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하루
이력서를 여기저기 내고 다니다 보니, 그래도 다행히 불러주는 곳들이 있어 면접을 보러 가는 일이 생겼다. 면접을 다니는 과정 속에서도 배우고 얻어지는 것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너무 신중하다 보니 고민하는 사이, 좋은 자리도 여럿 놓치게 되었고, 시간이 갈수록 어느 곳이든 들어가기가 더 힘들어지는 듯했다.
그러던 중 오픈 준비로 공사가 한창인 가게에서 면접을 보게 되었다. 아직 현장은 정돈되지 않아 직접 확인할 수 없었고, 근처 카페에서 사장님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커피는 이미 많이 마셨다 하니 사장님께서는 굳이 녹차라테와 치즈케이크를 시켜주셨다. 마주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오픈 예정인 가게를 보러 가자고 하셔서 흔쾌히 공사 중인 가게로 이동했다. 가게까지 걸어가며 나눈 대화는 왠지 남다른 기분을 주었다. 처음 보는 사람이 아닌 듯,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처럼 대화가 술술 이어졌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띠나 별자리를 크게 따지지 않으려 해도, 기묘하게도 나와 잘 통하고 가까워지는 이들을 보면 그 자리에서 그런 인연을 떠올리게 된다. 아니나 다를까, 사장님은 용띠라고 하셨다. 게다가 천주교 신자라 하시니, 갑작스럽게도 긴장이 풀리고 낯섦은 사라졌다. 마치 오랜 지인처럼 속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주고받았다.
가게를 둘러보고 돌아가려는데, 사장님께서는 뭐라도 먹고 가자며 근처 치킨집으로 향하셨다. 그렇게 또 한참을 마주 앉아 깊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오래된 친구처럼 마음 깊은 곳에 켜켜이 쌓여 있던 속내까지 꺼내며 대화하니, 시간은 어느새 자정을 넘어 있었다.
성남으로 들어가는 차가 있으면 타고, 아니면 택시를 타겠노라 했지만 사장님은 한사코 본인 차로 집 앞까지 데려다주셨다. 편히 도착한 뒤 감사 인사를 올리고 잠자리에 드는 순간, 참으로 신기하면서도 감사한 만남이라는 생각이 몰려왔다.
다음 날, 긴 고민 끝에 함께하지 못한 죄송한 마음을 담아 문자를 드렸다. 그런데 답장에는 "언제든 열려 있으니 필요할 때 연락하라"는 따뜻한 말씀이 적혀 있었다. 순간 마음이 뭉클했다. 단순히 일자리를 넘어 개인적으로도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잠깐의 면접 자리였지만, 거의 6시간을 넘게 함께하며 나눈 시간은 신이 주신 선물과도 같았다. 덕분에 오랜만에 또 한 명의 천사를 만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사장님 번창하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조용히 마음속으로 기도한다.
"하느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