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시
https://youtu.be/K0iB84__atU?si=XewsVKLP4GO1Y5VK
비탈리 샤콘느 G단조
완연한 봄
돌아오는 것만이 생의 목적인 사람처럼 걷는다
묻지 못한 변명의 껍질이 데인 살처럼 벗겨졌다
견딘다는 것은 죽어가는 과정이다
억눌린 신음 하나를 정밀하게 조율하였다
비가 내렸다, 오래된 음표처럼
검은 유액을 부어낸 사람의 뒷모습을 보았다
상처가 피를 게워내며 내는 소리만 남기고
나머지는 어둠이 맡아 정제했다
억. 무언의 소란이 떨어진다
내 안에 갇힌 짐승을 껴안으며 숨을 조른다
애원하지 않으려 움켜쥔 손등의 뼈가 하얗게 달아오른다
떠나지 못한 채 매번 같은 궤도를 도는 형벌
입술을 닫은 채, 기도는 혀끝에서만 흔들렸다
심장을 꿰맨다. 다시 터진 자리에 검은 현을 걸었다
터진 자리마다 녹슨 철의 맛이 난다
울음을 삼키며 다가온 장송곡
철조망을 넘다 찢긴 종아리를 묶었다
아니, 잘랐다
말을 아끼던 날. 결정을 미룬 밤. 닿지 못한 손등
차마 외면하지 못해 미어진 가슴을 뜯어냈다
아름다움은 슬픔이 버티는 생존 방식이다
마지막 음이 끊긴 방 안을 서성였다
울음을 억눌러 가득 찬 울음만 남긴다
생에 허락된 것은 늘 쇳소리를 내며 다가온다
사람, 사랑, 사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