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된 43퍼센트의 무의식을 깨워라
글쓰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내가 대학원생이었을 때는 특히 더 그랬다.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수업 중에도 틈틈이 글을 썼고, 새벽에 귀가해 강박에 시달리다 노트북에 엎어져 잠든 적도 많았다. 글쓰기는 언제나 끔찍할 정도로 괴로웠다. 나는 늘 뒤처지는 느낌이 들었고 그럴수록 더 스스로를 몰아붙이다 나약한 나 자신을 자책하며 괴로워했다. 하지만 이제는 글쓰기가 두렵지 않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30분 정도 집중해 글을 쓴 방식이 가장 쉽고 효율적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행동이 일상에 자리 잡자 직장에서 늦게까지 야근을 하든, 아이들을 돌보느라 밤늦게 잠을 자든 글을 ㅆ는 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나는 직업상 글을 쓸 일이 매우 많은데 이러한 글쓰기 습관 덕분에 빠듯한 일정 안에도 무사히 원고를 마감하고 있다. 매번 끔찍한 고통의 터널 속으로 스스로를 밀어 넣지 않고도 결정을 자동화해 컴퓨터 앞에 앉는 일이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로 굳어진 것이다. 글을 쓰겠다고 굳이 다짐하거나 따로 결정을 내릴 필요가 없어졌다. 나는 이것이 습관의 힘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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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가 올바른 습관을 형성하는 데 큰 방해가 된다고 믿는 사람도 있다. 정말 그럴까? 내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오히려 습관은 스트레스에 강력한 저항력을 갖고 있다. 일상의 스트레스는 좋은 습관이든 나쁜 습관이든 가리지 않고 그 지속력을 강화시킨다. 삶에 거대한 변화가 닥치고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 찾아와도 습관은 그 질긴 생명력을 이어갔다. 오히려 물을 먹고 쑥쑥 자라는 나무처럼 습관은 스트레스 속에서 번성했다. 나는 이 역설적인 연구 결과가 매우 흥미로웠다. 어쩌면 바로 이러한 습관의 특별함이 내가 수십 년간 습관 과학연구에 매달리게 된 계기가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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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습관을 들이려면 먼저 습관이 우리가 좌우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 의식이 깨어 있는 시간 중 거의 절반 동안 인간의 뇌는 이른바 '습관 시스템'에 의존한다. 샤워, 옷 입기, 수면 등 삶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부터 이메일 확인, 문서 읽기, 운동 등 상대적으로 더 복잡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별다른 고민이나 판단을 거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반복한다는 것이다. 나는 항상 이런 질문에 매력을 느꼈다. "우리가 인생의 중요한 목표를 마치 저녁에 소파에 앉듯이 자동조종 모드로 달성하도록 뇌를 훈련시킬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가 끔찍하게 싫어하는 일들을 애쓰지 않고도 완수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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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는 이와 같이 우리의 인내심이 갓 나온 수프보다도 빨리 식는 이유를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지난 수백 년의 심리학 연구와 최신 뇌과학의 발견을 바탕으로 금세 고갈되어 사라질 인간의 의지력, 판단력, 목표의식 등 실행 제어 기능을 대신해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습관의 작동 원리에 대해 설명할 것이다. 이로써 우리는 곧 시작보다 지속이, 탁월함보다 꾸준함이 인간의 삶을 더 생산적이고 가치 있게 만든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2부에서는 안 좋은 습관을 제거하고, 장기적으로 삶에 도움을 주는 습관을 뿌리내리는 방법을 설명할 것이다. 내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 30여 년간 축척한 방대한 실험 데이터를 토대로 평범한 절대다수의 사람이 공감하고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습관 설계 법칙을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상황을 재배열하고 마찰력을 활용하고 자신만의 신호를 포착하고 보상을 행동에 내재화하고 이 모든 것을 반복하는 것이 최근 연구가 밝혀낸 가장 과학적이고 확실한 습관 설계 법칙이다.
마지막 3부에서는 조 ㅁ더 범위를 넓혀 습관이 우리 삶에서 어떻게 기능하고 그러한 개인의 습관이 모여 사회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파멸적인 중독에 맞서 습관 과학의 힘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또 습관을 대하는 태도만으로도 우리 삶이 좀 더 고요하고 평온하게 정돈될 수 있다는 사실을 설며앟ㄹ 것이다. 3부를 다 읽고 나면 생각보다 우리 사회가 개인의 습관 형성에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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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한국의 독자들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다. 내면의 충동과 세상의 욕망에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는 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당신이 처한 환경이 조작되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우선 자신을 용서하라.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상황을 바꿔 삶을 더 쉽게 만들어라. 움켜쥔 삶을 내려놓는 순간 습관의 마법이 시작될 것이다.
제가 쓰고 있는 책의 서문을 어떻게 쓸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해빗'이라는 제목에 이끌려 비록 장르는 다르지만 서문을 필사해 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책을 볼 때 서문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문은 비록 짧지만 책의 뼈대를 보여주고 작가의 생각을 밝히는 대문 역할을 하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책의 서문만 죽 보고 비교 참고하는 것도 의미 있겠다 싶습니다.
이 책은 2019년 다산북스에서 출간되었는데, 비교적 최근 책이라 편집 방향을 참고할만합니다. 번역투가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문장을 어떤 식으로 쓸 수 있는지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자기 개발서에 대한 거부감이 있지만, 결국 지식이란 건 의식을 넓히는 좋은 원료가 아닙니까. 좁고 날 선 마음을 내려놓고 필요한 내용을 캐치하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