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이야말로 신앙의 첫걸음

주장은 쉽고 경청은 어렵다. 항상 경청하는 마음을 잃지 말아야겠다.

by 이보정 해피피치

3월 22일 세례와 첫 영성체가 코앞에 다가온 지금, 예비신자교육의 백미 [성지순례]를 다녀왔다. 겨우내 입던 두꺼운 패딩과 바지 대신에 치마와 코트를 입고 산뜻한 길을 나섰다. 교육위원장님과 교리선생님이 우리를 안내해 주셨는데, 직접 차로 운전/ 성지에서의 미사참례/ 성지설명/ 아침 샌드위치와 음료/ 점심식사/ 티타임까지 여러 가지를 준비해 주셨다.


이 과정들이 모두 공짜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는데, 모든 것이 대가 없이 진행되는 세상에서 누가 이렇게 시간, 비용, 에너지를 봉사해 주겠는가? 나는 천주교구에서 제공하는 이 모든 과정을 겸손하게 감사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우리 예비신자 중에서 한 분이 유독 눈에 띄는 행동을 많이 하셨는데, 그날 하루 종일 마음에 많이 걸렸다. 교육위원장님이 설명하시는 중간중간, 그것은 틀렸으니 내가 한 말씀드려야겠다며 딴지를 거시는 데, 아직 병아리에 가까운 예비신자가 몇십 년을 신앙생활하신 인솔자에게 이의를 제기하시니, 옆에 있는 내가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나이가 많아도 성경을 잘 알아도 일단 천주교에 입성해 새로운 배움을 청했다면, 한껏 낮은 마음으로 인솔자의 가르침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잘잘못을 가리는 것도 마음속에서 또는 나중에 해도 될 일이었다. 신앙인도 사람이라 감정이 다치면 마음이 상하고, 마음이 상하면, 좋던 마음도 돌아서기 마련. 예비신자를 인솔해 주시던 교육위원장님과 교리선생님께 자꾸만 예의에 어긋난 행동을 하시는 동기 예비신자를 보면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한껏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었던 성지순례가,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그분의 행동으로 인해 아쉬움이 남으면서 오늘 아침 읽은 매일미사의 한 구절이 크게 다가왔다. 주장은 쉽고 경청은 어렵다. 항상 경청하는 마음을 잃지 않도록 해야겠다.



경청이야말로 신앙의 첫걸음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마음의 귀를 열기를 바라십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를 제대로 듣는 그 순간, 우리의 구원은 조용히 시작됩니다. 오늘은 귀를 열어봅시다.


2026 가해 매일미사 3월호 중에서


**참고자료

2026 가해 매일미사 3월호 (한국천주교주교회의). 1500원

천주교 수원교구 수원주보 제2194호. 성당에서 무료배포

매거진의 이전글다가올 봄처럼 기대되는 신앙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