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vs 디자인 연구자
디자이너.
아이들이 영어단어를 처음 접할 때 기본 직업군 중 하나로 배울 정도로 매우 친숙한 직업군입니다. 영어단어 그림책에서 묘사된 '디자이너'의 모습은 대부분이 화가 모자(일명 빵모자)를 쓰고 있고, 붓을 손에 쥐고 있습니다. 마치 아티스트와 동일시되는 모습이죠.
아이들의 책뿐만이 아닙니다. 구글에 ‘디자이너’라는 키워드로 이미지 검색을 해 보면, 상위 20개 이상의 이미지가 연필 혹은 마커를 들고 '신기한 무언가'를 생성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이유일까. 조모임을 자주 하는 대학생들에게서는 이러한 말을 번번이 들을 수 있습니다.
“디자인과 학생이요? ppt 엄청 예쁘게 만들잖아요. 조모임 할 때 같은 조 되면 정말 좋아요.”
디자이너에 대한 일반적 인식
그렇습니다. 디자이너에 대한 일반적인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대부분 아래와 같습니다.
-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사람 = 신기한 것들의 창조자
- 사물들을 예쁘게 탈바꿈하는 사람 = 비주얼의 마법사
이러한 특징은 SNS, 혹은 디자인 블로그에서도 확연히 반영됩니다. '디자인'이라는 키워드와 연관된 대중적인 비평 및 에세이들은 대부분이 산업계 기반의 디자인 실무, 디자이너의 경험담, 디자인 작업물에 담긴 스토리, 혹은 디자인 결과물 중심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디자인의 전부는 아닙니다. 현재 디자인을 표현하고 있는 다수의 매체들이 아티스트적인 디자인 행위, 혹은 결과물에 대해서 묘사하고 있지만, 남들을 놀라게 할만한 '눈에 보이는 새로운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디자인의 분야에서 할 수 있는 전부는 아닙니다.
디자인 연구자
디자인 분야에 대해서 연구를 하며, 사람들에게 보다 멋진 가치를 전달하는 디자인에 대해서 방법론적, 결과론적, 분석적 관점을 가지고 탐색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융합학문으로 자리 잡으며, 다양한 학계지식과의 통섭적 사고를 통하여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디자인 연구 최종 목표는 '사람들에게 더 좋은 경험을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지식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 디자인 작업물을 포함한, 디자인 가이드라인, 프로토타입, 지식 모델, 프레임워크 등 다양한 결과물을 활용하여 디자인 분야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연구에 대한 가치를 알아보자
4차 산업혁명의 시대라는 21세기에는, 디자인 연구의 중요성이 특히 더 극대화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술은 점점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이에 따라 미래에는 사용자가 상상해보지 못한 경험과 서비스가 제시될 것이 확실합니다. 디자인 연구는 이러한 맥락에서, 새로운 기술과 사용자의 접점을 찾아 가능성을 발굴하는 데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의 디자인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디자인이 어떤 관점으로 해석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제시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기업에서 진행하는 디자인 연구는 회사 기밀로 외부 유출이 되지 않고, 학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디자인 연구는 일반인들에게 홍보가 되지 않아,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디자인 연구에 대하여 생소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아 보입니다.
앞으로 이어질 포스트에서는, 아직까지 대중들에게 간과되고 있는 디자인 연구자의 역할, 디자인 연구의 내용들과 가치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디자인이면, 결과물이 중요하지 연구가 왜 필요해? '라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소개할 디자인 연구의 발전 과정과 사례들을 바탕으로, 디자인에 대한 사고방식의 틀을 조금 넓혀주었으면 합니다. 또한, 디자인 분야에도 '실무'뿐만 아닌 '연구'라는 접근이 충분히 가능하고 가치 있다는 사실 또한 인지하고,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