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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레이어블 Mar 06. 2017

게임씽킹? 게임씽킹!

게이미피케이션을 위한 전략적 디자인

게임씽킹이란 무엇인가



게임씽킹 혹은 게임적 사고(game thinking)

조합된 단어로만 해석해 보자면 ‘게임(game) + 생각하기(Thinking)’, 무언가 게임과 유사한 방식으로

사고한다는 의미를 칭하는 것 같다.      


게임씽킹은 전통적으로 게임으로 간주되지 않았던 맥락들이 게임과 유사한 형식, 경험,미학 획득을 목적하여 게임의 특성을 수용하는 의도된 디자인 행위와 그 결과가 만들어 내는 다양한 현상 전반을 칭하는 게이미피케이션과 함께 주목받기 시작한 개념이다.


그렇다면, 게이미피케이션의 정의부터 살펴보자.

게이미피케이션은 비게임 맥락에 게임 요소와 게임 디자인 기법을 사용하는 일이다.
게임 디자인은 게임 씽킹을 필요로 한다.
(Kevin Werbach, Dan Hunter)
게이미피케이션이란 게임씽킹과 게임 메카닉스를 활용해 사용자를 몰입시키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Gabe Zimmerman)


이처럼 게임씽킹은 게임 요소 (특성)과 더불어 게이미피케이션의 필수 조건으로 제시된다.


게임씽킹은 특정 맥락에서 재미있는 놀이 경험과 미학을 발생시키기 위한 방법을 탐구하는 사고로서,

게임이라는 고유한 매체의 특징을 중심에 두고 있다. 또한 게임씽킹은 게임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마주보아야 하는 두 존재, 즉 게임을 만드는 디자이너와 게임을 수행하는 플레이어 중 게임 디자이너 영역에 속한 전략적 사고를 지칭한다.



게임씽킹에 대한 막연한 이해는 게임적 사고를 디자이너와 플레이어로 구분하지 않고 유희 경험이 목적인 게임 매체에 유효한 감각 또는 인지로 납작하게 압축되는 경우가 많다. 게임 디자이너와 플레이어 모두 게임을 매개로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정서적 애착과 행동 강화를 최종 결과로 축적한다는 사실을 공유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는 게임을 매개로 상호작용하지만, 놀이 행동의 출발점과 그것이 지향하는 바에 차이가 있는 디자이너와 플레이어 역할을 식별하지 못한 불완전한 이해일 뿐이다.
 

플레이어가 재미있는 게임에 몰두할 때, 그는 당연히 게임에서 요구하는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그것은 특정한 목표 행동과 태도 강화를 위해 최적화된 게임을 만들기 위한 전략적 이해와 판단 능력과는 차이가 있다.


쉽게 말하면, 게임씽킹은 비게임과 게임의 전략적 결합을 통해 비게임 맥락으로부터 특정한 목표를 성취해야 하는 디자이너가 게이미피케이션의 성공을 위해 필요로 하는 게임 메카닉스, 다이내믹스, 에스테틱 등 다양한 게임 요소를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능력에 해당한다.
                                              



워바흐와 헌터는 게임씽킹을 게임 디자이너처럼 생각하는 방법으로 정의한다. 즉 게임 씽킹은, 게임 디자이너가 그러하듯,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매력적이고 즐거운 경험을 창조하여 바람직한 행동을 하도록 플레이어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설계 과정을의미한다. 그러한 이유로 게임씽킹은 게임이라는 매체가 작동하는 원리와 미학, 그리고 게임과 상호작용하는 플레이어의 경험에 깊은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게임씽킹이 도전하는 바람직한 행동은 전적으로 디자이너의 의도에 부합하는 행동을 지시하며, 그것은 반드시 재미와 즐거움을 넘어선 다른 목적을 수반한다. 바로 이러한 전제에 의해 게임씽킹은 자유로운 일탈과 예상을 벗어난 저항 행동을 관대하게 허용하는 플레이어씽킹과 경계를 형성한다.



