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차
살아가면서 용서받고 싶다기보다, 진심을 다해 얼굴을 보며 사과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나는 스물 후반에 영어 학원을 운영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원장으로서의 기본적인 마음가짐이나 조직을 이끌 리더로서의 자질은 부족한 채, 단지 5~6년간 강사로 지내며 쌓아온 노하우(학부모와 학생 관리 정도)에만 의지한 채 덤벼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중 K 선생님은 키가 크고 성격이 온화한 분이었다. 나이가 있었음에도 다른 선생님들과 잘 어울렸고, 맡은 일을 묵묵히 해내셨다. 다만 내가 요구하던 빠른 일 처리나 판단에서는 다소 부족해 보였다. 그러다 보니 내 잔소리와 꾸중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그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간극이 점점 깊어졌다. 지금 돌이켜보면 모든 것은 내 오만 때문이었다. 운영자로서 선생님을 온전히 믿고 맡기기보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 손을 거쳐야 한다’는 집착 속에서 선생님을 신뢰하지 못한 것이다. 잘한 일은 칭찬하고, 부족한 부분은 차분히 요청했어야 했는데, 나는 오로지 채찍질만 하는 원장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원생은 계속 늘었지만, 나는 일의 중첩과 스트레스로 쉽게 지쳐갔다. 체력은 한계에 다다르고, 욕심만 앞서 모든 것이 과부하 상태였다.
그러던 어느 날, 정확히 무슨 일 때문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K 선생님이 또 실수를 하셨고 나는 끝내 화를 참지 못하고 노트북을 던지고 말았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부끄럽고 후회스러운 일이다. 당시 K 선생님의 마음이 어땠을지, 만약 내가 그런 상황을 겪었다면 얼마나 깊은 상처를 받았을지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먹먹하다. 아이들과 부대끼며 수업을 하는 일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었을 텐데, 원장은 매번 화만 내고 있었으니 그 직장을 누가 붙잡고 싶었겠는가. 게다가 원래 허리가 좋지 않았던 K 선생님은 병원이라며 전화를 주셨고, 그 후로 다시 볼 수 없었다.
만약 지금 K 선생님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다. 운영자로서의 미숙함과 오만함으로 너무 큰 상처를 드린 점, 정말 죄송했다고. 지금은 마음이 단련되었고 사람을 아끼고 챙기는 마음도 커졌다고. 언젠가 다시 뵐 수 있다면 그때는 정성껏 언니처럼 따뜻하게 대하며, 진심을 다해 따스함을 나누고 싶다고 전하고 싶다.
당신은 누군가에게 용서받고 싶은 일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 이야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