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순이 집을 떠나다.

50세에 떠나는 첫 해외여행

by 봄물

나와 딸, 친구와 딸 이렇게 떠나는 대만 여행이 시작되었다.


'올해는 꼭 여행을 가야지!'라는 다짐으로 시작된 여행은 아니다. 그냥 이야기 끝에 우연히 계획된 여행으로 40대 후반까지 해외여행 한 번 못 가본 나를 위해 친구가 ' 그럼 가자! ' 해서 시작된 여행이다.


우선 회비 통장을 만들어 50,000원씩 모으기 시작했다. 여행일자를 정하고 돈을 모으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우선 돈을 모으면 가게 되겠지라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처음 친구와 나 둘로 시작된 여행계획에 딸들과 함께 하기로 하면서 여행시기를 정하게 되었고 회비도 200,000원씩 모으기 시작했다.

그렇게 반년을 모았다.


친구는 자주는 아니더라도 때마다 해외여행을 나갔던 터라 자연스럽게 이번 여행의 전반적인 사항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나갔다. 여행의 여자도 모르고 여권도 없는 나와 딸은 여권부터 시작해야 하니 여행에 대해 나보다 더 잘 아는 친구에게 모든 것을 넘겨버린 나의 탓이기도 했다. (미안하다 친구야)


나와 친구의 연차일을 2024년 1월 첫 주로 맞추고 자유여행이니 치안이 좋은 나라를 찾아보았다.

그 시기에 가성비가 좋은 곳은 일본이었다. 안전하고 비행기 값도 제일 쌌고 가까워서 이동시간도 좋고 하여 일본으로 정했다. 그러나 너무 안타깝게도 우리의 여행 일정에 일본의 상황이 도와주지 않았다. 신년 첫 주는 일본의 상점이 쉬는 곳이 많아 구경할 곳이 별로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른 곳을 알아봤다.


우리는 두 번째 여행지로 대만으로 정했다. 그 당시 비행기 값이 가장 저렴하고 치안도 좋았고, 겨울이지만 춥지 않아 다니기에 불편하지 않았으며 물가도 우리나라와 비슷해서 어려움이 없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친구 동생이 얼마 전 대만을 다녀와서 너무 좋았다고 추천도 했다. 도움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고.... 이렇듯 여행지를 빠르게 정하고는 이후 모든 것은 친구와 친구 딸이 진행했다. 그리고 기분 좋게 한마디를 했다.


" 이번 여행에 너의 꿈을 펼쳐 ~ 아무 소리도 안 하고 따라다닐 테니 네가 하고 싶은 것 다 해! "




친구와 친구의 딸은 MBTI 파워 대문자 J이다. 나와 딸도 J이지만 P 같은 J 인지라 계획은 크게 크게 짜고 잘 변하기도 한다. 친구는 MBTI의 "I"이고 친구의 딸은 완전 대문자 "E"이다. 나와 나의 딸은 극 "I"이다. 갑자기 여행 구성원들의 MBTI를 말하는 이유는 대문자 파워 "E"와 "J "인 친구의 딸이 여행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친구의 딸은 정말로 자신이 하고 싶은 모든 것을 다 계획하는 듯했다. 대만의 타이베이를 중심으로 여행 코스를 계획했고 그에 대한 동선, 여비, 시간 등등 자유여행임에도 패키지여행 같은 계획서가 2~3번 왔다 갔다 했다. 모음 통장의 내역에는 예약금이 나갔다 들어왔다 취소되었다 했다. 계획서는 장소, 시간, 날짜, 이동경로, 드는 비용 등 등 세밀하게 자료를 조사하여 체계인 계획표가 세워져 있었고, 시간 단위로 이동해야 할 곳들이 다 적혀 있었다.

옴마나... 큰 일이다. 첫날 도착하면서부터 새해맞이 타이베이 101 타워의 불꽃놀이를 관람하러 24:00까지 가야 한다. 새해맞이 카운트 다운을 해야 한단다. 사실 나와 딸은 꼭 가고 싶은 한 곳만 빼면 어디가 어떻게 바뀌던지 크게 상관은 없었지만 집순이인 나는 좀 덜 돌아다니고 좀 덜 사람들을 만났으면 했지만, 첫날부터 사람들이 부대끼는 그곳으로 가야 한다.


보기만 해도 빡빡한 일정들, 이 계획을 다 소화해 낼 수 있을까... 하는 나 자신에 대한 의심도 들었다. 하지만 꿈을 펼치라며 모든 하고 싶은 것은 다 하라며 큰소리쳤으니 최선을 다해 불평불만 없이 3박 4일을 지내자 또다시 홀로 다짐을 했다. 혼자가 아니고 딸도 가고 지란지교 같은 내 친구도 가니, 모든 것을 즐겁게 감내하며 지낼 결심을 가지고 여행길에 올랐다.


그렇게 해외 첫 여행이 시작되었다.

KakaoTalk_20240515_163647814.jpg 대만을 향한 씩씩한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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