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학교란 무엇일까?

완벽보다 소중한, 부모의 원칙

by Bomee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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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첫 학교를 고른다는 건 설렘만큼이나 두려움이 함께하는 일이었다.

“좋은 학교란 무엇일까?”라는 질문 앞에서, 우리는 선뜻 답을 떠올리지 못했다.



미국의 학제는 주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캘리포니아에서는 2025–26 학년도부터 모든 만 4세 아동이 공교육 TK (Transitional Kindergarten) 과정에 입학할 수 있다. 그 다음은 유치원 (Kindergarten), 1학년 ~ 5학년 (만 6~11세)으로 이어진다.


공립을 갈 경우는 원칙적으로 거주지 주소를 기준으로 해당 학군(district)과 학구(attendance area)에 속한 학교에 배정된다. 공립을 갈 경우 학교가 일찍 끝나기 때문에 다양한 에프터스쿨 프로그램들을 알아봐야하고, 끝없는 픽업과 드랍을 반복해야 한다.


선호하는 사립학교가 있다면 정해진 지원 기간과 절차를 통해서 갈 수 있는데, 이때 TK부터 시작하는게 아니라면 시험을 보아야 한다. 해당 학교의 중간 과정부터 들어가서 수업을 따라갈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학교를 다닌 경험이 없다보니, 예전에 미국에서 처음 집을 살때와 비슷하게 '감을 익히고 판단력을 기르기위해서' 숱한 사립학교의 오픈하우스, 캠퍼스 투어에 참여했다. 학교마다 강조하는 부분, 장점으로 내세우는 부분이 달랐고, 그에따라 재학생의 다양성 비율, 학교의 분위기도 달랐다.


통학거리, 학교 분위기와 교육 이념, 재학생의 다양성, 방과후 활동의 옵션들... 특히 봄이의 경우는 세개 언어의 사용능력을 계속해서 키워야 했기 때문에 영어외에 다른 한 언어를 방과후 프로그램으로라도 커버해 주는 곳을 찾고 싶었지만, 이 언어 프로그램이 있는 학교는 다양성 부분에서 한쪽으로 몰리게 될 수 밖에 없었고, 자연스레 학교의 분위기, 학생들, 학부모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마음을 무겁게 한 부분은 Kindergarten 입학시험이었다. TK에서 올라오는 아이들은 별도의 시험 없이 이어지지만, Kindergarten부터 들어가는 경우에는 파닉스 단어 읽기, 두 자리 숫자 읽기와 쓰기, 간단한 덧셈과 뺄셈을 요구했다. 겨우 다섯 살의 아이에게 시험이라니, 이러려고 이민을 온것이 아닌데... 봄이도 일부 간단한 파닉스 단어를 읽을 줄 알고 두자리 숫자들을 읽고 쓸줄 알기는 한다... 하지만 그것들은 봄이가 지금 다니는 기관에서 배운 것들이거나 자연스레 알게된 것들이지, Kindergarten 입학을 위해서 가르친 것은 아니었다.


수많은 투어와 고민 끝에 우리 가족이 세운 원칙은 단순했다.

우리는 불필요하게 까다로운 입학 절차나 과도한 학습을 요구하는 학교는 제외하기로 했다. 어린 시절을 시험과 경쟁 속에서 시작하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양성이 높은 학교를 찾고자 했지만, 현실적으로 가까운 거리에서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교실에서 만난 아이들의 표정, 교사들의 태도, 캠퍼스의 분위기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

마지막으로, 후보에 오른 몇몇 학교는 직접 다니고 있는 학부모나 졸업생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경험자의 목소리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을 일깨워주었고, 선택의 시야를 넓혀주었다.

학교 선택은 정답이 없는 고민이다.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아이에게 더 맞는 환경을 찾기 위해 부지런히 발품을 팔고, 열린 마음으로 비교하며, 우리 가족의 가치와 우선순위에 맞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어떤 학교를 방문하든 완벽한 학교는 없었다. 하지만 여러 학교를 직접 경험하고 기준을 세우는 과정을 통해, 아이의 성장에 있어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우리 스스로 더 선명하게 알게 되었다.


결국 학교는 아이가 첫 발을 내딛는 시작점일 뿐, 그 안에서 어떤 시간을 쌓아갈지는 봄이와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이야기다. 앞으로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새로운 고민과 선택들이 계속 찾아오겠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조금은 덜 흔들리고, 우리만의 원칙과 마음을 지켜가며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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