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사직 때 팀장에게 석고대죄 필요성
상황이 이해가 잘 안되어 조언을 구하고 싶어요.
응급사직은 회사에 미안한 게 맞고, 교육 진행해준 상사가 있다면 그 또한 죄송한 일입니다.
But, 멍석까지 깔고 닭똥 같은 눈물 펑펑 흘리면서, "폐만 끼치고 나가서 송구하다..." 팀장한테 그럴 필요 있을까요?
팀장도 같은 직원
회사 팀장 꺼 아님
팀장과 성향이 안 맞아 (* 솔직히 안 맞는 정도가 아니라 잠시도 같이 대화하는 게 힘들었어요..) 조기 퇴살 하게 됐는데,,
"우리가 얼마나 시간상으로 손해를 봤는 줄 알아요?"
트레이닝 동시에 실무에 투입되어 일은 물론이고 야근까지 했는데, 말씀이 과하시다 대꾸하려고 하다가 잠시 생각하고 맞받아 쳤어요.
"저 역시도 여기 입사하기 까지 몇 차례 면접을 봤고, 오퍼 레터 나오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 대기를 했고 다른 곳 제안도 거절하고 왔습니다. '우리'가 손해 봤다, 라고 말씀하시는 거 불쾌합니다"
우리?
회사는 팀장님 꺼 아님
구독자님은 현재 일방적으로 해고통보를 받은 상황이에요.
회사 분위기에 못 맞춘다는 게 사유고요.
그리고 회사 측에서 대화를 유도하는 상황인데,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한 회사가 구독자님께 <죄송하다> 라는 말을 들으려고 한다면, 왜 죄송하단 말이 필요한건지 잠시 생각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실업급여 문제가 걸려 있으니 퇴사를 상호 협의 (* 뮤추얼 어그리먼트) 형식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 게 아닐지요.
그리고 독자님은 이 상황을 불쾌해하셔도 되요. 지금 회사가 계속 대화 테이블을 강요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만일 그 대화 테이블에 앉게 되면,
당황스럽다
명확한 해고 사유가 아니다
여기 입사하기 위해 다른 좋은 제안을 거절했었다
-라고 하셔야 합니다.
눈물 뚝뚝 흘리면서 "내가 부족했네" "내가 생각이 짧았네" "이렇게 대화 나눠보니 제가 피해만 끼친 것 같네" 이런 말 하실 이유가 없습니다.
"저 역시도 여기 입사하기 까지 몇 차례 면접을 봤고, 오퍼 레터 나오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 대기를 했고 다른 곳 제안도 거절하고 왔습니다. '우리'가 손해 봤다, 라고 말씀하시는 거 불쾌합니다"
이렇게 딱 부러지게 얘기하고 난 다음 어땠냐면...
그 팀장님께서 열 받은 거 진정됐을 때 이러셨어요.
"사노씨 입장에서도 시간 낭비한 건 생각을 못했다"
그 팀장님과 일하는 매우 짧은 기간동안, 그에게서 나온 말 중 가장 이성적인 대화가 나의 당혹스러움에 대한 감정을 분명하게 전달한 후에 이뤄졌습니다.
사실이잖아요.
이 회사에 입사하기까지 적지 않은 노력, 많은 시간, 더 좋았을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왔다고 말씀하셔도 됩니다.
즉, 팀장에게 석고대죄 하실 필요 없습니다.
- end (2024.4.24 발행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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