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주리가 사는 법

만남과 결혼 그리고 이혼(28)

by Anima

# 거짓말


봉 주리는 아버지의 서늘한 눈빛에 긴장감을 느끼며 이 순간을 어떻게 넘길 것인가 만 가지로 고민했다.


아, 다녀왔습니다. 윤아 보시느라 힘드셨지요?


그래, 다녀왔냐. 근데 요즘 점점 더 늦어진다. 5시에 학교에서 나오면 30분이면 올 텐데 지금 8시가 되어 가네.


죄송해요. 엄마한테는 말씀드리고 갔는데, 채점할 게 있어서 좀 늦었어요.


S와 만나면서 거짓말도 많이 늘었다. 앞으로 더 큰 거짓말을 해야 할 텐데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거짓말 잘 못하고 얼굴에 다 나타나는 봉 주리가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많다. 전에 P강사를 만날 때는 주말에 한 번 볼까 말까 했는데 S와는 거의 매일 만나다시피 하니까 부모님 눈에 띄어서 언젠가는 무사하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엄마, 다녀왔어요.


그래, 피곤하겠다. 밥은 먹었겠지? 어서 씻고 쉬어라. 윤아는 아버지가 약수터에 데리고 갔더니 피곤한 지 저녁 먹고 졸고 있기에 일찍 재웠다.


아버지, 엄마께는 늘 죄송하고 고마워요. 결혼한 지 1년도 안 가서 이혼한 것도 모자라 윤아까지 봐달라고 맡기니 늘 죄송한 마음이에요.


그런 건 신경 쓰지 말아라. 오죽하면 헤어졌겠나. 그리고 둘이 어디 가서 살겠니? 우리가 살아 있는 한 같이 살아야지. 너도 아직 젊으니 좋은 사람 만나서 새 출발할 수도 있는 것이고. 그때까지 아무 걱정 말고 그냥 살자. 우리 집도 귀엽게 구는 윤아가 있으니 사람 사는 것 같고 좋다.


봉 주리는 이때가 기회라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제가 누구를 만나는 걸 어떻게 생각하세요? 면목 없는 말씀이지만 가끔 저나 윤아에게 울타리가 돼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전에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나. 윤아도 같이 놀이동산에 갔었다고 하던데, 그 사람 아직도 만나고 있는 거니? 밤에 전화도 자주 하는 것 같더라만......


봉 주리는 P 노선에서 S 노선으로 환승했다고 말하지 못한다. 두 번째 거짓말을 해야 할 때다.


네, 그 사람인데 아직 확신을 못 가지겠어요. 만난 지 몇 개월 안 돼서 계속 만나면서 서로 알아가는 중이에요. 윤아도 있고, 생각해야 할 게 많아요.


잘 알아서 하겠지만 한 번 실패한 경험을 살려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 여자가 혼자됐다고 하면 어떻게 아는지, 아는 놈 모르는 놈, 떠보려고 접근하는 놈들 많다. 네게 무조건 잘해 준다고 좋은 사람도 아니니 이제 너와 격이 맞는 사람인지 조건도 무시하지 말고 처음부터 잘 살피고 만나야 한다. 특히 결혼까지 생각한다면 더 신중해야 하고.


아버지의 조언을 듣고 난 봉 주리는 더욱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 이미 S를 만나고 있지 않은가?

딸 가진 30대 이혼녀가 20대의 새파란 젊은 남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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