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 벗은 남자들: 새로 쓰는 남성 섹슈얼리티 4화
남성 섹슈얼리티 정기연재 4화 <섹스 잘(?)하고 싶은 남자들>입니다!
프롤로그에 이어 또 다시 제 차례가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벼르고 벼뤄두었던 섹스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써보았어요. 그렇다고 당연 음담패설을 하고 싶었던 건 아니고, 작년부터 계속 의아하고 고민되는 지점이었던, 남성들이 섹스를 바라보는 이중적인 시선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습니다~
남성의 섹스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폭력적이고 여성혐오적으로 귀결되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개중에서도 제대로 된 성교육의 부재와 그로 인한 왜곡된 남성성의 영향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결국 이런 삐뚤어진 시선이 다시금 남성들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음 역시 꼭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그래서 방법이 뭐냐! 라고 묻는다면, 저도 확실한 대답을 줄 수는 없습니다. 다만 몇 번 워크숍을 통해서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며, 내 안에 남아 있는 통념과 편견을 페미니즘이라는 언어로 조금씩 부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글의 마지막에 다양한 질문을 남겨 봤습니다. 이에 대해 함께 더 많이 이야기 나눠주세요!
4화 <섹스 잘(?)하고 싶은 남자들>
벌거 벗은 남자들: 새로 쓰는 남성 섹슈얼리티
섹스… 드디어 섹스 이야기다. 이전부터 꾸준히 이와 관련한 주제로 글을 쓰고자 벼르고 있었으나 지면의 한계상, 체면과 엄숙주의 등으로 인해 글 써볼 겨를이 없었다. 허나 성교육을 하는 직업 특성상, 또 남함페 활동을 하면서, 언젠가 이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아니 해야만 하지 않을까 늘 마음에 두고 있었다. ... 남자 중·고등학교에 강의를 가면 복도에서부터 아무런 이유도, 의미도 없이 “섹스~!”를 외치는 남자 청소년 무리를 목격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성교육을 시작하겠다고 하면 ‘나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어’라는 묘한 웃음을 띤 채 거들먹거리는 이들 역시 한 트럭이다. 허나 안타깝게도 현실에서 남성 청소년의 성 지식수준은 늘 또래 여성에 비해 낮은 편이다. ... 그 결과는 참혹해서, 한동안 인터넷에는 ‘3분 카레’(빠른 사정 또는 조루에 대한 은유)나 ‘6.9cm’(한국 남성의 성기가 6.9cm라는 조롱)라는 숫자에 과민반응을 보이며 온갖 손가락 모양에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는 남성들의 횡포가 요란했다. 대체 이 엉망진창 와장창의 사태는 어떻게, 왜 만들어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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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의 첫 섹스는 아마 실패할 거야”
교실에서 섹스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잔뜩 흥분했던 청소년들은 강사가 던진 이 한마디에 갑자기 찬물이라도 맞은 듯 조용해진다. 그럼 이때, 한 마디를 더한다.
“자, 이제 여러분은 첫 섹스가 끝나고 분명 제가 떠오르게 될 거예요.”
첫 섹스에 대한 환상을 깨는 걸로도 모자라서, 그 아름답고 기대했던 순간에 웬 강사의 얼굴이 떠오르게 될 거라니. 청소년들은 폭소를 터뜨리며 자신의 첫 경험에 초를 친 강사에게 야유를 퍼붓거나 불안해하며 자신은 10%일 것이 분명하다고 초조해하고 낄낄거리거나 괴로워한다. 그럼 이제 한결 개운한 표정으로 위 이야기를 한 까닭을 설명한다. 첫 섹스가 실패할 거라는 이야기는 질투 섞인 저주도, 오지랖 넘치는 예언도 아니다. 그것은 유경험자의 회환과 안타까움이 담긴 염려의 말이자 섹스에 대한 환상과 오해를 벗기기 위한 시도다. ...
섹스는 오르가슴을 위한 프로젝트 사업이 아니다
많은 성표현물에서 여성이 성관계를 맺는 주체가 아닌 오직 남성의 성욕을 위해 대상화되고 폭력적으로 다루어진다는 문제는 이미 다른 곳에서도 이야기되었다. 거기에 더해 성표현물로 배운 섹스의 또 한 가지 문제는 그것이 과정과 소통 없이 오르가슴만을 향한 급행열차처럼 그려진다는 데 있다. 남성의 섹슈얼리티에 관심 가지면서 의아했던 지점 중 하나는 많은 남성이 마치 섹스에 환장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면서도 또 한편으로 어떤 섹스는 두려워하거나 피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었다. 대표적으로 기혼 남성의 섹스가 그렇다. ‘의무방어전’, 가족끼리 그러는 거 아니라는 말은 인터넷 밈이 되었고 샤워하는 아내를 두려워하는 남성은 드라마, 영화에서 유머 코드로 흔히 쓰인다. 한창 섹스 노래를 부르던 이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 ...
섹스를 ‘잘’하고 싶다면
... 나와 상대, 그리고 섹스를 둘러싼 우리 사회에 질문을 던지고 소통하는 것이 정력에 좋다는 음식을 먹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만족감과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이 있다. 이를테면 우리는 왜 섹스를 하는가? 단순히 성기에서 느껴지는 쾌감을 위해서라면 자위라는 가성비 좋은 활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섹스를 하는가? 평소 섹스의 만족도는 어떤가? 만약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불법 촬영에 대한 공포? 예상치 못한 임신에 대한 염려? 사회적 낙인이나 앞서 말한 남성성 증명에 대한 불안 때문은 아닌가? 섹스할 때 들이는 공과 시간 같은 기여도(?)는 어떠한가? 5:5로 공평하게 나눠 갖고 있는가? 기울어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섹스의 시작과 끝은 무엇인가? 삽입 섹스만이 섹스의 전부인가? ...
- 원문 링크 : https://alook.so/posts/54t4BM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