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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훤한 숲 Sep 10. 2023

40대 쌍둥이 맘의 슬기로운 육아생활

프리랜서 엄마의 이중생활

이전 글에 썼다시피 나는 프리랜서다.


전업주부나 워킹맘이 보기엔 어쩌면 부러워할만한 직업일 수도 있다.


워킹맘보다는 아이들과 시간을 더 많이 보낼 수 있고, 전업주부보다는 수입 창출이 가능하고 일을 하는 동안은 아이를 돌보는 시간이 적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듯이 프리랜서 엄마도 고달픈 점이 많다.


우선은  일하는 시간이 일정하지 못하니 수입이 불안정하다. 겨우 내 용돈 벌이로 끝날 때가 많아서 남편에게 경제적으로 의지를 많이 해야 한다. 또 수입면이나 일하는 시간도 일정치 않다 보니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다. 게다가 나는 재택근무라 더더욱 정부에서 정한 여건이 되지 않아 돌봄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정부 지원 없이 도우미를 부르면 쌍둥이라 곱하기 2를 해야 돼서.... 그래서 더더욱 많은 일을 할 수가 없다. 일을 많이 못하니 도우미를 고용할 수 없고 내가 하니 일하는 시간이 또 적다. 계속 악순환.... 그래서, 지금은 당장 내가 생활 전선에 뛰어들 만큼 경제적으로 곤궁한 것은 아니기에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단점으로는 쉬는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평일에는 남편의 퇴근이 늦어 내가 거의 독점유아를 하는데 주말에 남편이 아이들을 데리고 시어머니 집으로 간다. 원래라는 토요일은 내가 육아를 쉬는 날인데 (육아만 쉰다) 일이 들어오면 일을 하느라 꼬박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야 한다. 평일도 마감을 쳐야 하니깐 애들 어린이집에 가 있거나 애들이 잠든 후에 일을 하는데... 이런 날들은 정말 남편 얼굴 보기가 힘들다. 취침시간이 늦어지니, 아침에 일어나면 온몸이 천근만근... 그리고 난 40대 중반... 아무리 운동을 해도 28개월짜리 쌍둥이 육아를 하고 있으니 체력은 항상 달리는 기분...


결국 일이 너무 많으면 결국 시골에 계신 친정 엄마께 도움 요청을 하는데, 친정어머니도 몸이 편찮으셔서 우리 집에 계시는 걸 버거워하신다. 에휴... 내가 죄인이다. 죄인......


어쨌든 경력이 단절되면 다시 일을 하기가 시작하기가 힘드니깐 꾸역꾸역 했는데 8월은 정말 힘들었다. 아이들의 어린이집 방학과 휴가가 있었고 (24시간 육아모드라 일을 할 수 없음) , 일이 몰아쳐서 들어와 몸도 마음도 무척이나 힘들었다.  이런저런 일들을 처리하고 나니 그래도 지금은 좀 살만하다. 그러니 이렇게 브런치에! 


일이 몰아치면서 다른 친구 워킹맘들은 어떻게 일하면서 애를 키우는지 새삼 대단했다.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체력도 체력이고, 일과 가정의 균형을 잡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운 것 같다. 

나는 일을 핑계로 친정 엄마 찬스를 써서 잠시 육아 현장에서 피할 수 있었다(일하는 동안 차암  행복했다). 전업주부들을 이렇게 잠시 피신할 시간도 없는데... 


사람이 살면서 모든 것이 좋을 수 없듯, 나 또한 그렇다. 어찌 보면 장점인데 또 다르게 보면 단점이다. 워킹맘처럼 수입이 높지 않고, 전업주부의 잠시 쉬는 시간이 사라진다. 하지만, 수입이 쪼금 생기고 육아에서 공식적으로 도피할 수 있다. 프리랜서라서 가능한 일이다. 단점만 보면 뭐 하리? 불만만 생기고 스트레스만 쌓인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또 불안해지니깐 (프리랜서의 숙명)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지. (저를 찾아주신 클라이언트들 감사합니다)  


주말마다 일하느라 바빴는데 모처럼 한가로우니 이상하다. 그동안 밀린 영어공부를 해치우고 집안일을 하고 다음 일정을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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