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시즌2, '10대 미스터리물' 장르 성격 뚜렷
지난 4일 개봉한 <기묘한 이야기> 시즌3을 보기 위해 아껴서 보려고 했던 시즌2를 정주행 했다. 기괴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가족, 친구 등 지역사회 구성원이 뭉치는 과정을 시즌1이 보여줬다면, 시즌2는 그중에서도 10대 소년이 청소년이 되면서 겪는 시행착오와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성장 단계가 두드러졌다. 이들은 시즌1에서처럼 더 이상 친구 집 지하실에서 게임을 하며 우애를 다지는 꼬마들이 아니다. 루카스와 마이크는 마음에 드는 이성을 쟁취하고, 감정적으로 큰 동요를 보이지 않았던 '엘'은 의붓아버지와 갈등을 겪는 등 사춘기를 맞는 모습을 보인다.
시즌2의 등장인물은 1편에서 보여준 성격을 감안하면 평면적이지 않고, 입체성을 띄고 있다. 자신 외의 다른 남성을 좋아한다고 오해해 여자 친구와의 성관계 영상을 공개한 '스티브 해링턴'은 개과천선해 마이크 등 사건을 이끄는 아이들을 전면적으로 돕고 나섰고, 호킨스 지역에 뒤집힌 세계의 괴물을 끌어들인 호킨스연구소 소장은 시즌1에 비해 인간적이고 선량하다. 심지어 '그림자 괴물'의 충직한 신하인 '데모 독스'조차 자신들을 본래의 뒤집힌 세계로 되돌려놓으려는 더스틴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다. 괴물과 맞서 싸우는 만큼 선과 악이 명확할 수 있는 장르물인데도, 이 같은 입체적 캐릭터를 도입해 흥미를 배가시킨 점이 드라마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 등장한 인물은 시즌3으로 넘어갈 징검다리 역할을 해 주거나,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한 채 소모되는 등 다소 상반된 측면에서 활용됐다. 시즌2 초반에 '일레븐'과 같은 초능력으로 존재감을 보여줬던 '칼리'는 마이크 일행에게 돌아가려는 일레븐을 막음으로써 이야기의 집중도를 다소 분산하는 역효과를 냈다. 또한 듬직하고 다정한 '밥 뉴비'도 윌과 조나단의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었음에도, 연구소를 탈출하는 과정에서 죽음을 맞이해 안타까웠다. 그나마 루카스 싱클레어의 여자 친구가 되는 맥스 하그로브, 시즌3에서 핵심 빌런을 담당하는 빌리 하그로브의 등장은 성장 드라마의 플롯을 풍성하게 하거나 이야기의 개연성을 높였다.
시즌1을 볼 때만큼 신선하진 않았지만, '뒤집힌 세계'를 소재로 이어간 시리즈인데도 여전히 낮지 않은 긴박감을 이어 간다. 새로운 등장인물이 등장하는 한편, 기존의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새로운 이성을 만나는 등 인간관계가 재정립되는 점도 흥미롭다. 각 시즌이 유기적으로 엮여 있어서 시즌3을 보려면 1,2편을 다시 봐야 이해가 잘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