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윤당 아트홀 1관 연극 '더 가이즈'를 보고
연극 '더 가이즈(The guys)'를 보고
후끈하고 아찔하다. 모험적이고 도전적이다. 깨지고 넘어진다. 폭소 뒤에 슬픔과 눈물도 엿보인다. 특히 여성 관객 호응도가 크고 관객과 소통이 신선하다.
잘 나가던 나이트클럽 DJ 팀 ‘4 some'이 새로운 시대의 대세들에 밀려 지방나이트클럽을 전전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없이 도전한다는 내용이다.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원치 않는 19금 공연을 준비해 무대에 오르기도 하며, 밤새 여러 나이트클럽을 숨 가쁘게 돌며 타임별 행사를 뛴다.
한때 배우를 꿈꿨던 포썸의 리더 레옹. 아내와 이혼하고 딸을 위해 밤낮으로 일하는 윤발. 배우의 꿈을 꾸며 당뇨병을 앓고 있는 주니, 가수가 되고 싶은 바람기 가득한 슨기. 걸 그룹을 준비하다 실패 후 나이트클럽 DJ로 생활 중인 레옹의 옛 애인 마털다.
각각 개성이 넘치고 화려했다. 특히 윤발이의 능청스럽고 재치 넘치는 연기 때문에 폭소가 끊이지 않는다. 보는 내내 즐거웠으나, 코미디로 인해 스토리가 묻히는 경향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관객 참여형 퍼포먼스 연극이라 여성이 좋아할 내용으로 이벤트가 꾸려졌다. 핸섬 보이 4명과 괄괄한 여성 DJ 마털다의 춤은 비교적 보수적인 필자도 일어나서 춤을 추게 만드는 마력을 지녔다. 한 손을 위로 올려서 돌리며 추는 빅뱅의 뱅뱅뱅, 두 손을 포개고 흔드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고개를 뒤로 젖히고 고음을 뽑아내는 소찬휘의 Tears 등등. 이 시간만은 누구에게도 구애받지 않는 시간이다. 음악은 상처 난 마음을 치료해 주는 약이라고 했던가. 즐기는 관객 모두가 한 마음이다. 고음의 합창은 누구 가슴에나 이미 후시딘이 된다.
세상이 양성평등에서 바야흐로 여존남비로 바뀌었다. 경제권을 여성에게 주면서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 70년대~80년대만 해도 워커힐 가야금 식당에 가면 여자들이 알몸을 드러내고 봉에 매달려 흐느적거렸는데, 이젠 남자 녀석들이 알통을 자랑하고 식스 팩을 자랑하다 못해 결국은 뒤로 돌아 엉덩이를 보여준다. 모두 여성 고객을 위한 퍼포먼스다. "소리 질러!" 하면 여자 소리만 들린다. 검은 우산을 들고 남성 성기를 연출하는 연기는 씁쓸하다 못해 처량하게 보인다.
강단 있는 마털다가 나와서 노래를 하고는 옛 애인이 생각난다며 “잘 먹고 잘살아라. O새끼야!” 하더니, 여러분도 그런 분들은 자기가 선창 할 테니 따라 하란다. 마털다가 “잘 먹고 잘살아라. O새끼야!” 관객이 “잘 먹고 잘살아라. O새끼야!”를 삼창이나 해 댄다. 아니 남성 관객은 하늘로 솟으란 뜻인가.
태국의 알카쟈 쇼는 트랜스젠더들이 여장을 하고 남성을 유혹한다. 지금의 대세로 보면 여장보다 남성 그 자체로 돈벌이가 더 잘 될 것 같다. 목소리는 바꾸지 못하여 허스키한 소리로 원 달러를 외치며 사진 찍자고 하던 그 시절이 이제 역사로 남을지니.
이즈음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호스트바의 남자와 허접한 일들도 여성우위의 세태와 무관하지 않다. 젊은 남성들이 나이 불문하고 돈 있는 여자를 차지하려고 이 소동이 벌어지지 않았는가. 젊은이들이 힘들게 노동하지 않고 편하게 돈 벌려고만 하니 이런 일들이 생긴다.
포썸의 재기 역시 새로운 노력을 해서라기보다 우연히 필리핀 나이트에 간다는 기회를 잡아서 성공하는 식으로 급박하게 끝내는 억지스러움이 느껴졌다.
탁 이거다 할 플롯이 없는 어수선한 전개가 아쉽다.
요즘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들끓는다. “맵 오브 더 소울 : 페르소나(MAP OF THE SOUL : PERSONA)는 빌보드 차트 1위 첫 진입 후 3주 연속 톱을 기록했다. ‘차세대 리더’란 타이틀로 유엔 총회 연설을 하고 타임스지 표지까지 실렸다. 그들은 가사를 전달하려는 목표가 있다. 시사성이 있고 건전한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더 가이즈’도 노래하는 공연이 많아서 시간의 제약을 받겠지만, 꿈을 위한 네 남자의 노력하는 스토리가 담겼으면 더 좋을 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