게임씽킹은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발휘하는 독특한 능력, 예컨대 자발적 문제 해결 장려, 특정 맥락에서의 목표 행동에 관한 흥미와 관여 유지, 능력 수준에 맞는 도전 과제의 단계별 제시, 사회 조직력 강화, 실패에 대한 두려움 감소, 다양한 표현과 관심사 확대, 긍정적 태도와 이상에 대한 자신감 고양 등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발현시킬 수 있는가를 위해 필요한 전략적 사고다.
 

게임씽킹의 효과는 현실 세계의 평범한 나(I) 또는 효율을 추구하는 사용자(user)를 게임 세계에 속한 인물, 재미와 놀이를 추구하는 플레이어(player)로변화시키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이는 게임씽킹의 1차 효과이며 디자이너가 게임씽킹을 도입하는 최종 목표는 아니다. 실질적으로 게임씽킹의 마지막 효과는 놀이로부터 우연히 파생된 것처럼 보이는 미지의 영역에서 결실을 맺는다.


게임씽킹을 추구하는 디자이너는 그가 도달하려는 게임 외적 목표를 적용 대상의 표층에 배치하지 않고, 목표 달성에 기여 가능한 맥락과 인과를 지닌 경험과 미학이 플레이어에게 보다 깊숙이 뿌리내리도록 지원하며 2차 효과의 발현을 도모한다. 게임씽킹이 효과적으로 작용했다면 플레이어의 강화된 놀이 욕구와 행동 숙련은 디자이너가 의도한 변화를 반드시 이끌어 낼 것이다.




<쿵푸팬더 1> 시푸 사부의 게임씽킹


애니메이션 <쿵푸팬더>시리즈 에는 게임씽킹의 적용을 위해 참고할만한 사례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 중 시리즈 1에서 포를 용의 전사로 성장시키는 시푸 사부의 에피소드를 검토해 보자.

  
 용의 전사로 지목되었지만 전통적 쿵푸 수련에 적응하지 못한 포는 훈련을 포기하려 한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시푸 사부는 포를 위해 게임씽킹을 적용한 새로운 훈련법을 고안한다.


시푸 사부는 포가 쿵푸 마스터로 성장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훈련을 표면적으로는 서로 아무 연관도 없어 보이는 만두 먹기 놀이의 맥락과 전략적으로 결합시켰다.


맛있는 만두를 먹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내고야 포의 애착과 몰입은 시푸의 정교한 게임씽킹을 통해 그가 포에게서 이끌어내야 하는 최종 변화를 위한 신체 경험과 철학이 되어 ‘민첩하게 만두 먹기 게임’에 배치되었다.



‘만두 먹기 게임’을 위한 게임씽킹의 성패는 훈련에 대해 두려움과 비관적 태도를 보이는 포가 이것을 즐거운 놀이처럼 경험할 수 있는가에 관한 첫 번째 장벽을 넘어서야만 한다. 이 단계에서 좌절한다면, 게이미파이어 시푸는 포에게서 그가 목표한 바람직한 행동을 결코 이끌어 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첫 번째 장벽을 성공적으로 넘어설 수만 있다면, 포에게 풍푸 익히기는 더 이상 고된 훈련이 아니며 좋아하는 만두를 맘껏 먹기 위한 놀이가 된다. 포는 놀이에 몰두하고, 더 많은 만두는 먹기 위해 성공을 갈망하며, 어려움을 이겨내고 승리를 위해 필요한 기술과 태도를 지치지 않고 연마할 것이다.




시푸의 게임씽킹은 포의 레벨-업을 고려하여 정교하게 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맨 처음, 포는 먹기 위해 훈련을 시작한다. 만두는 시푸의 훈련을 마친 포에게 제공되는 성공 보상이다. 아무리 먹어도 배가고픈 포에게 만두는 경제적, 심리적으로 몰두할만한 보상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포가 일정한 훈련 수준에 도달하면, 만두는 힘든 미션 완료에 따른 단순한 보상재가 아닌, 훈련을 위한 도구이자 동시에 놀이를 위한 장난감으로 전환된다. 포는 시푸가 무엇을 목표하는지 알고 있지만, 그가 경험하는 놀이가 목표 달성과 직접적으로 어떤 연관을 맺고 있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포는, 포를 진정한 용의 전사로 성장시키기 위한 시푸의 게임씽킹을 따라 1차적으로는 전통적 수련법과는 사뭇 다른 재미난 놀이 경험을 지속하고 마침내 의도한 2차 효과의 발현 단계에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
 
