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야, 어제 전화하면서 왜 그렇게 웃었는지 기분이 나빴으면 미안해.
회사에서 형부라는 남자와 경리 사원의 행위를 직접 목격한 충격과 공포는
내가 상상하는 것 이상일 거야.
언니처럼 생생한 경험은 아니었지만
나도 비슷한 일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이제 점점 무디어졌다고 할까,
일부러 잊으려고 하는지도 몰라.
남자들은 호강에 겨워도,
스트레스를 벗어나려고 해도
눈과 마음이 다른 곳을 향하는 가봐.
그러고도 잔소리하는 여자 탓이니,
가꾸지 않는 아내 탓이지 하겠지?
이제 언니도 마음 편히 가지고 그 남자에 거는 기대는 버리는 것이 좋을 거야.
언니도 경제적으로 그 남자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적이 있어서 그도 언니에게
아무런 죄책감도 미안함도 없을 거야.
언니가 그 여자에게 화풀이라도 해서
마음이 풀어진다면 그렇게 해.
그 여자에게 직접 하지 말고
그 남편에게 말하면 더 좋겠네.
그렇다고 크게 달라질 건 아니지만
그 여자도 쾌락에 수반하는 고통을 겪어야 하겠지.
나는 전에 그 여자 집 전화번호를 알고 있었는데도 그 남편에게 말하지 못한 게 후회가 돼.
결국 천성이 악랄한 사람은 못 되나 봐.
그 대신 그 여자에게 메일을 보내기도 하고 인터넷에 그 여자와 장에 대한 글을 올리기도 했어.
어느 정도 분은 풀리는데 난 아주
교양머리 없는 여자가 된 거지.
지금은 그 여자가 이민을 갔다는데 정말 갔을까?
그 후 다른 여자도 있었는데
첩이라도 좋다면 잘해 보라고 했어.
요새는 부부가 아니라 같이 사는 친구로 지내자고 하는데 애아빠로서 2, 3시에 들어오면
뭐라고 하긴 해. 별로 효과는 없어.
캐물으면 짜증 내니까 입 다물고 있는 게 상책이지.
헤어지지 않으려면 그냥 액세서리로 생각하려고. 없으면 남에게 내세울 게 없어 아쉬운 남편, 아빠라는 상징적 자리.
언니는 석 달에 한번 꼴로 관계를 한다고?
그래도 하네!
섹스리스 부부도 많은데......
나는 내 심신 건강을 위해서
내가 하고 싶을 때 덤비지.
그럼 장도 못 이기는 체하고 행동을 개시하지.
서로의 이성 친구를 암암리에 인정하고 있어.
장은 활력소라고 하더라.
내 사랑, 내 부인은 아주 흔한 말이야.
한 상대가 오래가는 것도 아니고 또 바뀔 테지만.
형부 나이면 황혼기를 앞두고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싶은 나이지.
받아들이기 쉽지 않겠지만 사랑하지도 않는데 내버려 두고 집착하지 말자.
최근 일이라 시간은 걸리겠지만
타의에 의한 포기와 체념이 아니라
스스로 인정하자는 것이지.
우리의 정신 건강을 위하여!
시애틀 작은 언니도 요즘 죽을 맛인데
너무 외로워서 다시 같이 살 기대도 하고 있나 봐.
막상 같이 살면 괴로울 거라고 하면서도,
미국까지 가서 그럴 필요가 있을까?
세 자매의 세 남자가 어쩌면 그렇게 닮았을까? 웃음이 나네.
다들 남편 역할도 안 하면서
남자 구실을 하려고 하니 한심하기도 하고.
장이 제일 한심하지.
돈벌이 다 관두고 홈트레이더라며
주식 투자에 하루를 다 보내고 있으니.
생활비도 안 주는데 오히려 손 벌리지 않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겨야 하나.
모르는 게 약이라고, 남자들이 밖에서 뭔 짓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행복한 것인지도 몰라.
세 자매의 세 남자, 같잖지만 그들도 남자인 것을 인정해야지 별 수가 없네.
그들과 별개로 우리는 오래 마음 아파하지 말고 건강하고 즐겁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야.
미워하는 마음을 만들지 말자, 보면 괴로우니까.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지 말자, 못 보면 괴로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