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산책이라는 단어는 나에게 행복을 주는 단어야. 나는 전생에 바람이었을지도 몰라. 늘 어디든 떠나고 싶어질 때가 있거든. 누구나 그렇겠지만 말이야. 푸르름이 가득한 초원에서 나는 나무의 향기를 맡고 싶어지고, 졸졸 흐르는 물소리에 자꾸 귀 기울이게 돼. 그리고 온갖 꽃들이 가득한 들판을 걷다 보면, 세상만사가 다 행복이고 편안함으로 다가와. 그 순간만큼은 내가 세상 모든 것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그래서일까. 바람으로 살아가는 삶은 늘 자연과 함께 산책하는 기분이 아닐까 싶어.
그럴 땐 괴로움도, 고통도, 외로움도, 상처도 점점 멀어져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버려. 그러면 나는 천사들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듯한 기분에 빠져들어. 마치 쇼스타코비치의 왈츠 음악에 맞춰 자유롭게 춤추는 기분처럼. 나는 늘 바람의 아련함을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인 듯해. 바람이 부는 날에는 멈춰서 그 바람을 온몸으로 느껴보기도 해. 그러면 행복한 기분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가득 차오르거든.
이런 나를 온전히 바라봐주고 내 감성을 이해해 주는 사람은 많지 않아. 그래도 내 곁엔 이런 나를 응원해 주는 이들이 있어서 참 고마워. 살아가면서 언젠가는 나와 닮은 영혼을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하는 날이야. 이런 내 마음, 너는 이해해 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