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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레이어블 Jul 01. 2019

Ludo-Epistemology

Science, Citizen and Game

두 번째 챕터, 두 번째 모임


6월 30일 모임에서는 Playful ciziten의 두 번째 챕터, ludo-epistemology를 함께 읽고 토론했습니다.


이 챕터는 시민 참여와 과학적 지식 생성을 전문가와 비전문가로 구분된 비대칭적 커뮤니티 인식을 극복할 때,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탐색하면서 2000년대 초기부터 이루어진 일련의 선구적 실험들이 추구한 가치와 도전을 살펴봅니다. 이 과정에서 놀이는 사회혁신과 변화를 추동하는 새로운 전술로 인식됩니다.  

진지하고 권위를 지니며, 객관성으로 추앙받는 현대 과학이 장난스럽고 아무나 하며 감정적 주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놀이와 어떤 교점을 이룰 수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핵심입니다.  


우리는 챕터 2 가운데 Biohacking, Playing with the rules in citizen science games, citezen sessing expriment를 다룬 3개의 장을 중심으로 발제와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과학, 과학자의 권위와 현대의 신화 


현대 사회의 이상적 지식은 '과학적'이라는 수사와 함께 하곤 합니다. 그러나 시민사회와 과학자 커뮤니티는 전문 지식을 사이에 두고 남사벽으로 분리되어 있기도 하죠.


자들의 표현대로, 신화시대의 제사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현대 사회의 과학자라 해도 크게 잘못된 표현이 아닐 것 입니다.


특히, 과학이 과학적 발견과 지식을 그림이나 글로 represent 하던 시기를 지나 다양한 광학 도구, 실험 도구와 기계의 지원을 받으며 과학적 행위가 사진과 영상으로 즉시 present 되는 대상으로 변화하며 그 권위는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고대의 과학이 인문철학과 넓은 범위를 공유하며 형이상학적 논의에 포함되어 있었던 것과 달리, 현대 과학은 전혀 다른 객관성과 실증성으로 존재 가치를 입증합니다.


https://www.nasa.gov/multimedia/imagegallery/index.html

http://www.cellimagelibrary.org/images?k=Chromosome&simple_search=Search


우리의 문제의식은 과학 기술이 시민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시점에서, 시민들의 삶과 생활, 철학 속에 과학도, (다른 많은 사회, 문화, 경제에 관한 지식과 마찬가지로) 민주적 통제와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과학은 과학자 커뮤니티가 전권을 갖는 문제 제기, 가치 판단을 시민이 신뢰하며 그들이 미래 사회를 열어 주기를 기다리는  ( 그러리라는 환상 속에서) 메커니즘에 속해 과학 그 자체는 마치 블랙박스처럼 시민은 모를 깜깜한 세계에서 작동하고 있음에 주목했습니다.


과학계가 어려운 이론, 난해한 수식과 비일상적 용어, 복잡하고 고가의 실험 도구, 엄격하게 출입이 통제된 연구실 환경으로 전문가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지만 이것은 자연과학계만의 전략은 아닐 것 입니다. 법과 정치, 문단과 예술계에도 비슷한 전략이 적용되며 일반 시민과 전문가 사이에 벽을 높이죠. 이에 저항하는 참여 예술은 특히 전문성과 권위주의에 의문을 갖고 반대의 키워드로 대응합니다.


헌책 팝업북(정크아트/업사이클링) 프로젝트

http://wowbookfest.com/board_ENqs99/11009

헌책 드로잉  프로젝트
https://www.facebook.com/615154018615263/posts/1519944311469558/




시민에게 필요한 next tech. 가 무엇인지 시민이 참여하여 결정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시민들은 과학 세계가 보여주는 드라마틱한 환상과 현상에 의지해 미래를 기다립니다. 이 과정에서 환경오염, 식량난, 에너지 자원 등의 많은 문제들이 객관적으로 어떤 한 가지의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과 시민 의식을 반영한 선택이어야 한다는 점은 잊혀지기도 하죠.


