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잡이는 공지를 할 때 길벗들과의 연락을 위해
연락처를 공개하게 되어 있다.
이제 전화번호 정도야 세계만방에 공개되어
더 이상 비밀이 아니지만 처음에는 이렇게 공개해도 되나 하고 걱정을 했다.
길벗들은 20회를 나오면 우수회원으로 등업 신청을 하는데 본명도 필수로 공개해야 한다.
본명을 밝히기 싫어 별 혜택도 없는 우수회원이 되기를 꺼리는 사람도 많다.
길잡이는 만천하에 본명도 공개하고 전화번호를 밝힌다.
심지어 나올 때마다 내는 카페 기부금 1,000원을 직접 모으기 싫어 자율적으로 계좌번호까지 공개하는 경우도 있다.
자율적이기는 하지만 사진이 공개되기도 한다.
내 길에 나오는 사람은 단체 사진은 의무요, 개인 사진은 원하는 사람만 찍게 한다.
카페 후기에 게시하는 사진이라 단체 사진은 찍어야 한다는 말에 다시는 안 나오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길잡이라 공공연하게 사진을 공개한다.
괜히 장미꽃 사진이나 반려견 사진을 올리면 안 된다.
길벗들에게 길잡이의 최소한 인상착의 정도는 알려줘야겠다는 취지인데 길잡이방에 올려진 사진을 보고 오는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길잡이처럼 중무장한 엉뚱한 사람에게 가서
‘아니마님?’하는 경우도 있다.
며칠 전에 내 전화번호를 입수하고 카톡으로 연락한 이방인이 있었다.
‘Hi’ 하면서
‘친구로 등록되지 않은 사용자입니다. 금전 요구 등으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해 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나타났다.
이름은 한글로 ‘XX 인두와라’ 라고 쓰여 있는데
프로필 사진은 모두 5장에 ‘씨~익’ 이를 드러내고 있는, 동남아 아니면 중동 사람인 듯 까무잡잡하다.
배경은 우리나라 같다.
‘인두와라’를 ‘일루 와라’로 읽고 화들짝 놀라
차단을 해버렸다.
웃는 모습이 나쁜 사람 같지는 않다.
사실 그렇게 보고 속은 사람이 한두 명인가?
로맨스스캠의 시작이면 선한 모습 가지고는 안 된다. 정신이 번쩍 날만큼 잘 생겨야지.
이 에피소드를 들은 한 길벗이 말한다.
아니마님이 올려놓은 사진이
매력적이니까 그렇지.
그럼 잘난 사진 올리지 못난 사진 올리나?
이제 글로벌하게 연락이 오네. 하하.
그나저나
우리 걷기 카페에 외국사람도 가입이 되나,
우리나라에 귀화했나.
한국 친구에게 잘못 보냈나,
돈 많아 보여 헛다리 짚었나......
차단하고도 별게 다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