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상처의 이름을 붙이는 일

by 복또비

누구나 마음 어딘가에

오래된 상처 하나쯤은 품고 산다.

잊었다고 생각해도,
아주 사소한 계기 하나에
다시 아프게 살아나는 상처들이 있다.


나는 그 상처들을 오랫동안 외면했다.
다 지나간 일이라 믿었고,
괜찮은 척 웃으며 하루를 버텼다.


하지만 마음은 언제나 정직했다.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도
밤이 되면 같은 자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상처는 아문 적이 없었다.

다만, 조용히 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어느 날,
이 상처들에게 이름을 불러주기로 했다.


믿음, 배신, 외면, 상실, 그리움…


이름을 붙이는 일은 생각보다 용기가 필요했다.


어떤 상처는 여전히 낯설었고,
어떤 상처는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이름을 붙인다는 건,
그 아픔을 인정한다는 뜻이었다.


잊으려 애쓰던 시간들을 넘어,
이제는 그 감정들을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상처를 기록한다는 건
결국 나를 다시 이해하는 일이다.


나는 이 글을 통해
아프지만 여전히

살아 있는 마음들을 마주하려 한다.


그 이름의 상처들이,
누군가의 오래된 마음에도 닿을 수 있기를.


그리고 이 책을 덮는 순간,
당신도 자신 안의 상처 하나를
부드럽게 불러줄 수 있기를 바란다.


언젠가 그 이름이
더 이상 아픔이 아닌 온기로 남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