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AnnE에게

케이크

살면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참고 견뎌야 할 때, 괴로움보다 더 깊고 조용한 울적함이 찾아오는 것 같아. 나는 달콤한 것들을 무척 좋아했어. 빵, 초콜릿, 그리고 케이크, 한 번은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2호 케이크 한 상자를 혼자 먹은 적도 있어. 그리고 친구들과 외식 후에는 꼭 디저트와 커피로 마무리하곤 했지.

40대까지는 큰 문제없었지만, 중반을 넘어 건강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한 거야. 그때까지 꾸준히 40kg 대를 유지하던 체중은 갑상선 문제 이후 60kg을 넘기도 하면서, 반복적인 쪘다 빠졌다 하는 체중 변화와 혼란 속에 나 자신이 낯설게 느껴지기까지 했어. 한동안 스스로를 받아들이지 못해 많이 힘들기도 했어.

잃어보아야 비로소 자신을 자각하고, 삶의 패턴을 되돌아보게 되더라고. 그 과정에서 반성하고, 더 나은 나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어. 이제는 좋아하던 초콜릿과 케이크도 참으며 건강을 챙기고 있지. 하지만 정말 견딜 수 없을 때는 하루를 정해 진한 커피 한 잔과 케이크 한 조각으로 스스로에게 작은 보상을 주기도 해. 그 순간만큼은 작은 행복을 느껴, 그런 시간이 가끔은 삶을 지속하는 힘이 되기도 해.

앞으로도 살면서 아주 가끔,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내게 작은 보상을 해주고 싶어. 건강을 잘 유지하면서 말이야. 그 행복이 삶에서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오늘이야.


*그런 의미로 나랑 진한 아메리카노 한 잔과 조각 케이크 함께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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