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과 결혼 그리고 이혼(2)
엄마가 나를 낳았다.
나는 세상 밖으로 나왔다.
사네, 못 사네, 낳는다, 못 낳는다, 난리를 피우더니.
내가 상상한 엄마 그대로다.
나를 닮았다.
겨울에 태어나서 그런지 백설공주처럼
피부가 하얗고 눈이 동그란 아기다.
백화점에 데리고 가면 사람들이
한 번 안아보자고 청하기도 하고,
엄마 등에 업혀서 거리를 지날 때면
천사 같은 아기라고 들여다보고 가기도 했다.
이런 나를 두고 엄마와 아빠라는 사람은
서로 못 살겠다고 싸우는 게 일이다.
사실을 말하자면 엄마는 벗어나려 하고
남자는 절대 못 놓겠다는 형국이다.
엄마는 내가 돌이 되기 전에 할아버지와
할머니만 있는 집으로 데리고 갔다.
그전에 있었던 일을 말해야겠다.
엄마는 나를 안고 현관으로 나가고 있었다.
갑자기 남자가 급히 나오더니
엄마를 향해 주먹을 날리는 것이다.
엄마는 휘청대다가 나를 놓칠까 봐
그냥 주저앉았다.
왜 때렸는지 모른다.
그냥 안 살겠다고 나가는 것이
못마땅했으리라고 짐작할 뿐이다.
이것으로 엄마는 남자와 살지 않겠다는
여러 이유를 말할 필요가 없어졌다.
한 번의 폭력으로 다시는 저 남자를
안 보겠다는 의미가 더 분명해졌다.
엄마는 내게 한 남자에 대해 말해 준 적이 있다.
이모할머니의 친구 아들이라며 소개를 해서 나갔는데 이 사람이 어쩔 줄 몰라하며
말을 하지 않는 거야. 10분 정도 참다가
집에 가야겠다고 나왔거든.
소개팅이며 맞선을 수십 번 봤어도
그런 사람 처음이라니까.
결혼이고 뭐고 독립이나 해야겠다고 잊고 있었는데 그 남자가 6개월 만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 거야.
이모할머니의 두 번째 재촉에 에라 모르겠다
하고 나갔는데 마지막 기회라 생각했는지
온갖 정성을 다 쏟는 거야.
벤츠로 공주처럼 모시고 다니면서
마련해 둔 아파트까지 보여 주더라니까.
엄마가 아파트와 벤츠에 혹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남자가 내 생물학적 아버지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