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보다 중요한 '노력하는 나'
최근 업무에 있어서 내가 그토록 바라던 인정을 받았다.
듣고 싶었던 칭찬을 들었고,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존재로서 하루하루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느낀다.
결정적으로 '아! 내가 인정을 받고 있구나' 느낀 순간이 있었는데
어느 리더님께 바라던 칭찬을 들을 때였다.
"보은님은 PM 역할하셔도 잘하실 것 같아요.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데이터 보는 디자이너가 어디 흔한가?"
보람찬 순간이었지만 마냥 웃음이 나진 않았다.
오히려 비장한 마음이 들었는데...
왜냐하면 그런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노력을,
내 역할을 시각화로 한정하지 않고
제품 개발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는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노력을,
아주 오래전부터 해왔기 때문이다.
인정을 열렬히 바라면서 미친 듯이 파고들 때는
그 누구도 나를 인정해 주지 않았는데
이제 그분의 인정을 바라지 않고 더 큰 목표를 바라보고 있으니
바라던 인정을 드디어 받게 되었다.
경험해 보니 노력하면 언젠가 인정을 받는다는 말은 맞는 듯하다.
그런데 막상 경험해 보니
'타인'의 인정보다 중요한 건
내가 하고 싶어서, 이뤄내고 싶은 목표가 있어서
고군분투하는 무수한 시간과
그 과정 속에서 점점 단단해져 가는 '나 자신'이 아닐까 한다.
노력해서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면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그것으로 되었다.
실제 변화가 타인의 알아차림보다 중요하다.
주위의 인정이라는 건 내가 제어할 수 없는 영역이다.
애초에 자기 주변에 인정에 인색한 사람밖에 없다면
그곳은 아무리 파도 물이 나오지 않는 황무지이다.
인정이 자신에게 중요한 에너지원이라면
그 땅을 더 팔 게 아니라 비옥한 땅으로 옮겨야 한다.
내 노력을 알아차릴 수조차 없는 사람 앞에서
나 좀 봐달라 난리 블루스를 추고 있는
나를 씁쓸하게 마주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내 노력과 주위의 인정은 함께 오지 않는다.
인정을 바라는 마음은 자연스럽겠지만,
주위의 인정이 없다고 낙담하지 말자.
그냥 내가 하고 싶다면
계속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