시푸가 보여준 게임씽킹의 우수성은 만두를 보상재와 놀이 도구로 활용하면서도, 결과적으로 쿵푸 훈련에 꼭 필요한 신체와 정신 능력 함양에 도움을 주는 게이미피케이선을 구성했다는 점에서 평가 받을만하다.


균형 잡기를 위해 어깨위에 만두 접시를 놓거나, 팔굽혀 펴기를 하는 포의 턱 밑에 만두 접시를 두고 그것을 먹을 수 있게 두는 것, 하늘로 높이 던져 올라간 만두를 점프하여 잡기 등은 놀이이며, 시푸가 포에게 목표하는 신체 능력 함양을 위한 훈련으로서도 유효하다.


새로운 게임을 시작하며, 시푸 사부는 포에게 새삼스레 묻는다. "쿵푸를 배우고 싶나?”


포가 답한다. “네!” 그것은 게임에 참여하는 포의 자발적 응답이며, 놀이의 시작을 알리는 선언이다.


“그렇다면, 내가 너의 스승이다”

바로 그 시점부터 시푸는 게임의 규칙과 승부 조건을 결정하는 게임 마스터이며 포는 게임의 플레이어가 된다.  




이후, 놀이를 통해 고레벨 플레이어로 성장한 포에게 마지막 미션 ‘맘껏 만두 먹기’는 보상을 위한 돌진이 동기가 되지 않는다. 마지막 미션에서 포가 경험하는 놀이적 성숙은 기량을 정당히 겨뤄볼만한 고수와 함께 어울려 펼치는 자유로운 무술의 향연이며, 그것은 자유로운 표현의 놀이에 가깝다. 물론, 마지막 미션 또한 게이미파이어 시푸의 치밀한 게임씽킹 결과물인 것이다.


시푸가 보여주듯, 게임씽킹은 성공적 게이미피케이션을 위한 디자이너의 게임 설계 전략이며 이를 위해 디자이너에게는 게임에 대한 깊은 이해와 더불어 그가 게임처럼 변화시켜야 하는 대상인 비게임 분야에 관한 심층적 이해가 동시에 요구될 수밖에 없다. 바로 이 지점에서 순수하게 유희목적만을 고려하는 디자이너와 유희 목적 외 다른 목적에 도달해야 하는 디자이너의 게임씽킹은 차이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게이미케이션의 목적은 유희 목적을 넘어, 비게임 맥락에서 디자이너가 의도한 플레이어의 행동과 태도 변화를 유도하는 것에 있다. 이에 게이미피케이션에서 게임씽킹의 적합성이란 1차 효과 거쳐, 2차 효과에 도달한 때에 비로소 타당성가 가능하다. 애니메이션에서 시푸의 게임씽킹은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그에게 게임과 놀이에 관한 보다 전문적인 지식과 이해가 있었다면? 쿵푸 감각에 비해 놀이 감각은 다소 둔한 시푸 사부에게 더 다양하고 재미난 게임 요소와 디자인에 관해 조언할 파트너가 있었다면?


그렇다. 게임씽킹은 어느 한 가지 답만을 정답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더 많은 게이미파이어와 게임 디자이너가 새로운 게임씽킹의 해법을 탐구하며 창의적 놀이법을 고민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Reference)

권보연 (2015), 게이미피케이션, 커뮤니케이션북스

 케빈 워바흐, 댄 헌터 (2013), 게임하듯 승리하라, 매일경제신문사

게이브 지커맨, 크리스토퍼 커닝햄 (2012), 게이미피케이션: 웹과 모바일 앱에 게임 기법 불어
                   넣기, 한빛미디어   


#게임씽킹, #game-thinking, #게이미피케이션, #게임화 #권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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