민 참여의 범위는 지금 보다 더 확대되고, 시민들 스스로 과학계의 권위주의에서 해방되어 시민으로서의 과학자와 호흡하고 협업하는 방법을 찾아 나서야 한다는 주장에 관심을 갖습니다.


시민으로서의 협업 대상은 과학자이기에 앞서, 과학자로서의 시민을 물론 오직 도시에 사는 사람들 뿐 아니라 화이트헤드의 과정 철학의 영향을 받아 도시에 함께 거주하는 비둘기, 도시를 구성하는 여러 오브제들을 포함하는 넓은 범위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는 저자들의 경험과 주장을 토대로 다양한 영감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환경 시민권은 fixed human subject가 아니라,
distributed process로 해석되어야 한다





시민, 시민권의 경계와 범위


인류세의 시대에 시민에 의한 모니터링과 센싱이 환경 참여의 새로운 방식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 실험의 방식은  high tech와 호흡을 맞춰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로 low tech 방식으로 시민 참여의 장벽을 낮추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오픈 소스 진영이 유료 라이센트 SW 개발 언어와 비교하여 개발에 참여 가능한 계층을 크게 확대한 것은 사실이나, 오픈 소스를 활용한 과학적 생산물 제작이 여전히 일반 시민에게 드리운 진입 장벽이 높다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https://pigeonblog.wordpress.com/

 https://pigeonblog.wordpress.com/2006/10/26/pelican-suffered-from-depression/

도시 거주자로서 인간이 경험할 수 없는 공간을 직접 관통하며, 다양한 환경 정보를 제공한 '비둘기' 프로젝트는 시민의 범위를 확대하여, 저항 행동 추구를 위한 종간 공동 생산, 종간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실험이었습니다.

과학자의 관심이 미치지 못하는 사회적 소외 계층이나 시민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권위의 공간을 탐색하고 과학적인 이슈를 그곳에 드리우는 것도, 시민 과학자와 과학자 시민의 협업을 통해 시도할 수 있는 변화라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특히, 이러한 협업에서 중요한 것이 미적이며 문화적인 표현법인데 이를 위해 예술가와 인문 창작가들이 시민 과학자 커뮤니티와 그 프로젝트에 참여해 협업하는 사례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부럽기도 하고, 맘먹고 하면 못할 것도 없지만 국내에서 유의미한 협업 연구를 진행하기는 몹시 어려운) 해외의 다양한 디지털 인문학 프로젝트 사례를 살펴보며 토론했습니다.


찰스디킨스의 문학 데이터와 런던 이라는 도시가 연결되어 새로운 내러티브 타입이 만들어지고, 같은 지역에서 촬영한 수많은 사진들이 하나의 공간이 지닌 다면성을 재현하는 작업은 지금 당장 우리도 해볼 수 있고 해야 옳기도 하지만 실행을 가로막는 많은 장벽들이 있음도 지적되었습니다. 결국 같은 연구 목표와 관심을 갖는 하나의 팀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 하겠습니다..


스트라바(www.strava.com)의 예를 보면서는 바이커들의 데이터만 잘 활용해도 맛집, 관광 지도 정도가 아니라 보다 인문학적으로 의미 있는 매핑 프로젝트 정도는 충분히 해낼 수 있을 텐데 현재 관련된 국가 연구 정책이나 과학계의 내밀한 마음은 참여적, 융합적, 협력적 연구에 대한 진정성 있는 욕구가 있다기 보기 어려운 것은 아닌가. 같은 다소 우울한 이야기도 오갔습니다.   


> Stanford Univ. Digital humanities

https://library.stanford.edu/department/cidr/projects

 

> Lev manovich
http://manovich.net/index.php/exhibitions



 
Biohacking


시민들이 과학적 주제에 관심을 갖고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과학자의 실험실로부터 과학을, 과학적 실험을 그들의 생활 세계로 끌어내는 다양한 시도로 "Biohacking" 개념을 검토했습니다.  


