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가정파괴범

by Anima

사랑이라며 봉 주리의 손을 자기 가슴에 품던 자성은 이제 다른 여자에게 내 사랑이라고 말한다.


To : 상희

교회에는 다녀왔니? 아니면 오후에 가니? 어제는 너와 무척 오래 통화했지. 또 하나의 기록! 조금은 걱정됐어. 못 자는 건 가 하고. 그렇지만 끊기는 싫었어. 어제 밖에서 전화하느라 헌혈한 곳이 다섯 군데, 뭐 무난하네. ㅎㅎ오늘도 넌 거기에 있고 난 여기에 있겠지. 물론 맘은 같이 있지만...... 그런데 이제 맘만은 싫다. 나 외롭다, 아주 많이......

일요일이라 언제 메일을 볼까? 오늘도 아주 많이 널 생각하며 보낼 거다. 안녕! 너한테 다 버린 내가 썼다. 사랑해, 사랑해 , 사랑해, 내 사랑...... 상희야!


장 자성은 매일 밖에서 그 여자에게 전화를 하느라고 모기에 뜯기며 오랜 시간을 통화하다 늦게 들어온 것이다. 하찮은 미물에게 헌혈을 마다하지 않는 지극정성 내 사랑! 이제 마음만으로 안 된다니 곧 만날 모양이다. 봉 주리가 본 것은 벌써 몇 달 전의 메일이니까 이미 만나고 있을 것이다.

To : 상희

한강바람을 맞으며 너무 허전했어. 네가 없어서..... 오늘 경치 좋은 데서 한 잔 하면서 온통 네 생각뿐이었어. 왜 이제야 왔니? 나에게. 이제라도 알았으니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 널 평생 모르고 살았으면 얼마나 슬퍼질까? 너를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거든. 우리 앞으로 즐거운 얘기만 하자. 우리가 뭐 슬픈 사이도 아니잖아. 운명을 이제야 만났을 뿐. 난 현실을 건너뛸 거야. 내가 만들 거야. 운명은 자신이 만드는 거라고 누가 말했지? 내 사랑 상희!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마. 다음에 만나면 재미있는 얘기 많이 해줄게. 사랑스러운 상희야! 빨리 보기를 바라. 안녕...... 죽을 때까지 널 사랑할 내가 썼다.


To : 상희

지금 막 네가 보낸 메일을 봤다. 어제는 친구를 만나 술 한 잔 하면서 네 얘기를 했어. 처음에는 이해를 못 했지만 내 말을 듣고 더는 반대 안 하더라. 사람일은 알 수 없다면서...... 그래서 나도 너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야. 너를 놓치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 그런 일은 없을 거야.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 지금 우리에게는 현실적인 장벽이 있지. 하지만 우리가 노력하면 절대 문제 되지 않아. 나는 자신 있는데, 너는? 너만 잘하면 돼. 9시에 전화할게. 파이팅이다!


장 자성은 현실적인 장벽인 봉 주리와 아들 주성을 부숴버리고 그 여자에게 달려갈 기세다. 둘이 노력하면 문제 될 거 없다고 확신에 차있다.


To : 자성

널 사랑하면 나한테 있는 모든 거 다 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화가 나네. 어제 안 만날까 말해볼까 했는데 못 했어. 내 마음이 너무 네게 가있어서. 비가 오면 네 생각 많이 날 것 같아. 너랑 같이 부침개 해 먹으면 그 이상 행복이 없겠지. 아예 생각도 말아야지. 전에 백화점 가서 장 볼 때 마치 부부 같았지. 널 사랑해. 안 보면 슬플 정도로. 네 품에 안겨 잠들었다가 네가 자는 동안 아침을 준비하고 싶을 만큼 널 사랑해. 언제나 생각나는 사람, 사실은 남편이 날 만질 때도.... 기분 나쁜 건 아니지? 내일 아침에 전화해 줄래. 네 전화로 시작하면 일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그 여자 역시 가정을 가진 아내였다. 아내 있는 남자를 사랑하지만 장벽 앞에 두려움을 느끼고 주저하는 남편 있는 여자, 자기만 믿고 따라오라는 아내 있는 남자. 사랑하지만 둘 사이의 현실적 장벽 앞에 괴로워하는 심정이 곳곳에 절절이 드러났다. 봉 주리는 둘 사이에 오고 간 메일을 한 장도 빠뜨리지 않고 출력하며 중얼거렸다.

놀고 있네. 그래봤자 너희 둘은 불륜이야. 가정파괴범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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