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하기 어렵다!
"너가 혼자 결정하고 결혼해"
웨딩플래너 계약을 부모님께 알리고 나서 내가 들은 말이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엄마에게 들은 말이다. 어디서부터 잘 못 된 것일까. 내 입장에서는 상견례도 진행했고, 상견례 후에 엄마와 저녁을 먹으면서 충분히 대화도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부정적인 말은 어디서 기인된 걸까.
엄마의 말을 듣자마자 한순간에 드라마 여주인공에 빙의했다. 갑자기 눈물이 나면서 이대로 헤어져야 하나, 파토가 나는 건가?'라는 생각이 엄습해 왔다. '분명 상견례 때 우리가 원하는 일자에 예식을 잡아도 된다고 하지 않았나? 잘 얘기 된거 아니였나? 이제 와서 왜 이러지? 뭐가 문제인거지? 내가 문제인건가? 어제 플래너 계약했는데 위약금 물어야 하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 머리속에 떠다녔다. 그렇게 한바탕 눈물을 쏟고 나니 그제서야 문제를 해결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당시 남자친구인 남편과 최대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 노력했다. 대화를 하면서 깨달았던 건, 엄마는 처음부터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을 준 적이 없었다. 그냥 내가 결혼을 하겠다고 하니 그래 그렇게 하라고 대답을 해줬을 뿐이다. 자연스럽게 그런 시간이 흘러서 상견례를 했을 뿐이고, 우리는 그걸 허락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었다.
참 신기하게도 이런 사실을 결혼이 엎어질 위기가 되서야 깨달았다. (알면서도 모르는척 하고 싶었던 걸수도 있지만) 세상에 어느 부모님이 그렇듯이, 딸이 결혼한다고 데려온 남자친구가 마음에 안들고 눈에 차지 않았던 게 아닐까? 나는 2년이나 만난 사람이지만, 부모님은 한두번 본게 전부인 사람이지 않은가. 이 사람이 어떤사람인지도 모르는데 덥썩 딸과 결혼할 사람, 사위로 인정하기 어렵지 않았을까. 딸이 이 사람과 살면서 행복할 수 있을지 잘 살 수 있을지 불안하고 걱정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
물론 내가 생각한 이유가 원인이 아니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러한 이유들로 결혼을 반대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근본적인 원인을 먼저 해결하기로 결심했다. '잘 살지 걱정이 된다면 그 걱정되는 점을 해소해 주면 되지 않을까?' 라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어떻게 부모님의 마음을 편하게 해 드릴수 있을지, 걱정을 덜고 결혼에 대한 허락을 받을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생각을 말하기에는, 도저히 부모님 앞에서 입이 떨어지지 않을거 같아서 글을 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