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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봄 Sep 12. 2023

두 아이와 함께하는 영국 여행 1. 일정짜기

말레이시아에 오고 처음으로 맞이하는 긴 5주간의 방학.

아이들과 뭔가 의미있는걸 하고 싶은데 무얼할까 고민하다가 영국 여행을 결정했다.

지금 아이들이 British 학교에 다니고 있기도 하고, 유럽 여행을 가고 싶기도 했고, 무엇보다 휴직 중인 지금이 아니라면 길게 여행 가는 기회를 다시 만들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우리의 여행기간은 3주.

일정을 세울때 가장 먼저 알아보고 확정한건 아이들의 축구캠프였다.

아직 만으로 6살, 8살 밖에 되지 않은 두 아이를 데리고 걷고, 보고, 또 걷는 관광은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현지 아이들과 함께하는 캠프를 경험시켜주고 싶었다.


축구캠프 신청하기

이것저것 알아본 바, 영국에서 규모가 큰 캠프는 아래 두 가지였는데 두 캠프 모두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성격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1. Camp beaumont

https://www.campbeaumont.co.uk/


2. Super Camp

https://www.supercamps.co.uk/


어디가 괜찮을까 둘러보던 중 엄청난 캠프를 발견하고 말았다.

바로 "첼시 파운데이션의 풋볼 캠프"!!!!!!!!!!!!!!!!!!!!!!!!!!!!!!!

1년 365일 축구를 하고 싶어하는 두 아들에게 이보다 더 완벽한 캠프가 또 있을까.

이걸 발견하는 순간 내가 더 신이 났다.


첼시 풋볼캠프는 다양한 곳에서 진행되고 있었는데 'Find a Venue'를 눌러 축구가 진행되는 지역을 먼저 파악했다. 근데 이름만 봐서는 어느 동네인지 도통 알수가 없으니..또 구글맵을 열어 이게 대체 영국 어느 지역인지, 런던이랑은 얼마나 떨어져있는지, 우리가 일주일 동안 지낼만한 곳인지 하나하나 비교한 결과 Oxford 로 지역을 정하게 되었다.

아이들 축구 캠프가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되는데 주거지역으로 가면 그 시간 동안 내가 너무 심심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옥스포드를 결정하게 되었다.

이제 아이들의 메인 코스가 정해졌으니!

그 후로는 런던에서 방문할 굵직굵직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해리포터 스튜디오 예약하기

북위크 이후 해리포터 찐팬이 된 아이들을 위한 "해리포터 스튜디오" 예약하기.

소문대로 여기는 인기가 정말 많았는데 8월 극성수기에 일정을 잡아서인지 2개월 전에 예약을 했는데도 오전 시간대는 모두 마감이 되고 오후 6시 타임으로 겨우 예약할 수 있었다.

https://www.wbstudiotour.co.uk


뮤지컬 예약하기

영국 여행을 마음 먹으면서 내가 개인적으로 꼭 보고싶은 것은 바로 '뮤지컬'이었다.

한국에서 뮤지컬을 그렇게 자주 보는 편은 아니였지만...내 선택으로 안 보는 것과 볼게 없어서 못 보는 것은 정말 다른 답답함이었다. 무슬림 영향인지 무대 공연 콘텐츠에 제약이 많은 말레이시아에서는 뮤지컬이 그렇게 많이 공연되지 않는다. 선택의 폭이 워낙 적다보니 말레이시아에 온 이후로는 뮤지컬을 한 편도 보지 못한 상황이었다. 한국에서는 아이들에게 아동 뮤지컬을 종종 보여줬던터라 영국에 가면 꼭꼭 뮤지컬을 보리라 마음 먹었었다.


데이시트라고 해서 그 날 그 날 남은 티켓을 싸게 살 수 있는 앱도 있지만, 아이들과 그 멀리까지 가는데 리스크를 감수하고 싶지는 않았다. 또 비싼 가격을 지불하는 만큼 이왕이면 좋은 좌석에서 뮤지컬을 보고 싶은 마음에 뮤지컬은 여행 3개월 전부터 미리 알아보고 표를 구매했다.

우리가 선택한 뮤지컬은 두 개!!!

디즈니 무대 연출의 끝을 느낄 수 있다는 Frozen 과 아이들이 주인공인 뮤지컬이 보고싶어 선택한 Matilda.

또 무엇보다 영어 대사를 이해하기 쉽지 않을테니 아이들이 뮤지컬을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내용을 잘 알고 있고 또 이해하기 쉬운 것으로 선택했다.

겨울왕국은 이미 영화로 정말 많이 본터라 전혀 문제 없었고,

마틸다는 넷플릭스에서 서비스 중인 '로알드 달의 뮤지컬 마틸다'를 미리 보여주었다. 근데 이 뮤지컬 영화가 정말 너무 재미있어서 또 반복해서 본 덕분에 뮤지컬을 보러 가기 전부터 넘버를 거의 외우게 되었다.


프리미어리그 일정 확인 및 티켓 알아보기

축구를 사랑하는 두 아들의 소원은 프리미어리그 경기 보기였다.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나도 프리미어리그 일정을 알아보았는데...이럴수가. 우리의 런던 out 일정이 8월 14일인데 프리미어리그가 12일에 개막한단다.

