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일 차
아버지와 함께한 마지막 여행이었다. 아버지는 파킨슨 진단을 받고 한동안 열심히 운동하시며, 엄마와 함께 손잡고 여행 다니시기를 꿈꾸셨지만 몸은 점점 더 굳어져 갔다. 가족의 논의 끝에 여름휴가를 울산에 있는 언니네 가족과 함께할 겸, 울산으로 2박 3일 여행을 계획했다. 당시 임산부였던 여동생 네 가족만 제외하고, 부모님과 4남매 가족이 모두 함께하는 여행이었다. 아버지는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휠체어 없이는 거동이 불편하셨기에, 온 가족은 아버지를 챙기느라 여념이 없었다.
숙소는 울산에 사는 형부가 예약한,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바닷가 전망 펜션이었다. 그곳에서 편안히 지낼 수 있었고, 현지 맛집만 골라 울산의 유명한 밀면, 간장게장, 킹크랩 등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었다. 아버지와 함께한 태화강 십리대숲 산책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되었고, 숙소 앞 바닷가에서 바라본 저녁놀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특히 펜션에서 맞이한 일출은 석양빛을 넘어서는 수많은 색과 빛으로 여행의 절정을 이루었다.
여행 마지막에 들른 정자항에서 지으신 아버지의 웃음을 떠올리면 지금도 행복하고 벅차오른다. 다시는 함께할 수 없었던 아버지와의 소중한 마지막 여행. 어떤 여행도 그 순간을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가족과 함께하면서 편안하고 환하게 웃으시던 아버지를 다시 한번 가슴에 담는다. 이 순간 아버지가 너무 많이 그리워진다. 눈물 나도록.
당신의 가장 소중한 추억은 무엇인지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