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_ 대륭산업

by 빈자루

우씨.

몸이.

끼어서.

나갈 수가 없다.

"디스 스탑 이즈 역삼, 역삼. 더 도어스 아 온 유어 라이트."

안돼. 나가야 하는데. 큰일이다.

"치앤팡다오짠쓰 이싼짠, 이싼짠."

"비켜주세요. 비켜주세요. 제발 좀 비켜주세요."

"츠기 와 에키사무, 에키사무 에키데스."

포기해야 하나?






무릎을 꿇었다.

"어맛. 이게 머야?"

앞의 여자가 비명을 질렀다.

_지룡탐해(地龍探海)

나는 바닥에 손을 짚고 사람들 사이를 기었다.

흥.

고작 이런 일로야 포기해서는 안되지. 나는 구겨진 옷깃을 털었다.


*

대륭산업은 1950년대 굶주림을 극복하고 싶던 한 노인에 의해 설립되었다. 백설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설탕은 배고픔에 지친 국민들에게 하늘에서 내려온 축복이었다. 백설을 통해 부를 축적한 회사는 싼 가격으로 박가분과 호랑이 연고를 공급. 방물장수들을 장악한다. 무림에 핏줄처럼 퍼져있는 방물장수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소비자들의 취향을 공략. 이어 "그래 이 맛이야", 로 어머니들의 입맛을,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로 아이들의 무의식을 지배한다. 한 가정의 어머니와 아이들을 장악한 대륭은 사업을 확장,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로 이성적 판단을 마비. "여자는 프로다. 프로는 아름답다" 로 아마추어리즘과 미적 기준을 훼손시킨다.

드디어 대망.

"여러분 부자되세요."

무의식과 이성, 아마추어 정신과 미적기준이 물러난 자리를 물질 만능주의가 채운다. 그렇게 대륭은 무림 전 산업을 지배하며 최고 기업이 되었다. 이제 대륭은 출판업과 교육업에 진출. 미라클 모닝과 비비드 드림을 남발하며 개인의 자가 위로 능력마저 상실시킨다. 나는 대륭에 다닌다. 나는 대륭의 사원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마천루의 끝으로 나는 걸어들어간다. 현판에 창립주의 초상화가 온화한 미소를 띠며 걸려 있다. 나는 노인의 입에 걸린 미소를 본다. 노인이 웃고 있다. 그를 보는 나의 입이 뒤틀린다.

양복입은 남자가 걸어온다.

그의 귀에는 인이어가 걸려있다.

선글라스와 헤어스타일이 단정하다.

그가 나를 부른다.

내가 그를 본다.

그가 나에게 말을 건다.






https://youtu.be/DXUyM9punwE


<오늘은 조금 짧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새 조금 졸립네요. 에너지를 너무 쓰고 있나봐요. 다들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당~~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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