이 장에서는 DIY 현미경 프로젝트는 과학자의 특별 도구인 현미경을 일종의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면서, 과학을 실험실 밖으로 끌어내고 놀이적인 해킹을 시도하는 사례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초기 바이오 해킹 사례인 DIY현미경 이외에도, 우리나라에서 시도된 수제 막걸리 만들기나 다음 주 금요일 백남준 센터에서 열리는 생태 감각 실험의 전시작품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의 다문화 이주 여성들과 함께하는 쌀 저작을 통한 미인주 제조 등의 케미컬 바이오 해킹도 관심 있게 볼만한 국내 사례로 소개되었습니다.  


http://b1942.com/program/boan-dilettante_rice-brewing-sisters-club-%EB%B3%B4%EC%95%88-%EB%94%9C%EB%A0%88%ED%83%95%ED%8A%B8_%EB%9D%BC%EC%9D%B4%EC%8A%A4-%EB%B8%8C%EB%A3%A8%EC%9E%89-%EC%8B%9C%EC%8A%A4%ED%84%B0%EC%A6%88-%ED%81%B4/


https://njp.ggcf.kr/archives/34519


 바이오 해킹에 대한 확장적 태도를 취하면, 가정 내의 일상적인 공간인 주방과 냉장고를 거점으로 하는 다양한 바이오 해킹 프로젝트 기획이 가능하지 않은가 하는 아이디어와 (냉장고 다이어리 같은, 얼마나 많은 음식과 재료들이 썩고 예상치 못한 화학적 결합을 이루며 새로운 생명체를 탄생시키는가) 그렇다면 세탁기, 청소기 집안의 먼지와 오염물질 생성에 대한 바이오 해킹 시도도 검토해 볼 수 있다는 덧붙힘도 있었습니다.


바이오 해킹 아이디어는 꼬리에 꼬리를 이었는데, "올리브영 해커톤"은 "이케아 해커톤"과 비교할 바 없는 거대한 물리 화학적 크리에이티브를 생성할 수 있다는 의견도 호응을 얻었습니다.  (듣고 있나 CJ?)


바이오 해킹을 게놈, 인공장기 등의 큰 이슈 중심으로만 생각하면 다시금 시민 소외가 발생하고 소수의 과학자, 혹은 소수의 이데올로기 커뮤니티가 어젠다를 장악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바이오 해킹에 관한 윤리적 철학적 바탕이 취약한 가운데 관련된 도구와 기술이 시민들의 일상에 가까워지면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들도 지적되었습니다.

https://www.mk.co.kr/news/it/view/2018/05/307918/

https://www.ted.com/talks/ellen_jorgensen_biohacking_you_can_do_it_too



천재 과학자와 미친 과학자 사이에서


"과학자도 논다. 과학자이기 이전에 한 명의 시민으로서 그들은 제사장이 아니라 보통의 사람이다."


그러나 과학 기술과 지식을 가진 자에 대한 비과학자 시민의 기대와 이상이 크기 때문에 세금으로 운영되는 과학 지원 정책의 수혜자들이 그것을 터 놓고 공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놀이와 과학적 지식의 생성 과정은 상당히 유사하기 때문에 둘을 나누어 서로의 대척점에 위치시킬 이유가 없습니다.



The Playful Modes of Knowing.  

Sutton-Smith, Brian


All forms of play are transformations of four basic modes by which people know the world: copying, analysis, prediction, and synthesis. Transformation involves foregoing the usual outcomes of adapted intelligence for the sake of voluntary control of one's own behavior in games, and for the excitement of novel affective, cognitive and behavioral variations which then become possible. Imitative play, exploratory play, testing play, and contesting are discussed in terms of their social and personal meanings. Several contesting games enjoyed by children of varying age levels, such as Hide and Seek, Red Rover and Prisoner's Base, are described and classified according to actors, acts, space, and time. Games reflect society in general in that they embody both rule and reason, chance and madness, and societies in particular in that specific types of games enjoyed reflect differing modes of life. It is suggested that the primary function of play may be the enjoyment of a commitment to one's own experience. (NH)


아나키즘적 과학론을 펼친 파이어아벤트는 ludo-epistemology 챕터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과학철학자입니다.


