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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모션/브랜딩]월급 두 배 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요즘 마케팅 맛집, 엔터

by 레퍼 클리퍼

마케팅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보고 있으면 팬이 아닌 내 마음까지도 홀려버리는 요즘 엔터 마케팅. 브랜딩이란 이런 것인가 싶다.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또 그것을 확실하게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컨셉, 도구들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어떤 도구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보다 보면 굳어가는 내 머리를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기분이 든다. 그럼 이제, 내 기준 재밌었던 엔터 마케팅 사례를 줍줍 해보자! 앞으로 엔터 마케팅



1. 딘; 실종된 사람을 찾아요!


딘의 팬이라면 누구나 알법한 농담. '딘 실종된 거 아니에요?' 구글 딘 연관 검색어에도 '딘 앨범 안 내는 이유'가 뜰 정도로 딘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았는데요. 그런 딘이 약 5년 만에 침묵을 깨고 음악을 냈습니다. 그런데 그 소식을 알리는 방법이 독특해 기억에 남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부분이 눈길을 끌었는지 들여다볼까요?

스크린샷 2024-10-30 오후 5.55.20.png 구글링 '딘 앨범 안내는 이유'

(0) 프로모션 소개

딘은 자신의 컴백 소식을 알리기 위해 2-30대 유동 인구가 많은 성수동 일대에 자신의 실종 포스터를 붙였는데요. 사실 성수동을 가보면 각종 브랜드의 소식을 알리는 포스터가 벽에 빼~곡해서 웬만해선 눈에 잘 안 들어오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 포스터는 딘의 사진, 이름 그리고 MISSING이라는 글자가 눈에 확 들어오더라고요. 아무래도 딘에 대한 루머 아닌 루머(?)를 알고 있어 그랬던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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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1) 고구마팜 / (2) 본인 / (3) 본인

포스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딘의 사진, 전화번호, 인스타그램 아이디가 적혀있습니다. 그리고 당시 전화를 걸면 노래의 짧은 멜로디를 들을 수 있었고,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면 사람들이 팔로우할 수 있도록 일정 시간 공개했다가 비공개 계정으로 돌리고 해당 계정에서 팔로워들에게만 보여주는 콘텐츠가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 확인해 보니 번호와 계정 모두 살아있네요.)


그렇다면 왜 이 프로모션이 저의 눈길을 끌었는지 분석해 볼까요?


(1) 브랜드의 이야기를 활용해 공감을 이끌어내는 재밌는 프로모션

딘의 팬이라면 누구나 알법한 루머를 프로모션 콘셉트의 뼈대로 활용해 자연스럽게 팬의 관심을 유도했습니다. 사실 전화번호,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홍보 방식은 흔한데요, 그 흔한 방식에 자신만의 이야기를 적용시켜 흔하지 않은 프로모션을 만들었다 생각합니다. 게다가 아무런 공지도, 낌새도 없이 MZ 유동 인구가 많은 성수동에 포스터만 붙여놓았던 점도 궁금증을 더 증폭시키는 효과를 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팬들 사이의 루머를 활용해 프로모션을 만들었다는 점이 타 브랜드의 비슷한 프로모션과 다르게 보여 더욱 딘을 강조하는 효과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런 프로모션이라면 딘 답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걸 브랜드에 적용하면, 고객과 브랜드 사이에서 상호작용하면서 발생한 다양한 이야기를 놓치지 않고, 그것을 브랜드의 캠페인 기획에 활용하면 브랜드의 메시지와 색, 이미지를 더욱 강력하게 전달하는 효과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적절한 연결성

1차 관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자연 바이럴을 유도했습니다. 포스터를 통해 사람들이 쉽게 인증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화를 통해 신곡을 몇 초간 들을 수 있게 하고, 인스타 팔로워들에게만 컴백 연관 게시물을 볼 수 있게 만든 비공개계정까지 개설했습니다.


캠페인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다리를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팬들의 흥미를 증폭시키고, 희소성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브랜드들이 온/오프라인 연계 캠페인을 원하는데, 팬과 아티스트 간의 사소한 이야기가 온.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프로모션까지 만들었다는 점이 굉장히 재밌는 것 같습니다.



2. 에스파; 서사 만들기 장인

'쇠일러문'이라는 별명을 찰떡인 최고 걸그룹, 에스파. 최근 컴백으로 그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데요. 사실 제가 에스파에 치인 건 올해 초 정규 앨범 아마겟돈 마케팅에서였습니다. '신은 디테일에 있다'라는 말이 생각났던 에스파의 프로모션! A부터 Z까지 완벽한 서사를 보는 듯했던 그들의 마케팅을 들여다볼까요?


(1) 디테일에도 컨셉을 녹인 공홈

이 정규앨범에서는 '다중우주'를 컨셉으로 가짜 에스파와 AI사이에서 진짜 나에 대한 혼돈 표현했다던데, 공홈의 구석구석에 이 컨셉을 설명하는 것 같았습니다. 페이지의 상단에 각 스펠링을 누르면 각 앨범에 수록된 노래를 소개하는 페이지로 넘어가는데요, 이 페이지에는 재밌는 요소들이 있었습니다.

