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글을 잘 못쓰겠다. 예전에 어떻게 그렇게 쓰고 싶은 말이 머릿속에서 술술 나왔던 것인지 신기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예전에 썼던 글들을 읽어보면 분명 내가 썼던 글들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내가 썼었을까, 나를 의심한다.
어떻게 그렇게 글을 잘 쓸 수 있었지? 어떻게 그렇게 하고 싶은 말이 머릿속에서 술술 나올 수 있었을까.
일도 꾸준히 해야 실력이 느는 것처럼, 휴가를 길게 쓰거나 휴직을 길게 쓰면, 하던일도 까먹고, 걱정이 슬슬 되기 시작하면서 자신을 의심하게 되던 지난 날을 잊었던가. 글쓰기 연습을 게을리 하니, 글을 잘 안써지는 너무도 너무도 당연한 원인과 결과의 쳇바퀴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교묘히 빠져나가려는 나의 간사함이 엿보인다. 꾸준히 써야 실력이 들고, 자신을 의심하지 않게 된다.
무엇에든, 꾸준함과 노력이 필요하다.
의심을 하게 되는 순간, 조급함이 생기고, 조급함이 생기는 순간, 몰입이 되지 않고, 몰입이 되지 않는 순간, 다시 조급함과 의심의 톱니바퀴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그러니, 이 순간, 내게 필요한 것은 의심하지 않는 선택이다.
자신을 믿는 가운데, 행동해야 한다.
무조건 적으로 글을 써 나가자.
연습만이 살 길이다.
이런, 나에 대한 의심은 종교에 대한 의심과도 결이 비슷하다.
능력이란것이 어떤 사물처럼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내재되어 있는 보이지 않는 나의 능력을 믿는 것과 같이, 신에 대한 믿음 역시 마찬가지이다.
신이 실제로 존재하는가, 인간이 이성으로 절대 파악할 수 없는 것으로 추정되나, 그러나 자신이 체험한 여러 정황들의 전체적인 총합 아래, 믿음에 대한 선택이 이뤄진다. 신을 믿을 것인가 말것인가.
믿음은 인간의 선택이 아닌 신이 주시는 것이라며, 굳건이 어려움 없이 신을 믿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그녀는 여전히 믿고자 노력한다. 의심하는 가운데 믿음으로 가고 있다.
나의 능력을 의심하면서도 희망을 포기하고 있지 않듯이, 즉, 지금은 불안하고 힘겹지만, 궁국적으로 터널 끝에 빛이 있는 것을 아는 것 처럼, 신에 대한 나의 믿음 역시, 의심은 하고 있지만, 신이 있다면 그 존재를 보여달라며 종종 테스트를 하고 있지만, 그 존재를 절대 부정할 수 없음을 나는 사실 알고 있다.
즉, 어찌보면, 의심하는 척 하고 있지만, 신이 있을 수 밖에 없음을 나는 사실 믿는다.
그런데 이렇게 주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신을 믿음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은 양 자꾸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의심하는 척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 글을 쓰는 지금 갑자기 스스로 궁금해졌다,
믿기를 주저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새벽녘에 일어나 기도를 하며, 기도 아래 충만함과 감사함을 토로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의심하려 들고,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믿음을 종종 부정하는 태도를 보이는 이유가 과연 무엇인가.
믿음과 나란 존재는 필연적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는데, 현재 나의 모습이 불만족 스러워서 그런것일까.
종교적인 사람들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는 인식 아래 덮혀지기 싫은 이유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 같고.
나만의 편견 일 수도 있겠다만, 사실, 종교적인 사람이라 해서, 비종교인과의 삶의 방향성이나 태도 측면에서 별다른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겠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인격이 좋거나, 다른 사람들을 배려한다거나, 선하다거나 그런 차별적인 부분도 사실 드물기에, 요즘 세상, 신을 믿는다고 말하는 것에 스스로 당당하지 못해서 그런것인가.
요즘 종교란 참으로 개인주의 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내가 구원받기 위해서, 내가 잘 살기 위해서, 신의 보살핌을 받기 위해서, 나의 힘겨움을 기대기 위해서, 걱정 근심 고민을 털어놓기 위해서 등
개인적인 영역에서 벗어나 더 큰 틀로 팽창하고자 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잘 보지 못했다.
신을 앞세워 그것이 진리인 양 소리치는 이들로 부터 거부감이 드는 건 사실이고,
종교를 믿는다 하면, 신을 믿는다하면, 자신의 아름다움과 선함을 향기를 내뿜으로서, 다른 사람의 모범이 됨으로써, 그런 방향으로서 신을 알려야 하는 것일텐데.
그래서 내가 이렇게 주춤거리는 것인가.
모르겠다.
여하튼,
감정이란, 용수철 같이 튀기며 사람 마음을 널뛰게 만든다.
종종 별다른 근거 없는 의심이 쏫구쳐 널뛰면서 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는데
저 깊은 내면 속으로는 안다. 내 안에 밝게 빛나는 빛이 있고, 굳건한 무엇이 있음을
그리고 그것은 내가 믿는 신 안에서 성장 할 수 있음을.
이제는 똑똑이 안다,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안다.
선함과 굳건함 아래 향기를 내뿜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오늘 다시 결심한다.
앞으로 향해 나아가자, 무엇을 향해?
아직은 말 하지 못하지만 뚜렷한 목적과 목표가 있다.
실천만이 살길이다.
행복하게 나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