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아이를 보며 오늘밤은 꼭 더 일찍 재워야지 다짐했던터라 느릿느릿 행동하는 아이를 재촉하며 서둘러 씻기고 샤워실을 나오려는데 아이가 갑자기 손가락 하트를 하더니, 양손을 모아 더 큰 하트를 만들고, 이어서 양팔을 머리에 얹어 큰 하트모양을 만들며 찡긋 웃는다.
서두르던 나의 손이 멈추고 웃음이 터졌다... 봄 햇살처럼 부드럽고 말캉해진 마음으로 아이에게 물었다.
"봄아, 왜? 왜 갑자기 하트를 했어?"
"엄마를 사랑해서~"
"하트 고마워, 엄마도 봄이를 너무 사랑해~" 하며 아이를 꼭 껴안아 주었다...
조금 전에 양치를 하면서 몸을 배배꼬고, 양치물을 뱉을때 사방으로 물을 튀기면서 장난을 치는 통에 엄한 얼굴을 하고 장난치면 안된다고 야단쳤었는데.... 사실은 버럭 고함을 칠뻔하다가 간신히 참은 터였다...
아이는 종종 예기치 않은 순간에 사랑을 표현해서 '엄마' 혹은 '어른'인 내가 얼마나 참을성이 부족한 존재인지 깨닫게 하곤한다...
3살무렵 봄이는 한번도 목욕할때 순순히 욕실에 따라 온적이 없었다...
목욕하기 싫다고 버티거나, 욕실에 가지고 들어가긴 부적절한 장난감을 가지고 들어가겠다고 우겨서, 야단을치며 씻기게 되는 날이 허다했다.
어느날엔가... 그날도 너무 힘들게 아이를 씻기고 나와 아기상어 타올을 아이 몸에 두르고 닦아주는데 타올에 그려진 엄마상어를 찾아달라고 했다. 그 무렵 매일 하던 반복 행동 중 하나...
엄마 상어를 보던 봄이가 물었다.
"엄마, 엄마상어도 좋은 엄마야?"
"그럼~ 좋은 엄마지..."
"아기 상어를 보호해주는?"
"응~" 건성으로 대답하며 옷 입히기에 집중하던 내게 이어진 아이의 말...
"Maiasaura 처럼? (좋은 엄마라는 이름을 가진, 봄이가 좋아하는 공룡중 하나...)"
"응~" 하고 답하다 문득 혹시... 싶어서 나도 묻는다...
"엄마는 봄이한테 좋은 엄마야?"
"응!!!"
좀 더 어른답게 아이를 달래며 씻기지 못한 내가 부끄러워 아이를 꼭 끌어 안았다...
저 작고 여린 몸과 마음에 그래도 내가 자기를 보호해 준다고 느껴졌나 싶어서 안심이 되기도 하고...
아이를 좀 더 현명하게 달래지 못하는 대가 부끄럽기도했다...
어디선가 성장기의 아이가 무엇인가를 더 잘하고자 노력하고, 애쓰는 마음이 들게 하는데에는 부모와 아이 사이의 관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아이의 마음속에 자라나는 '엄마'라는 존재의 이미지가 아기상어의 엄마이든 마이아사우라이든... 그저 무조건적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응원하는 존재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그래서 언젠가 봄이가 훌쩍 자라 내 품을 떠나더라도, 그 마음속 깊은 곳에 든든한 응원자로 자리잡아 용기가 필요한 순간에 힘을 보태주는 존재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