도래할 미래 사회가 과학 기술의 발전 향방에 종속된 듯 검토되는 현시점에서 그들(과학기술)은 도덕적 반성보다 독실한 숭배 사상을 강화하게 될 터인데  파이어아벤트는 과학지식에 관한 무저항적 순응에 반발하여 과학계의 관습과 권위, 진리 입증 체계를 따를 이유가 없다는 급진적 태도를 취하여 시민 과학의 실천과 저항 가능성을 크게 열어놓고 있습니다.


과학은 논리적 성격을 지닌 지식이 아니라
역사적 성격을 지닌 지식이기 때문에
몇 가지 규칙으로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지 않다.  - 파이어아벤트



파이어아벤트는 과학에 대한 현대인의 신뢰를 일종의 종교적인 것이라 비판하고, 과학은 본질적으로 아나키즘적 작업이라고 천명하고 있습니다.


과학 하는 방법은 정답이나 이상적인 무엇이 있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어도 상관없다는 급진적 주장입니다. 그의 이력은 한 사람이 실행할 수 있는 융합의 끝을 선보여줍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오페라를 공부하다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고, 전쟁 후에는 연극학도 였으며 이어 빈 대학에서 역사, 물리, 천문을 전공, 포퍼의 제자가 되었다가 그 후 포퍼의 반증주의 과학관을 철저히 비판하는 과학 철학자가 되었고 그 자신이 아나키즘적 생활관을 실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고 합니다.



과학은 역사적으로 변화하지 않는
고정된 방법을 가지고 있는 비역사적 불변의 진리가 아니라
세계를 보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로,
이데올로기와 다름이 없다.  -파이어아벤트



진정, 우리가 (시민과 예술가 과학자들) 과학적 실천이 장난기 어린 모험이자 어떤 방법으로의 시도도 모두 허용되는 자유롭고 거침없는 활동임을 인정한다면 과학적 권위의 많은 규칙들을 깨뜨리거나 변형시켜 보려는 시도가 위험하거나, 허황된 것으로 보이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시민, 과학, 게임: 시민 과학 게임의 개념은 과학자가 설정한 주제와 방법에 시민이 도구적으로 헌신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 스스로 다양한 주제와 방식을 찾고 만들어 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리빙랩의 가능성과 한계를 설명해 주시는 김민수 교수님.


시민 참여 과학의 실천 사례로, 국내에서 크게 회자되고 있는 리빙랩(living lab.)도 어떻게든 해도 좋다는 열린 태도를 추구하지만 현실적으로 주제와 문제의 발의를 시민 영역에서 주도하는 케이스는 드물고 과학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시민이 참여하는 모델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과학분야의 리빙랩뿐 아니라 거주민 커뮤니티 중심의 도시재생이 이루어지고, 또 시민 중심의 일상적 인문 실험 기회가 시도되는 등 (우리가 지원하려운 삼삼오오 인문 실험 처럼요) 다양한 영역의 리빙랩이 시도되는 것도 주목할만한 변화겠죠.


정신병적 문제가 있었던 과학자도 뛰어난 성과와 함께 섞이면 천재 과학자의 몰입과 헌신으로  재해석되기도 했던 과학의 신화를 넘어 시민은 미친 과학자와 천재 과학자 사이에서 처분을 기다리는 존재가 아니라, 그들의 궁금증과 바람 그리고 미래에 관한 이상을 과학적 지식으로 확인하고 실험할 수 있는 권리를 갖은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http://sehub.net/archives/2034556

 

http://www.kpipa.or.kr/info/newsView.do?board_id=1&article_id=92100#



자, 이렇게 해서 6월의 playful citizen 스터디도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발제문은 스터디 멤버들에게 공유되며, 다시 7월 모임을 기약해 봅니다.

6월 스터디에 함께 해주신 권보연 (스터디 마스터,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 김민수 (동국대학교), 임태훈 (DIGIST), 안가영(연세대학교) 선생님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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