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마천루의 끝으로 나는 걸어들어간다. 현판에 창립주의 초상화가 온화한 미소를 띠며 걸려 있다. 나는 노인의 입에 걸린 미소를 본다. 노인이 웃고 있다. 그를 보는 나의 입이 뒤틀린다.
양복입은 남자가 걸어온다.
그의 귀에는 인이어가 걸려있다.
선글라스와 헤어스타일이 단정하다.
그가 나를 부른다.
내가 그를 본다.
그가 나에게 말을 건다.
"곰방와 에키사무 데쓰."
아침 햇살이 쏟아지는 로비에서 남자가 저녁 인사를 건냈다.
"뭐?"
내가 그를 째렸다.
"아. 이런. 말 실수입니다. 회장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올라가시죠."
그렇지. 이제 대륭이 나를 알아보는건가. 나는 남자의 뒤를 따랐다. 빳빳하게 다려진 남자의 검은 재킷이 제비처럼 아래로 흘러있었다.
'저건 흑도(黑刀)?'
남자의 뒷주머니에 걸친 가죽 손잡이가 언뜻 눈에 들어왔다. 나는 혹시 모를 소요 사태를 대비하며 남자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1층... 2층... 15층... 32층...
엘리베이터는 빠르게 올라갔다. 남자의 뒤에서 나는 언제든 주머니에 든 비도(飛刀)를 뽑아들 수 있게 몸의 긴장을 풀었다.
47층.
엘리베이터가 멈추며 남자와 같은 착장을 한 거한이 승강기 안으로 들어왔다. 남자가 나를 힐끗 보더니 제비에게 눈인사를 했다. 커다란 남자가 내 시야를 가렸다. 인이어의 마이크에 대고 제비가 작게 읊조렸다.
"이동중."
나는 손을.
주머니 가까이로 내렸다.
여차. 준비가. 되어 있었다.
사십팔. 사십구. 오십.
빠르게 변하는 숫자를 응시하며 속으로 때를 기다렸다.
"에치."
큰 남자가 기침을 했다.
지금인가?
나는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비도(飛刀)가. 손에 닿았다. 칼을 꺼내 놈을 향하려는 순간.
"감기 걸렸어?"
제비가 남자에게 물었다.
"응. 어어. 추워."
"갓 블레스 유."
"그래 고마워.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하네."
"열심히 해야지. 에휴 대기업이라고 들어왔더니 더럽게 부려먹네. 이직이라도 해야지 원."
띵.
덩치 큰 남자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있다 저녁에 쏘맥이라도 한잔해."
"미안 나 야근해야 해서."
제비가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이윽코.
엘리베이터가 로얄층에서 멈췄다.
"가시죠."
제비가 뒤를 돌며 말했다.
참 열심히 사는 친굴세. 나는 그의 어깨를 토닥이고 싶어졌다.
"그러지."
내가 그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지나갔다.
툭.
나는 놀라 그의 몸을 다시 봤다.
그건 일반 청년의 몸이 아니었다. 마철작침(磨鐵作針). 철을 갈아 바늘을 만든다. 바늘 구멍을 뚫고 살아온 강자의 몸을. 불과 약관을 갓 넘긴 청년이. 지니고 있는 것이었다.
노트북 엘엠이 저보다 해석을 더 잘해주네요 ㅋ 참 희한한 세상에 살고 있어요. 희한한 세상이 오려나봐요 ㅋ
날이 왜 이렇게 안풀리죠. 계속해서 넘 추워요. 정말 갈수록 취업은 점점 어려워져 가는 것 같아요. 여러모로 무협보다 더 무협스러운 세상입니다. 추운 날씨 조심하시구요. 장수가 대륭산업과 싸워서 이길 수 있도록 많은 응원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당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