GN9dIvkaoAACxzq.jpg 출처: https://x.com/citkxne/status/1792253589261554047

① 진짜 에스파를 찾는 캡챠 테스트

앞서 말한 것과 같이 가짜 에스파와 ai 사이에의 혼돈을 표현한 캡챠 테스트인데요. 캡챠 테스트로 에스파를 찾으면 아마겟돈 뮤비가 재생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수단으로 컨셉을 멋지게 표현한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② 외계인 신고는 02-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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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careet.net/1388

특정 노래의 내용에 맞춰 인터랙션을 만든 부분도 있었는데요. 외계인을 보면 신고하라는 팝업을 클릭하면, 해당 외계인의 외형을 묘사하는 보기 3개 중 하나를 클릭할 수 있는데요. 그중 민트 초코를 클릭하면 해당 음악의 뮤직비디오로 화면이 넘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뮤비를 시청하게 만들어 줍니다. 이런 부분은 사용자와의 인터랙션이 가능한 홈페이지의 특성을 잘 이용해 만든 홍보 방법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③ 보물 같은 미공개 포토 줍줍

팬이라면 환장할 수밖에 없는 미공개 포토! 공홈에서 볼 수 있었는데요. 페이지에 팝콘 같은 오브제를 누르면 에스파의 미공개 포토를 볼 수 있었습니다. 엔터 명가답게 팬들이 환장하는 부분을 아주 잘 아는 것 같아요. 콘텐츠가 아주 꽉꽉 들어찬 멋진 공홈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핀터레스트의 무드보드로 이미지를 직관적으로 전달

스크린샷 2024-10-30 오후 10.27.35.png 출처: 에스파 핀터레스트

에스파는 이전부터 각 앨범의 미공개 사진들을 모아뒀는데요. Z세대들이 애용하는 핀터레스트를 통해 팬들과의 터치 포인트를 생성하기 위한 부분이란 생각이 듭니다. 각 앨범의 미공개 포토뿐만 아니라 컨셉의 톤을 보을 보여줄 수 있는 사진들도 있어 각 앨범의 컨셉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효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3) 내 지갑도 열릴뻔한 구매욕 뿜뿜한 굿즈

① 3차 예판까지 만든 C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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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하면 굿즈라고 생각은 했지만, 아마겟돈 굿즈는 너무 유혹적이었습니다. 특히 CDP..! 단 한 번도 써본 적 없고, CD에도 관심 없었는데,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갖고 싶었는데요. 사실 돈만 있었으면 샀을 겁니다. 디자인이 이번 컨셉이랑 찰떡인 데다 예쁘기까지...


② 찾아가서라도 갖고 싶은 찌라시

스크린샷 2024-10-30 오후 9.48.27.png 출처: 에스파 x(구:트위터)

보통 찌라시는 받으면 버리는데, 이건 소중히 보관하게 만드는 찌라시였는데요. Z세대 사이에서 유행했던 찌라시 밈을 에스파의 다중우주 컨셉에 적용해 레트로 디자인으로 만들었습니다. 성수일대에 실제로 찌라시를 뿌렸다고 하는데요. 팬들은 이 찌라시를 받기 위해 배포된 곳에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더라고요. 팬들이 찌라시를 찾으러 다니면서 이것을 일종의 보물 찾기로 여기게 만들고, 그 과정에서 재미를 느낀 팬이 이것을 SNS에 인증하는 자연 바이럴을 노린 것이 아닐까 란 생각이 드네요. 왠지 저도 하나 받았으면 인스타에 인증했을 것 같아요.



3. 키: 과몰입 부르는 직장인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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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자체가 최대 홍보 수단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굿즈가 장난 아닌 키의 앨범. 하지만 작년에 나왔던 앨범 홍보는 굿즈를 넘어선 디테일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직장인 컨셉으로 출시된 앨범인 Good&Great은 발매 당시 굿즈를 넘어선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1) 노션 쓰는 요즘 MZ 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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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키는 Z세대 라면 친근한 도구, 노션을 활용했는데요. 노션으로 회사 업무 일정을 정리하는 것처럼 키는 자신의 컴백 티저 일정을 정리했습니다.


각 콘텐츠를 누르면 직장인 키에 과몰입하게 만드는 사진과 키의 짧은 댓글을 볼 수 있습니다. 서서히 키의 컨셉에 물드는 기분.. 그리고 각 요일 별 티저를 해당 날짜에 업로드했는데요. 각 티저엔 직장에서 하품하거나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보통의 직장인 모습을 보여줘 컨셉에 한층 더 몰입도를 높여준다 느꼈습니다. 브랜딩에도 이런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다면 한 층 더 탄탄한 브랜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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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키 Good & Great 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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