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화 _ 일어나

by 빈자루

부장이 날았다.

부장의 몸이 지면에 닿으려는 순간.

컥.

컥.

컥.


바닥에 쓰러진 것은 나였다. 부장의 몸이 공중에서 방향을 틀어 나의 후두부를 가격했다. 나는 정신을 잃었다.






*

일어나. 회사 가야지.



*

어디지?

명월의 목소리가 나를 깨웠다.

"깨어났나?"

붉으스름한 얼굴...

명월, 아니

주과장이었다.

나는 신형을 빠르게 뒤로 물렀다.

"박부장은 갔다. 안심해."

주과장이 말했다.

나는 주위를 둘렀다. 빈 등이 연무장을 비추고 있었다.

"그만해. 공력을 너무 올렸어. 무리하면 죽어."

그가 말했다.

큽.

피가 식도를 타고 역류했다. 소매로 피를 닦았다.

"과장님이 왜 여기 계신거죠?"

빈 등이 주과장을 비췄다. 주과장의 얼굴이 흔들렸다.

"왜라니. 부하직원이 맞고 있는데 상사가 도망이라도 해야하나?"

주과장이 비릿 웃었다.

"하긴. 그 부하를 두들겨 패는 것도그 상사이긴 하군."

"여긴 왜 오신 겁니까?"

내가 물었다.

주과장이 웃음을 거뒀다.

"감사실이 팀을 덮친 후 박부장의 뒤를 밟았어. 그가 너를 칠 걸 알았기 때문이지."

주과장이 말했다.

"박부장이..."

"감사실과 연결된 겁니까?"

내가 물었다.

"꼬리가 잘렸어. 3팀은 이제 해체야. 오소리 팀장은 이미 도망갔어."

해체라고?

나는 복직한지 고작 3달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럼 저흰 어떻게 되는 겁니까?"

주과장이 말했다.

"말했지? 이대리. 매트릭스에서 벗어나라고."

쿨럭.

피가 다시 역류했다.

피를 막았다.


어찌한단 말인가.

소소는. 명월은.

곧 돈 들어갈 곳도 많은데. 전세 자금 대출도 아직 갚지 못했는데.


"박부장을 찾아가 담판을 짓겠습니다."

무릎을 짚어 몸을 세웠다.

휘청.

팔에 힘이 빠지며 몸이 흘렀다.

"그만해. 애송이. 너는 이미 공력을 다 끌어썼어."

그가 차게 말했다.

"이대로 당하고만 있으란 말입니까?"

내가 말을 이었다.

"저는 과장님이랑 다르다고요. 저는 처자식이 달려있단 말입니다. 매트릭스 어쩌고 운운하는 과장님이랑은 애초 처지부터 달라요!"

연무장이 울렸다. 메아리는 돌아오지 않았다.

"처지?"

주과장이 말했다.

"지금 처지라고 했나?"

그의 얼굴이 비렸다.

"애송이."

"직장인의 처지는 모두 다르지 않아."

그가 말했다.

"네가 쓰러뜨린 검은 남자들은 처자식이 없을 것 같나? 너를 두들겨 팬 박부장은? 여기서 도망 친 오팀장과 정미인은? 직장인은 다 똑같아.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이 발버둥 치고 있을 뿐이라고. 애송이, 매트릭스를 깨!"

뭐?

매트릭스라고?

매트릭스라고?

나는 치솟는 분노를 누를 수가 없었다.

내가 외쳤다.

"나한테 매트릭스는 다음달 소소 학원 보낼 학원빕니다! 나한테 매트릭스는 당장 카드값 빠져나갈 통장이라구요! 개같은 소리 집어치우십쇼!"

주과장이 고개를 떨궜다.

그가 말이 없었다.

"... 알아..."

"..."

"... 나도... 이번달 대출이자가 올랐어..."

주과장이 말했다.

주과장의 빈 눈이 빈 등을 좇고 있었다.

빈 등이 연무장을 흔들었다.

주과장이 말했다.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야."

그가 말했다.

"왜 하필 대륭이 너를 노렸겠나."

"잘 생각해봐. 애송이."

그가 말을 붙였다.

"그들이 원하는 건."


"너의 비급이야."

더는 그가 말을 붙이지 않았다.






https://youtu.be/N7iCu483f5o

대문사진은 다케히코 이노우에님의 배가본드에서 가져왔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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