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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발레의 매력

대체 불가한 일상의 루틴이 되다

by 봄날의 봄동이

발레를 시작하기 전에 내가 경험한 운동은 헬스, 수영, 요가 등이었다. 헬스는 기구를 이용하는 반복 운동이 재미가 없어 곧바로 그만두었고 비슷한 이유로 필라테스, 바레(발레와 에어로빅이 섞인 듯한 운동) 등에도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수영은 물이랑 안 맞았고 전후 과정이 번거로워서 싫었고, 요가는 나쁘진 않았지만 근력운동이 충분히 안되었고 좀 심심했다. 사람마다 몸이 다 다르고 취향도 다르니 저마다 맞는 운동이 있게 마련인데 나에게는 그게 발레였던 것 같다.


발레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발레를 전공한 어릴 적 친구때문이다. 어릴 땐 몰랐는데 성인이 되어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앞서 걸어가는 그 친구의 뒷모습을 보고 처음으로 뭔가 일반인의 몸과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각잡힌 듯한 그 몸이 예뻐보였고 나도 발레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도 몇 년간 외국생활에 이리저리 옮겨다니느라 제대로 배우질 못했다. 발레는 특히 처음 시작할 때 배우고 신경쓸게 많은 운동인데, 말도 잘 안 통하고 한국보다 덜 체계적인 외국 학원에서는 시범 수업 몇 번 들어보았지만 뭔가 잘 진행이 되지 않았고, 결국 한국으로 돌아온 후 드디어 동네 발레학원을 등록해 제대로 시작할 수 있었다.


그 무렵 나는 일 많은 회사생활에 심지어 재택근무를 하느라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매달려 등은 굽을대로 굽고 목은 빠질 듯 앞으로 나왔으며, 늘 앉아있는 생활 패턴으로 몸에 근육이라곤 없어 당시 병행하고 있던 일과 학업을 해내기에 체력이 여실히 부족했다. 체력이 없으니 집중력을 요하는 일에도 지장이 있는 것 같아 도저히 안되겠다싶어 대학원 방학으로 시간이 조금 생기자 마자 발레 학원을 등록했고, 지금까지 빠짐없이 꾸준히는 아니지만 계속 이어 오고 있다.


발레의 장점은 일단 효과면에서 보자면 자세교정과 근육발달이다. 발레를 하고 확실히 등이 펴지고 거북목도 사라졌으며 이 외에도 몸 곳곳을 정확히 펴고 정렬하는 방법을 알게되어 전체적인 자세가 좋아졌다. 또 발레가 생각보다 고강도에 하체를 확실하게 단련하는 운동이라 열심히 하면 근육이 붙고 몸이 좀 탄탄해진다. 물론 쉬면 다시 굽은 자세에 물오징어같은 흐물흐물한 몸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계속 할 수 밖에 없다ㅋ


또다른 발레의 매력은 '재미'다. 운동 효과는 다른 운동으로도 볼 수 있지만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본인이 원한다면 밖에서 입어볼 일 없는 샤랄라한 발레복도 입을 수 있고 대부분 핑크톤으로 예쁘게 꾸며진 스튜디오에서 운동하다보면 하루의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다. 또 발레는 궁극적으로 무용이기 때문에 취미발레 수준에서는 끝내 도달할 수 없을 만큼(?) 배울 단계가 많아 질리지 않고 계속 새로운 동작과 스텝을 익히며 느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발레 공연을 재미있게 볼 수 있게 되어 취미가 하나 더 생기는 것도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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