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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진 Sep 15. 2022

국민 품으로 돌아온 청와대 관람


추석 연휴가 끝나고 청와대 관람을 나섰다.

일행 세 분 언니들과 경복궁역 4번 출구에서 만났다. 후기에서 보면 4번 출구에 셔틀버스가 있다더니, 경복궁 동편 주차장으로 이동해서 거기까지 가느니 그냥 걷기로 했다.

4번 출구에 서야지, 동편 주차장이 어딘지도 모른다. 안내양들은  주차장까지 가나 걸어가나 마찬가지란다. 그럴바엔 뭣때문에 세금들여 셔틀버스를 운행하는지 의아하다. 아마 장애인을 위한 처사인 것 같다. 우리는 10.30~12:00까진데, 10시 10분 전에 만났으니 느긋하다.  

게이트에서 예약한 바코드를 찍고 들어서니 바로 영빈관이 보인다. 웨이팅한 줄이 길어서 포기한 분들도 있던데, 생각보다 한산하다. 일기예보는 비가 온다고 했지만, 바람이 살랑거리고 쾌청하다.


영빈관은 손님을 맞이한다는 뜻으로 국빈 방문 시 민속 공연과 만찬 또는 공식 행사장으로 쓴다. 100명 정도 대규모 연회를 위한 장소라고 한다.

들어가는 왼편 화단에 무궁화가 대여섯 그루 피어 있다. 무궁화를 오랜만에 보기도 했지만, 문득 뭉클하여 없던 애국심이 솟아난다.



영빈관 내부로 들어서는 길도 복잡하지 않아 쾌적하다. 입구에서 영빈관 설명을 읽었다.



접견실 내부를 들여다본다.

내부 장식은 금으로 되어있다.

이층은 개방되지 않았다.

영빈관을 나와서 본관 올라가는 길 조경이 아주 멋지게 조성되어 있다.


본관 올라가는 길옆에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다소 감잎이 말라서 보기 딱했다. 수분이 부족한 것 같다. 관리가 조금 부족하단 생각에 아쉬웠다.

본관에 도착했다.


북악산의 정남향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청와대 중심 건물이다. 대통령 집무와 외빈 접견 등을 위한 공간으로 1991년 전통 궁궐 양식을 바탕으로 신축했다고 한다.

대통령 집무실은 동쪽 벽면은 황금색 십장생 문양으로 장식했고, 창문은 나무 창틀로 한지로 마감하여 한국적 분위기 연출하였다.



옆으로 가면 무궁화실이 나온다. 영부인이 사용하던 집무실과 외빈 접견실이다. 지금 용산에 대통령실 옆에는 영부인 집무실이 없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국내에선 정쟁에 휘말려 여 야가 쌈박질하더라도 대외적인 국격은 갖춰야 한다는 생각이다. 국경을 넘으면 우리는 하나여야 한다.



본관에서 나오니 올라오는 길 양쪽으로 일렬로 늘어선 정원수가 일품이었다. 같은 모양의 멋진 나무가 수십 그루 줄을 이어 서 있어 아름다웠다.



다음은 대통령과 그 가족의 거주 공간인 관저로 이동했다. 생활 공간인 본채와 접견 행사 공간인 별채, 그리고 우리나라 전통 양식의 뜰과 사랑채 등으로 구성되었다.


만찬장 앞에서 보니 이렇게 낡을 때까지 보수하지 않고 방치한 것은 국격에 맞지 않다는 생각이다. 인수인계가 임박하니, 후대에 미루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일국의 대통령 관저를 이렇게 방치했다는 점이 이해가 안 된다.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으라고 누가 말했던가. 수많은 관람객이 보는데, 무엇을 느끼고 갈지 안타깝다.

관저 지붕에서 내려받는 물받이가 특이했다. 참 재미있는 예술품이다. 건축도 예술이지 않은가. 돌아나오며 관저의 조경 나무가 이채로워서 찍었다.

상춘재로 향한다. 국내외 귀빈에게 우리나라의 전통 양식을 소개하거나 의전 행사, 비공식회의 등을 진행하던 장소다.

겉에서만 보고 녹지원으로 향했다.

청와대 경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다. 120여 종의 나무와 역대 대통령들의 기념식수가 있으며, 어린이날 행사 등이 펼쳐진 공간이다. 소나무가 어마어마하게 크다.

녹지원을 거쳐 게이트 쪽으로 나오다 보니 사진에서 보던 어린이 쉼터가 있다.

우리는 게이트로 나가지 않고 북악산으로 올라갔다. 백악정까지만 오르다가 효자동으로 빠져나올 심산이다. 백악정 바로 앞의 코스모스가 장관이다. 백악정은 상상보다 허무했지만, 코스모스가 대리 만족으로 충분하다. 백악정 앞에 근무하시는 분이 솔선해서 사진도 찍어 주시고, 백악정까지 올라오셔서 사진 찍어주시는 친절에 감사하고 흐뭇하다. 아직은 살만한 세상! 순천 자는 흥하리니~~


우리는 내려오다 무궁화동산 벤치에서 한참 쉬었다. 김상헌 님의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 보자 한강 수야 / 고국산천을 떠나고자 하랴마는/ 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동말동 하여라'

 시비를 읽으며, 역사의 소용돌이를 느낀다. 병자호란 때 청나라에 대항해 끝까지 싸울 것을 주장하던 작가가 전란 후에 소현세자와 봉림대군과 함께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가게 되었을 때 고국을 떠나면서 비분강개한 심정을 노래한 시조다. 특별히 김상헌 님의 시비가 세워진 건 , 일대 땅이 김씨들 땅이었기 때문에 궁정동 안가를 지을 때 후손이 기부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그시절 안동김씨의 헤게모니가 절대적이었으니 ~~~.


 


또한, 이 무궁화 동산이 그 유명한 궁정동 안가 터였으니, 무궁화가 이 삼백 평도 넘게 만개하여 색깔별로 손을 흔드니 만감이 교차한다. 우리나라 경제를 일으켜 세우고도 비운에 가신 박정희 대통령의 명복을 빈다.


                                                                                                                                                        




청와대 사랑채를 돌아보며 기념품 가게도 둘러보고 역사의 페이지를 훑어 보고 나왔다.



경복궁 옆 먹자골목에 그자리서 면을 뽑아서 해 주는 메밀 냉면집을 발견해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회냉면은 북어가 질이 좋아서 아주 부드러웠고 면도 부드러웠다.

맛집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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