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제일 효율적인 시간을 꼽으라면 뭐니 뭐니 해도 시험 바로 직전이라 말하겠다. 시험 직전에 효율이 좋으면 공부하기에는 좋지, 문제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결국 잠을 못 자서 온 몸이 비비 틀리는 괴로움과 시뻘겋게 충혈된 눈을 하고선 결심했다. "다음번엔 좀 미리미리 공부해 두자." 다짐이 무색하게 시험 전날이면 또다시 잠을 줄여가며 벼락치기에 몰두하고 있는 스스로를 매번 발견할 수 있었다. 아무리 시험 몇 주 전부터 책을 붙잡고 있다 한들 이상하게 집중이 안 되었다. 진도도 잘 나가지 않았다. 결국 시험 전날 극강의 효율에 온 몸을 맡긴 채 벼락치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엔 나의 성향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완벽하게 공부하고 싶은 비현실적 욕심 때문에 진도가 나가지 않는 것이고, 닥쳐야지만 비로소 몸을 움직이는 게으르고 나태한 자세 때문이라 보았다.
어제저녁에 약학 통계학 시험이 있었다. 시험 6시간 전, 이전에는 해석이 안 되어 끙끙 앓게 만들던 임상논문이 웬일로 막 술술 읽히는 게 아닌가. 그냥 눈길이 닿는 대로 바로바로 해석이 되고 없는 것도 알게 될 판이었다. 아무 논문을 갖다 줘도 읽어낼 자신감이 생긴 신기한 경험이었다.
시험이 다가올수록 집중도 높아지고 효율도 올라가는 건 아무래도 절박감 때문인 것 같다. 뇌는 이런 식으로 작동하는 거지. 생존을 하자면 뇌는 가능한 한 거의 모든 것들을 향해 감각기관을 열어놓을 수밖에 없다. 좋게 말하면 멀티태스킹, 좀 덜 좋게 말하면 산만함이 뇌의 디폴트인 것이다. 그런데 시간 안에 반드시 해 내야만 할 일이 생겼다? 뇌는 즉시 부차적인 정보를 차단하고 주요한 과제 해결 모드로 돌입하게 된다. 여기서 두 번째 공부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시간과 작업량을 설정하라!
45분도 긴 것 같다. 나에겐 30분 정도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기 딱 알맞은 시간인 것 같다. 30분 하고 5분 쉬고. 이때 시간만 설정할 것이 아니라 분량도 함께 정해야 한다. 뇌에게 명확한 작업량을 주어야만 마치 시험 직전처럼 도파민이 뿜뿜하고 절박감이 요동치게 된다.
면역학을 공부하려니 나도 모르게 한숨이 자꾸만 새어 나온다. 이 많은 양을 어느 세월에 할까 싶은데, 이걸 한 번에 다 할 생각은 말아야 한다. 30분 안에 마칠 수 있는 분량을 쪼개서 시작하고 그리고 계속하다 보면 효율도 점점 올라가고 분명 시험 전에는 끝이 날 것이다. 자 면역학 공부법을 알았으니 어떡해야 한다고? 주둥이 그만 털고 이젠 공부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