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야!"
소소는 나타나지 않았다.
"소소야!"
소소는 나타나지 않았다.
"소소야!"
소소는 나타나지 않았다.
"소소야!"
소소는.
어디에?
*
"오라버니를 위해서라면 나는 아무것이 아니어도 상관 없어."
어느 날 명월이 말했다.
"그러니 너는 이제 나를 그만 보아. 나 때문에 누군가가 상처받는 것은 싫어."
명월이 말했다.
장수가 고개를 떨구었다.
그래. 내가.
평이 형님을 찾아다 주겠어.
네가 그토록 평이 형님을 사랑한다면.
장수는 생각하였다.
*
"아빠."
무릎에 진이 빠지고 발에서 물집이 터졌다.
소소였다.
"아빠 뭐 해?"
소소가 방글방글 웃으며 검은 건물 속에서 걸어 나왔다.
"아빠 왜에?"
소소가 웃었다.
아이의 볼이 나의 볼에 닿았다. 나는 아이를 가슴에 파묻었다.
"아빠 왜 그래?"
나는 답하지 않았다. 나는 소소를 안았다.
"아하하. 간지러 하지마."
소소가 말했다.
"아빠 왜 땀나?"
소소의 작은 손이 젖은 얼굴을 닦아 주었다. 나는 소소를 안았다.
"어떤 아저씨들이 이거 줬어."
소소가 주머니에서 알록달록한 사탕 봉지를 꺼내 보였다.
"어떤 아저씨들?"
나는 놀라 소소를 봤다.
"몰라. 흐엉. 아빠 왜 화내? 으엉."
소소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아니야. 소소야. 아빠가 왜 화내. 아빠 소소한테 화 낸거 아니야. 소소 다친 덴 없지? 아저씨들이 누군데?"
"몰라... 아빠 화났다... 아빠 화낸다... 으엉."
소소가 울음을 터뜨렸다.
"아니야 소소야. 아빠가 미안해. 아빠가 잘못했어."
나는 소소의 위아래를 손으로 살피고 얼굴을 다시 보았다. 눈이 약간 붉을 뿐. 해를 입은 곳은 없었다.
"화 내지마 아라찌?"
"응 소소야. 미안해. 아빠 화 안 낼게. 아빠가 소소 잃어버리는 줄 알고 놀라서 그랬어. 소소 어디 갔었어?"
소소가 어깨를 쭈뼛하며 말했다.
"저기 저 안에. 아저씨들이 아빠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어. 아저씨들 아빠 친구라고."
검은 건물의 입구에선 하얀 불빛이 새 나오고 있었다. 건물 아래에 짐승들의 살기가 요동쳤다. 나는 소소에게 말했다.
"응 소소야. 아빠 친구들이네."
나는 소소의 머리를 쓰다 듬었다.
"이리 와. 아빠가 엄마한테 데려다줄게."
검은 건물의 아가리를 노려보며 나는 소소를 안았다.
소소와 명월이 집 안에서 안전한 밤.
나는 홀로 집을 나와 검은 건물의 아가리 속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피가 검게 용솟음치는 밤이었다. 나는 짐승의 아가리 속으로 조용히 걸어 들어갔다.
그림은 다케히코 이노우에 작가님의 배가본드에서 가져왔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