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상황이 벌어졌을 때 ‘좋은 건가, 나쁜 건가?‘를 바람보다 빠르게 판단하곤 했다. 나에게 유리하면 웃고 아니면 심히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났다.
오늘도 기분 나쁜 일 하나를 당하고서 여러 생각들이 들었다. 내가 먼저 얘기할 걸, 꼬치꼬치 따져 물을 걸, 아니라고 근거를 대며 항변해 볼 걸 등등. 안 그래도 피곤한 하루에 피곤이 배가 되었다.
집에 돌아 와 저녁을 챙겨 먹고, 작업도 좀 하고, 자기 전 찬 물에 씻고 났더니 비로소 정신이 번쩍 든다.
세상에는 나쁜 일도 좋은 일도 없다. ‘필요한 일’이 있을 뿐이다. 이미 닥친 일에서 어떤 의미를 뽑아낼 것인가, 어떻게 풍요롭게 활용할 것인가, 이게 핵심이다. 그걸 얻어내야 한다.
타인의 말, 행동, 생각에 물들 필요 없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정수를 남기되 정수가 아닌 건 치워버리는 게 수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