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체 박유하 '나는 죽을 때까지 빛나기로 했다'(바이북스)
"나는 나일 때, 당신은 당신일 때 가장 빛나고 아름답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유관순 열사, 안중근 의사와 같은 위인들이다. 그들은 시대의 부름 앞에 자기 신념을 굽히지 않고, 모진 고문과 죽음 앞에서도 꿋꿋이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길을 걸었다. 그런 삶은 언제나 나에게 존경의 대상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이가 들어 갈수록 가장 깊은 존경과 경외의 감정을 품게 되는 사람들은 일상의 전선에서 묵묵히 살아가는 ‘엄마들’이다.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돌보고, 사회 속에서 자신만의 일을 지켜가며 동시에 자기 계발의 끈을 놓지 않는 여성들. 그들은 대단한 성취를 과시하지 않아도 이미 빛나고 있다. 그들의 삶의 결은 투쟁과 헌신, 그리고 꾸준함으로 짜여 있다. 그들을 볼 때마다 ‘존경’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입 밖으로 새어 나온다.
나 역시 한 사람의 여성으로, 늦은 나이에 나를 찾기 위해 부단히 몸부림쳐왔다. 혼자라는 이유로, 혹은 나이 들었다는 이유로 멈추고 싶던 순간마다 나는 ‘나의 길’을 향한 믿음 하나로 버텨왔다. 인생 1막이 학원 강사로서의 시간이었다면, 인생 2 막은 책과 글과 함께 살아가는 삶이다. 지난 2025년 하반기는 급물살 같은 재정비의 시간이었다. 필사와 독서, 글쓰기를 통해 서서히 나 자신을 새롭게 빚어왔다. 그리고 그 속에서 만난 한 권의 책, 비체 작가의 『나는 죽을 때까지 빛나기로 했다』는 내 마음 깊숙이 불을 지폈다.
책을 덮은 뒤에도 오래 남는 문장은 “빛나는 삶은 거창한 성공의 결과가 아니라, 매일 조금씩 자기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의지의 누적”이라는 메시지였다. 비체 작가의 글에는 스스로를 단단하게 일으켜 세우는 ‘존재의 힘’이 있다. 그는 누군가의 시선이나 외부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선택한 길 안에서 묵묵히 걸어가는 법을 이야기한다. 그 여정은 화려하지 않지만 진실하고, 고요하지만 강하다.
나 또한 작가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브런치 작가로 활동을 시작하고, 공저 시집을 출간하며, 독서논술지도사 자격증까지 취득한 지난 25년 하반기의 일들은 새로운 인생의 문을 열어준 사건들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길 앞에서의 막막함과 두려움도 컸다. 비체 작가의 글은 내게 ‘괜찮다, 지금 이 자리에서도 너는 이미 빛나고 있다’는 응원을 건넨다.
<나는 죽을 때까지 빛나기로 했다>는 자기 계발서처럼 보이지만, 실은 ‘존재를 긍정하는 에세이’다. 작가는 ‘빛남’이란 타인의 기준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의 불을 꺼뜨리지 않는 일이라고 말한다. 나이, 상황, 주어진 역할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계속 이어가며, 매일 스스로를 조금씩 단련시키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각자에게도 그 가능성이 있음을 일깨워 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빛남’이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밝혀가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것은 내가 매일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필사를 하고, 계획안을 준비하고, 대학원 준비를 하는 시간 속에 이미 자리하고 있었다. 돌이켜보면 인생은 언제나 스스로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때로 길을 잃고 방황하기도 하지만, 그 모든 경험이 결국 나라는 사람을 완성시켜 준다는 것이다.
“죽을 때까지 빛나기로 했다"라는 문장은 이제 나의 또 하나의 다짐이 되었다. 나이를, 상황을, 세상의 틀을 핑계 삼지 않고 끝까지 배우고, 쓰고, 성장하는 삶. 작가의 이야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자기 길을 찾아 걷고 있는 수많은 여성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위로처럼 다가온다. 누군가의 평가를 받기 위한 삶이 아니라, 스스로의 행복을 채우고 자신이 자기 삶과 마주할 때 비로소 진정으로 반짝일 수 있음을 일깨워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