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다, 아니다
했는데도, 아침에 책상에 앉아서
내가 일했던 업계 취업공고를 보고 있다.
그리고 상상하고 있다. 다시 들어가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나의 과거 직업과 업무가, 그때 그리 싫다고 했을 만큼, 재미없는 업무가 아니였던 것 같다.
충분히 매력적인 지식 쌓기와 능력 향상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것들이 내 앞에 널부러져 있었음에도
그 기회의 보석들을 훑을 수 있는 눈이 없었던 것 같다.
더욱 더 능동적으로 했다면 높이 올라갈 수도 있었고, 좋은 포지션이였기에 해외로 나갈 기회도 충분했는데, '하기 싫다' 라는 생각 하나로, 그것들의 가치를 충분히 보지 못했다.
항상 손에서 놓쳐봐야, 그것들의 진가를 알아보는 법.
20대 중반 취업한 이래로, 15년을 줄 곧, 나는 이 일이 싫다, 다른걸 하고 싶다는 울부짓음 속 버텼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일은, 이뤄질 수 없는 사랑같이 앞에 놓여진 장애물 같은 거였기에,
그 우물에서 벗어날 생각만 했을 뿐,
그 우물이 다른 우물에 비해 얼마나 깊고 아늑한지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세상 돈 버는 일 중, 쉬운일이 어디 있으랴.
어렸을때부터 여러 가지 일을 해봤더라면, 그 일도 그저 수 많은 일 중 하나고
돈 버는 행위 자체는 뭐든지 쉽지 않다는 것을 지혜롭게 인지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
아마 어쩌면, '돈 버는 일' 에 대한 힘겨움을 '그 일'에 대한 힘겨움으로 착각하며 15년을 살아왔을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도 오늘 아침 처음 들었다.
어차피 돈 버는 것이 목적이라면, '굳이' 그 일만 할 필요가 있나.
확장성 있는 온라인 셀링을 한번 해보자
과감하게 퇴사하고, 아무것도 없는 여기로 왔고
유튜브나 카페, 블로그를 보면
이십대 중반에 성공한 사업가들이 여기저기 널렸는데,
나의 열의, 의욕 부족, 조급증이 문제인 건지
참 쉽지 않다.
어찌됐든, 퇴사하고 여기로 온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
과거 직장인 시절 널부러져 있었던 보석같은 기회를 내가 못봤다면, 볼 수 없었던 합당한 이유가 그때 내게 있었고,
착각이였던 현실도피였던 싫어서 보지 못한 건 어쩔 수 없는 거다.
그러니 사실 억울할 것도 없다.
안 그만 두었으면 여전히 찡찡대로 있을 테니.
몇 년이 지나 지금을 돌이켜봐도, 과거가 된 지금 상황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가 남을 수 있겠지.
인간은 왜 항상 현재는 제대로 못 보고, 지나고 봐야 그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힘이 생길까.
왜 신은 인간에게 이런 능력, 사고의 패턴을 주신걸까?
지금의 깨달음으로 과거를 보면, 과거가 아쉬울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사실, 아쉬워할 필요도 없지.
과거를 지나 현재의 선택에 의해 배움과 깨달음이 생겼으니, 그렇게 과거의 가치를 볼 수 있는 눈이 생긴거니깐.
이 또한 거저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나의 선택이 이런 교훈을 내게 선물한 거지.
신이 인간에게 이런 사고의 패턴을 주신 이유는,
이렇게 과거 속 교훈을 얻어 조금씩 성장해 나가라고, 그러면서 삶을 배우라고.
이런 거 아닐까.
궁국적인 삶의 목표가 삶을 배우는 것이라 생각함에도
하기 싫으면 안할 수 있는 온라인셀링이란 직업의 자율성이
한순간 단점으로 변해 나는 점점 조금씩 게을러지고
그와 함께 돈은 점점 아쉬워지니 과거를 너무 미화해대며, 또 다시 현실 도피에 대한 Excuse 를 찾아 대는 건 아닌지.
간사하게 굴고 있다.
인간은 절대 객관화 되어 세상을 볼 수 없고,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으며,
마음이란 요동치는 파도앞에서 여기저기 휩쓸려 다니며 시간을 낭비하기 십상이다.
인간은,
한 우물에서 가까스로 기어 빠져 나오면,
스스로 다른 우물로 다시 기어 들어가 허우적 거림을 반복하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자꾸 주입하며 나를 추스리려 하는 것 같은데,
조급해 하지 말자.
게으르게 굴지 말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자.
그러면 하늘이 내게 말해주는 것이 있다.
그것을 믿고 따라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