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년차 취발러가 말하는 취미발레의 매력
"유연하신가 봐요"
운동 삼아 발레를 배우고 있다고 하면 흔히 나오는 반응이다. 그랬으면 정말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어느 학원 어느 수업을 가나 거의 가장 뻣뻣한 1인을 담당하고 있다. 매트를 깔고 스트레칭부터 시작하는 발레수업에서 모두가 자신의 몸에 집중하긴 하지만, 그래도 사이드 스플릿이나 프론트 스플릿 순서에서 한번씩 전면 거울을 흘깃거리며 다른 사람들과 자신의 다리찢는 각도를 비교해 볼 때, '아 저 사람보단 그래도 내가 낫다'하는 안도감을 주는 존재랄까. 그래도 어찌저찌 몇 년째 계속해오고 있으니 유연하지 않아도 발레를 할 수는 있는 것이다.
자매품으로 '발레는 날씬한 사람들만 하는 거 아니야?'나 '나는 그런 옷 입기 민망해서...' 등도 있다. 하지만 내 생각에 취미발레 수업에서 굳이 유리한 조건을 꼽자면 날씬한 몸보다는 유연한 것(바로 위에서 유연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아무튼 유연하면 좋다), 그리고 동작을 잘 따라 하는 사람이 가장 부러운 시선을 받고 스스로도 발레를 더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뭐든 일단 좀 잘해야 재미를 느끼는 법이니까.
그렇지만 성인 취미 발레는 무조건 날씬하고 유연하며 춤도 잘 추는 사람들만 하는 운동은 결코 아니다. 발레 수업에는 정말 다양한 체형과 신체조건, 연령대의 사람들이 있고 모두 각자 동작을 따라하느라 바쁘기 때문에 애초에 다른 사람을 그다지 신경쓰지도 않는다. 누구나 관심있고 좋아한다면 얼마든지 시작하고 즐기며 운동 효과도 톡톡히 누릴 수 있다. 물론 옷도 꼭 발레복 안 입어도 되고.
이렇게 취미발레를 찬양(?)하는 이유는 일단 내가 재미있게 오랜기간 해 오고 있는 유일한 운동이기도 하고, 요즘에는 발레가 보편적인 운동 중 하나로 자리잡기도 했지만 여전히 다른 운동에 비해 심리적 장벽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서이다. 물론 각자의 성향과 신체에 따라 맞는 운동은 다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발레가 현재까지 인생 운동(별로 좋아하는 표현은 아니지만)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년 초보이기는 하지만 나름 '발치광이'로서 몇 년간 이곳저곳에서 취미 발레를 이어온 경험담을 풀어볼까 한다.
그림: 챗GPT 생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