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뭘 사야 돼?
취미 발레를 시작할 때 첫 허들 중 하나는 복장이다. 나도 처음에 어디서 뭘 사야 하는지, 사이즈는 어떻게 고르는지 막막했었다. 취미 발레 수업에서 가장 흔하고 정석적인 복장이라면 레오타드(수영복처럼 생긴 위아래가 연결된 옷, 스타킹을 먼저 신고 그 위에 입는다), 분홍 스타킹, 분홍 천슈즈, 레오타드 위에 두를 짧은 스커트 정도다. 물론 그냥 운동복을 입고 해도 전혀 상관없다. 발레 수업에는 대부분 발레복을 입은 사람과 티셔츠에 바지 등을 입은 사람이 섞여 있는 편이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발레하는 느낌도 나고, 복장을 갖춰 입으니 내가 더 열심히 하는 게 느껴져서 입고 하는 걸 선호하는 편이다. 정석대로 산다면 위의 네 가지 아이템을 사야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의 경험담을 써 본다.
1. 레오타드
반팔부터 긴팔, 나시까지 모양도 다양하고 소재도 다양하다. 가격도 1-2만 원대 저렴한 제품부터 10만 원 이상의 외국제품까지 다양하다. 나도 처음엔 네이버 스토어에서 주문한 반팔 레오타드로 시작했는데 수업을 몇 번 하며 동작에 방해가 되지 않는 나시형 레오타드를 선호하게 되었다. 사이즈는 솔직히 옷마다도 달라서 맞추기 힘들다. 가능한 가서 입어보고 사는 게 좋다. 오프라인 발레샵에서는 보통 2-3개 정도의 레오타드를 입어볼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정 안되면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세설명과 리뷰를 열심히 참고해 주문하고, 안 맞으면 교환하자. 나는 처음에 평상복 사이즈에 맞춰 샀다가 너무 작아서 수업 내내 숨이 막혀 힘들었었고, 그다음에는 또 큰 걸 사버려서 고정감이 없어 불편하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작게 사는 것 보단 차라리 크게 사는 게 낫지 않나 싶다. 발레 수업 자체도 힘을 계속 줘야하는데 옷까지 조이면 숨막혀서 입을 수가 없다. 온라인에서 산다면 일반 이커머스가 아니라면 이발레샵, 유어샵, 메시아 등의 사이트가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싶은데, 중요한 점은 메시아 등 국내 제품의 경우 브라캡이 처음부터 내장되어 있지만 외국 브랜드 옷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외국에서는 그냥 입는다지만 솔직히 한국인 정서론 무리라 나는 브라캡을 따로 주문해 안감에 직접 바느질로 달아입었다. 고정만 되도록 브라캡 위 아래로 한 번씩만 바느질하면 되니 처음 사고 나서만 잠깐 귀찮고 그다음은 아주 편해진다.
2. 분홍 스타킹
구매 난이도 최하 아이템. 그냥 아무 데서나 사도 대충 비슷하다. 발레용 분홍 스타킹은 발바닥에 구멍이 뚫린 경우가 많다. 나중에 토슈즈을 신을 때 필요한 용도라지만 취발러 입장에서 크게 쓸 일은 없다. 그냥 입는다. 또 검은 스타킹도 신을 수 있다. 분홍 스타킹에는 분홍 천슈즈, 검은 스타킹에는 검은 천슈즈를 이어지게 신는데 개인적으로 힘이 없거나 피곤한 날은 검은 스타킹과 슈즈를 신으면 핑크보다 더 힘이 생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ㅋ 또 검은 스타킹은 가을, 겨울 시즌에는 일반 옷에 입어도 티가 안 나기 때문에 갈아입는 과정이 편한 것도 장점이다.
3. 분홍 천슈즈
취미 발레는 천슈즈로 시작하고 토슈즈까지 신어보려면 꽤나 단계가 올라가야 한다. 천슈즈도 인터넷에서 저렴한 거 아무거나 사도 큰 문제는 없지만 흔히 취발러가 입문 때 많이 신는 끈리본이 달린 제품은 동작할 때 방해가 되니 피하는 게 좋다. 아무 장식없는 핑크색 천슈즈가 가장 무난. 가격은 만 원대부터 오만 원 이상의 제품까지 다양한데 사실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지만 비싼 제품이 확실히 편하고 더 예쁘기도 하다(?). 처음부터 마음에 딱 드는 거 사기는 어려우니 저렴한 제품으로 시작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나는 천슈즈 사이즈도 살짝 널널한 걸 선호하는데, 발가락을 펴는 동작이 많은데 작은 신발을 신으면 가뜩이나 안 되는 동작에 힘을 더 줘야 해서 힘들기 때문. 발레샵에서 신어보고 구매할 때 점원분이 발에 딱 맞게 신어야 턴 돌 때도 미끄러지지 않고 좋다고 하셨지만 딱히 내 수준에선 턴 돌 일도 그리 많지 않고(ㅋ) 작은 신발이 불편하게 느껴져 크게 신으려고 간 거라 우겨서 큰 사이즈를 샀고, 밴드가 떨어질 때까지 아주 잘 신었다.
4. 스커트
몸에 직접 닿는 것도 아니고 사이즈가 있는 것도 아니니 딱히 가격대가 높다고 좋은 것을 모르겠는 아이템. 나도 레오타드나 슈즈 등은 그래도 좋은 제품이 좋구나를 느끼며 점점 옮겨갔지만 스커트 만큼은 제일 처음 네이버에서 대충 산 만 원대의 스커트만 지금까지 애용하고 있다. 관건은 길이와 허리 밴딩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일단 길이감이 적당해야 한다. 허벅지 중간 정도의 적당한 길이로 엉덩이 부분은 가려주면서 동작에 방해가 되지 않게 무릎 위로 올라오는 길이. 또 허리 밴딩 부분이 공단 소재 등으로 되어 있으면 보기엔 예쁘지만 입으면 흘러내려서 불편했었다. 디자인은 허리에 돌려 리본을 묶는 제품으로, 천이 겹쳐져야 좀 가려지므로 폭이 충분한 것이 좋다. 고무줄로 되어 있어 한 번에 올려 입는 원통형 스커트는 입고 벗기는 편해 보이지만 배가 눌려 입으면 숨 막히고 보기에도 별로고, 천이 붕붕 떠 있으니 다리 동작할 때 자연스럽게 몸선을 따라 내려와서 가려주지를 못한다. 비슷한 이유로 스커트 소재감이 너무 톡톡하거나 두르는 천 길이가 부족한 제품도 비추. 그리고 아무래도 처음엔 레오타드 엉덩이 라인이 보이는 옷이 민망하게 느껴질 수 있으니 밝은 스커트보다는 어두운 톤의 색상이 무난하다. 노출을 최소화하고 싶으면 검은 스타킹에 검은 스커트, 어두운 색상의 레오타드를 입으면 거의 아예 안 보인다. 정 아니면 반바지를 입어도 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