는 영어 회화 서비스입니다. 사용자는 앱이나 웹에 접속하지 않아도, 정해진 시간에 AI가 전화를 걸어와 10~20분간 자유롭게 영어로 대화할 수 있습니다. 기존 전화영어 서비스는 예약 필수, 가격 부담, 사람과의 대화라는 심리적 장벽이 존재했습니다. ‘탈리’는 이 모든 장벽을 낮추기 위해 비약정, 저비용, 비사람(!), 노앱 노웹 구조로 설계된 서비스입니다. 핵심은, 틀려도 부담 없이 말할 수 있는 안전한 대화 상대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IMG_9303.PNG 실제 탈리에게 전화오는 화면




2. 시장 호응 가설을 확인한다

아이디어가 좋다고 해서 시장의 반응까지 좋은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이 서비스에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를 검증하기 위해 사전 인터뷰와 간이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실제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은 니즈가 도출되었습니다.


첫째, 내향적인 사용자들은 영어를 말하고 싶어도 실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람과의 통화는 부담스럽지만, AI라면 오히려 더 편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반응이 반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둘째, 기존 전화 영어에 있어서 미국식 또는 영국식 강사님을 원하지만 비용상의 부담으로 인해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는 점이 고객으로 하여금 문제로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셋째, 유학이나 어학연수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영어로 말할 기회가 거의 없는 사용자들이 많았습니다. 이들은 “잊어버리기 전에 유지하고 싶다”는 필요를 분명히 드러냈고, 매일 짧게라도 대화를 이어가는 구조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넷째, 직장인이나 취업준비생 등 바쁜 일정 속에서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영어를 연습하고 싶은 사용자들이 많았습니다. 예약 없이 전화를 받는 구조는 이들에게 매우 큰 매력 요소였습니다.


사용자들은 AI 전화영어에 대해 ‘사람보다 덜 부담스럽고’, ‘언제든 짧게라도 말할 수 있으며’, ‘개인화된 수준 조절이 가능하고’, ‘비용이 합리적일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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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시장 가설을 XYZ 형식으로 정리한다


XYZ 형식 예시: _X_인 사람 중 _Y_한 사람은 _Z_를 원할 것이다.
영어회화를 잘하고 싶지만 강사와의 전화는 부담스러운 직장인 중, 틀려도 되는 환경에서 가볍게 영어로 말하고 싶은 사람은, AI가 전화로 걸어와 10분간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원할 것이다.


4. 빠르게 검증 가능한 최소화된 XYZ 가설을 만든다

영어 말하기에 관심 있는 2030 직장인 및 취업준비생 중 사전예약 신청자는, AI와의 10분 무료 전화통화만으로도 만족감을 느끼고 재사용 의사를 보일 것이다.


5. 프리토타이핑 실험 아이디어를 만든다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첫째, 인스타그램 스레드 채널을 개설하여 영어 표현 카드뉴스를 매일 업로드했습니다. 콘텐츠를 통해 유입을 자연스럽게 유도하였고, CTA를 통해 사전 예약 신청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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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링크드인과 개인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지인 기반 잠재 고객을 모집하였으며, 사전 예약 신청서를 통해 AI 전화영어에 대한 기대와 선호를 수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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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스모어 설문 폼 + Zapier + 카카오 알림톡을 연동하여, 10분 무료 통화 신청부터 예약 확정, 변경 알림까지 자동화된 구조를 구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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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통화 후 만족도 조사 및 서면 피드백을 수집하였고, 이를 통해 MVP 단계에서 우선 구현해야 할 기능들을 도출했습니다.


6. 데이터까지의 거리/시간/비용 기준으로 우선순위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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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빠르고 적은 리소스로 유효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실험은 인스타그램 스레드 채널 운영이었습니다. 이 채널을 통해 약 4주간 1,900명 이상의 팔로워를 확보하였고, 다수의 사전 예약 신청 전환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다음으로는 링크드인과 블로그를 통한 타겟 유입이 효과적이었습니다. 특히 링크드인 포스트만으로도 약 50명의 잠재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고, 이 중 20명 이상에게 AI 전화영어에 기대하는 바를 심층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7. 첫 번째 실험을 실시한다

실제 실험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총 60명의 유효한 예약 신청자 중, 30명이 실제로 6회 분량의 AI 전화영어를 체험하였고, 이 중 10명이 전량(120분)을 완료하였습니다. 체험자 중 2명은 유료 전환이 가능하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습니다. 사용자 피드백 중 가장 많이 언급된 점은 "부담 없이 말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점이었습니다. 또한 사용자들이 요청한 기능으로는 서면 피드백, 예약 내역 확인, 일정 리마인드 기능 등이 있었으며, 이는 향후 MVP 기능 선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8. 나만의 데이터로 다음 단계를 결정한다

정량적으로는 체험자 중 약 6.7%가 유료 전환 의사를 보였으며, 이는 MVP 실험 기준으로는 유의미한 수치였습니다. 정성적 피드백에서는 "AI라서 편했다", "사람보다 실수해도 눈치 안 보여서 좋다"는 표현이 반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음 단계에서는 유료 전환을 가정한 실제 과금 모델 테스트, AI 대화 퀄리티 개선, 서면 피드백 UI 설계 등으로 실험을 확장하고자 합니다.

확신이 아니라, 검증이 먼저였습니다.



마치며: 창의성은 훈련될 수 있다


사실 저는 스스로를 창의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완전히 새롭고, 이전에 없던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건 저에게 늘 ‘다른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을 읽고, 그 안에 나와 있는 사고의 구조와 프레임들을 따라가 보니, 창의성도 결국 학습되고 훈련될 수 있는 과정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저에게 있어 처음으로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낸 경험이었습니다. 7주간 PM 역할을 수행하며 배운 가장 큰 교훈은, ‘궁금하다면 실제로 실험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기존의 저는 “되겠어?”, “안 될 거야” 같은 회의적인 마음속에서 늘 망설였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경험은 그런 저에게 하나의 전환점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설계하고, 실제 사용자 반응을 수치와 피드백으로 받아보는 과정은 스스로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감’이 아닌 ‘검증’으로 나아가는 길. 앞으로도 저는 이 구조를 따라 새로운 시도들을 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첫걸음을 이 책과 이 프로젝트를 통해 내디뎠다는 것이,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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