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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mberMist Jan 25. 2024

새로 시작하기엔 늦었지만 포기하기엔 젊은 그대

나의 노력과 성장을 나라도 응원하자...

미국에 와서 첫 1년은 구직활동 하면서 보내고, 2년째에는 유럽계 스타트업에서 주니어 포지션으로 일하면서 1년을 보냈다.


당시 회사가 샌프란시스코에 있어서 이른 아침 기차를 타고 통근을 했었다. 그때마다 기차에 앉아 주토피아에서 토끼가 기차 타고 떠나면서 나오던 노래, Try everything을 들었는데, 들을 때마다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꼭 나한테 해주는 위로처럼 느껴졌던 것 같다..


나의 성장은 여기까지인 것일까... 미국에 온 뒤 숱하게 떠올렸던 생각이다... 서른도 중반이 넘은 나이에 미국에 와서 아시아 인재 허브라던 싱가포르와는 차원이 다른 인재풀과 그냥 영어가 아니라 너무나 세련되고 매너있는 영어를 구사하는 리더들 천지인 비즈니스 세계에서 과연 나는 여기서 더 성장할 수 있을까...


마흔도 중반이 가까운 나이에 엄마가 되어서 육아를 병행하면서는 한편 포기가 훨씬 수월해지기까지 했다... 이만큼 왔으면 됐어... 전문지식이 있는 지니어도 아니고, 그야말로 말발과 샤프한 논리로 겨룰 수밖에 없는 이 바닥에서 나 같은 막무가내 영어로 이만큼 버티고 성장한 것도 용하지 않은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한없이 작아지는 자아와 우울하고 맥없는 일상은 나의 영혼을 좀먹고 시들게 했다. 겉모습이라도 가꾸면 나을 것 같은 생각에 쇼핑을 중독처럼 했다. 하지만 살 때는 나를 너무나 빛나게 해 줄 것 같던 옷들이 막상 주문해서 입어보면 그렇지 않았다. 출산 후 부은 살은 빠졌지만 예전에 예쁘게 입었던 스타일의 옷들도 더 이상 어울리는 것 같지 않았고 이건 악순환이 되어 더 깊은 우울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20대에 유학 와서 학위를 위해 10년 이상 공부했다는 분의 유튜브를 보게 되었다. 이제는 정착도 하고 일정 궤도에 올랐지만 여전히 영어를 공부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지난 10년 동안의 나를 반성해 보았다.. 한국에서 30여 년 나고자라고 직장생활까지 10년 넘게 한 한국토종으로 이민 와서 그래도 멀쩡한 직업도 있고, 안정적인 정착도 했다고 안일하지 않았는지... 지난 10년 동안 저분처럼 공부했다면 지금 내 영어는 얼마나 더 나아졌을까 하는 깊은 반성을 했다..


그래... 다시 기본에 충실해보자. 적어도 어제보다 나은 오늘은 보내면 1년 뒤엔 1년 전보다 나은 내가 되지 않겠는가... 심지어 나는 애초부터 미국땅에 심어진 씨앗도 아니었고, 어릴 때 옮겨진 묘목도 아니고, 다 큰 거목인 채로 옮겨져 다시 뿌리내리고 열매를 맺어야 하지 않았는가... 내 한계가 여기까지인 것이 아니라 옮겨 심어져서 이미 내렸던 뿌리를 다시 내리고, 새 땅에 적응하여 다시 열매를 맺어야 하는 나무인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이겠냐고... 포기하지 말자. 기죽지도 말자.


Take pride in how far you’ve come. Have faith in how far you can go. But don’t forget to enjoy the jour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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