그럼 우리는 무조건 개막 경기를 봐야하는데..또 이럴수가..토트넘의 13일 개막 첫 경기가 원정 경기란다ㅠㅠ

토트넘 홈구장에서 하면 멤버쉽 가입 후 티겟을 구매하려고 했는데..들어보니 원정표 경기티켓은 시즌권이 있는 사람만 구입이 가능하고 또 그마저도 구하기가 어마어마하게 어렵단다. 

어쩔 수 없이 몇몇 티켓 대행 업체를 알아봐서 한 곳에 티켓 구입을 요청하게 되었다.


토트넘 훗스퍼 스테디움 투어 예약하기

토트넘 홈경기를 못 보게 되었으나 그래도 'SON'이 뛰는 경기장에는 한 번 가봐야했기에 토트넘 훗스터 스테디움 투어를 예약했다. National Trail Travel Card를 구매할 예정이었으므로 토트넘 훗스퍼에 전화해 예약하고 일정 확정하기!!


영국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환불'의 개념이 없다.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면 사전에 고객센터에 메일을 보내 일정을 바꿀 수는 있지만 환불 자체는 어렵기 때문에 위 일정들은 최대한 띄엄띄엄 하루에 한 개로만 계획을 잡아두었다. 

이렇게 굵직굵직한 예약을 마친 후에는 우리가 갈만한 곳 리스트업하기.


 옥스포드 : 크라이스트처치 메도우, 보들리안 도서관, 탄식의 다리 등등


 런던 : 과학박물관, 자연사 박물관,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 영국박물관, 내셔널갤러리, 웨일즈 다이애나비 기념 유원지, 하이드파크, 런던아이, 웨스트민스터, 빅벤, 타워브릿지 등등 


사실 아이들이 아직 어리다 보니 그 날 그 날 컨디션을 장담할 수 없는터라 또 영국의 날씨는 워낙 변덕스럽다고 하기에 모든 일정을 빡빡하게, 또 완벽하게 미리 짜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가고 싶은 곳을 우선 쭉 리스트업하고 '트리플'앱에 대략적으로 듬성듬성 갈만한 장소를 기재해두었다. 사실 영국에 가서는 매일매일 아이들이 컨디션이 달랐기에 트리플에 저장된 장소들을 이리저리 날짜를 옮기며 매일같이 일정을 변경하며 여행했다.


호텔 예약하기

마지막으로 끝까지 고민하고 알아보며 확정지은 것은 바로 숙소!

숙소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내가 가장 우선 순위로 삼은 것은 키친과 세탁기가 구비된 룸이었다.

아직 어린 두 아들은 옷을 한 시간만 입어도 쉽게 더러워지기 때문에 몇 주간 여행하는 우리에게 세탁기는 필수였다! 또한 매번 나가서 사먹는 것도 자신없어 숙소에서 컵라면이라도 간단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키친이 구비된 곳을 찾고 또 찾은 끝에 두 군데를 찾을 수 있었다.

다만, 우리는 처음에 에어비앤비를 예약했다가 호텔로 숙소를 바꾸는 바람에 숙소 예약을 조금 늦게한 편이었다. 그러다보니 마음에 드는 곳은 이미 예약이 완료되었거나 너무 비싼 끝에 숙소 찾기가 생각보다 어려웠다.


옥스포드 이후 런던에 있는 9박 동안 지낼 숙소로 두 군데로 골랐는데 첫 번째 숙소는 자연사 박물관 근처로, 두 번째 숙소는 런던탑/타워브릿지 근처로 구한 후 여행 일정도 숙소와의 동선을 고려해서 짜게 되었다.


1) 넬 그윈 첼시 어코모데이션

https://goo.gl/maps/BRqEnEW7DZPkm2546


자연사박물관 근처 숙소 중 키친/세탁기를 구비한 곳으로 찾다보니 괜찮은 숙소는 이미 마감된 후였고 그 중 구글서치를 통해 찾아낸 곳.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이 거의 없어 긴가민가했지만 결과적으로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곳이었다.

숙소가 오래되어 썩 좋은 컨디션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키친은 깨끗한 편이었고 숙소 바로 앞에 작은 슈퍼마켓이 있어 장보기에도 괜찮았다. 다만 청소가 4박에 한 번 제공되는터라 시간이 갈수록 숙소가 점점 더러워졌다는....단점이 있었다.


2. 타워 스위트 바이 블로 오키드

https://goo.gl/maps/kA6eRtNQy7ebsFUHA


두 번째 숙소에 들어선 날, 역시나 5성급은 다르다며 꽤나 만족했던 기억이 난다 ㅎㅎㅎ

지은지 얼마 되지 않아 매우 깨끗했고 무엇보다 호텔인 이 곳은 매일매일 룸 클리닝을 진행해주어 더욱 만족스러웠다. 키친에 구비된 물품은 첫 번째 숙소보다 적었지만 크게 불편하지 않았고 이 곳도 세탁기가 있어 매일 아이들 잠옷이나 양말, 외출복을 세탁하기 좋았다. 숙소 바로 앞에 메트로가 있어 웬만한 관광지로의 이동이 편리했고 또 매일 아침 숙소를 나설때마다, 저녁에 숙소에 들어갈 때마다 바로 앞 런던탑과 타워브릿지를 감상하는 것 역시 꽤나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영국 여행 준비를 마치고,

우리는 두 아들이 사랑하는 축구와 해리포터의 나라 '영국'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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