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달 간 많은 일이 있었다.
엄마 건강검진으로 폐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을 급작스레 확인 후 수술 전까지 가족들은 웃을 수 없었다.
지금은 감사하게도 다시 웃게 되었지만, 그 과정 속, 병에 걸렸다는 의사의 그 말 한마디가 얼마나 짙은 어둠의 그림자를 짧은 시간 내 얼마나 넓게 퍼뜨릴 수 있는지, 그리고 병에 걸렸다는 그 사실, only 그 자체가 인간의 생각에, 인간을 규정짓는 에고에 미치는 여파가 얼마나 큰 지 조금이나마 확인할 수 있었다.
어떤 상황에도 정신이 굳건하고 자연스럽게 버텨줘야 함을, 인생은 절대 내 맘대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너무나도 나약한 존재가 인간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항상 겸손하고 감사해야 함을 다시금 깨달았다.
또한
나의 엄마,
내가 엄마란 사람을, 그 존재 자체로서 그동안 사랑하고 있었구나, 새삼 확인할 수 있었던 감사하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래,
무슨 일이 생겨도, 기다려주지 않고 지나가는 것이 시간이고
그렇기에 이미 발생된 일들은 어찌저찌 그것들의 과정들을 걸쳐 결말을 향해 달려가고 인생은 여지없이 다시 흘러간다.
가족 구성원의 아픔은 가족 전체의 아픔과 고난이기에 내 건강관리는 내가 열심히 해야겠구나 이것이
이번일로 내가 얻은 최대의 숙제이며,
그렇게 한달간 드려졌던 어둠의 그림자는 안도감과 감사함으로 서서히 옅어지나 했으나, 그 끝에 매달려 이어진 아이들의 방학으로 나의 멘탈은 탈탈탈 끝까지 털려버렸다.
남편은 바빠서 휴가를 내지 못했고, 회복 중이신 부모님께 도움을 청할 수 없었다. 하루는 24시간이고, 1주일은 7일인데 윽, 2주란 방학 기간동안 나는 아이들과 매순간 붙어 있어야 했고, 그 만큼 사랑도 덕지덕지 겹겹이 두터워졌지만, 함께 야기되는 자녀 사랑의 양면성, 짜증지수도 시간에 비례해 점차 머리끝까지 차올라 갔다.
그러나 인생은 언제나 희망이 있기에 살 수 있는 것인가 ㅎㅎ
이번 주부터 시작된 아이들의 등원은 내가 다시 야호를 외치며 커다란 미소를 얼굴에 머금을 수 있게 해 주었고, 다시금 내가 사랑하는 나의 데일리 루틴, 고요한 나의 내면 세계로 빠져들어 올 수 있게 해주었다.
유치원 선생님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ㅎㅎ
잠시 뒤돌아보면 참으로 험난했던 2주간의 방학이었다.
차라리 회사라도 가지, 나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책상에서 바쁘게 일하던 남편의 등짝은 스매싱을 강하게 날리고 싶을 만큼 큰 ‘화’를 줄곧 유발시켰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지금 와서 보면 내 속이 왜 그리 좁았었나 싶다. 재택하는 남편을 쏘아보며, ‘왜 내가 혼자 해야 하나’ 줄 곧 정해진 답의 질문을 지속적으로 던지며 억울해 했는데, 그런 ‘억울함’이란 감정이 정당화될 수 있는 세계를 누가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징징거렸을까, 난.
사실, 6살 유치원생 남아 둘과 함께 하는 시간은 종종 참 힘겹다.
장난꾸러기 쌍둥이들과 쉼없이 함께하는 2주간의 방학 참으로 힘들었어요~ 하면 세상 대부분의 엄마들은 아이고, 쯧쯧. 끄덕끄덕 힘들었겠어요. 이것이 보편적으로 세상이 보는 남아 쌍둥이를 가진 엄마들의 현실이다.
근데 가만보면, 그 ‘현실’, 세상의 잣대 혹은 보편적 기준으로 세워진 ‘현실적’이란 말들을 조심해야 한다.
그 ‘현실’이란 세상의 눈이 주는 위안 아래 ‘힘들다’란 말을 안주삼아 살짝은 나태하고 뻔뻔한 마음가짐 속 파도처럼 철썩거리며 행동했던 내가 보이기에 말이다.
아이들과의 시간은 분명히 힘들지만, 그럼에도 추억이고 의미가 주어지며 틈틈이 현재를 받아들이는 마음가짐과 행동에 대한 선택의 기회들이 주어진다. 힘들다, 힘들다 생각하고 말하는 순간 그것은 그대로 나의 미묘한 ‘현실’이 되고, 모든 것을 감사히 여기고 즐겁게 받아들이면 또 다른 하나의 선물로 내게 다가오는데 말이지. 특히 아이들과의 힘겨움은 항상 사랑으로 넉넉히 보답되는데.
잠깐이라도 남편과 눈이 마주치면 힘들다 란 표시를 온몸으로 표현하려 했던 나를 되돌아보며, 실제 그런 행위가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었나 싶다.
시간은 어차피 흘러가고, 6살 여름방학은 이미 다시 오라해도 오지 않는데 말이다.
결국,
몸이 아프든, 상황이 힘들고 어렵든, 주위 상황 일들에 휘말려 내 스스로가 오락가락 흔들리지 않으려면, 나의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나의 내면을 오롯이 잘 들여다보며 그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들을 스스로 먼저 찾는 노력이 첫번째구나. 이것이 첫번째 우선순여야 하는구나. 교훈을 얻었다.
세상의 눈과 말, 그리고 나의 나태함과 두려움이 종종 머리를 들쳐 올려 나를 통제하려 밑밥을 깐다. 게으르고, 나약하게 ‘어쩔수 없다’, ‘어쩔 수 없었다’란 말을 내뱉으며 핑계를 만들고, 그것들에 대한 책임을 세상에, 다른 사람들에게 전가시키는데,
그러나 저러나 그것들은 결국 모두 내 손해로 이어진다.
시간은 흘러 흘러 가고,
현재, 지금에 충실하게 잘 집중하며 살아가자. 내 몸 관리는 내가 하고.
이게 잘 사는 가장 기본적 원칙 중 원칙인가보다.
하늘과 구름처럼 아름답게 살아가자.
너무 예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