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수 2년 차, 사업을 시작합니다

백수 여행작가의 새로운 도전

by 봄사랑 김춘애

'곧 끝나겠지'

그게 벌써 1년 전 일이네요. 저는 햇수로 2년이 된 코로나 백수 여행작가입니다. 처음엔 조카 돌봄으로, 나중에 정부 희망일자리 사업을 통해 주민센터 4시간 아르바이트로, 최애 쌀국수 집 직원으로 그렇게 1년을 살았네요. 돌아보면 나름 열심히 살았고 운이 좋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잘 다니던 쌀국수 집을 나와 다시 백수가 되었을 때, 문득 스치고 지나는 생각이 있었어요. 지인의 펍을 낮에 활용할 수 있다면 그곳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작해보자. 함께 쿠바를 다녀온 지인은 망원동에 제법 근사한 펍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쿠바 여행의 인연으로 뒤풀이도 했었고 남자 친구와 종종 들리곤 했었지요. 그곳은 저녁 6시에 문을 열어 낮엔 남는 공간이었답니다. 햇살도 잘 드는 2층에 너른 유리창이 있어 좋았죠. 레트로 한 느낌으로 제법 분위기도 있고 옥상도 있어요.


"저, 혹시 괜찮으시다면 제가 이곳을 낮에 좀 운영해 보고 싶은데요"

"어떻게 운영할지 구체적인 생각은 있어요? 여긴 지나가는 사람이 막 들어올 곳이 아닌 건 잘 알죠?"

"네. 쿠바를 테마로 한 번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만들어 찾아오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생각보다 대화는 짧게 끝이 났고 흔쾌히 "OK"를 받았습니다.

약간의 월세를 내고 공간을 셰어 하는 개념으로 잘 마무리가 되었고요.


인생 첫 내 사업의 시작은 이렇게 시작이 되었답니다.


156570837_3810818545639153_3445563993334642361_n.jpg 쿠바에서 직수입한 커피로 만든 카페 쿠바노

그래서 <쿠바 커피 & 칵테일>을 가지고 낮에만 제가 운영하는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오는 4월부터요.


사실 벌써부터 월세가 걱정이기도 하고, 이러다 몇 달만에 그만두면 어쩌지 싶은 고민도 들어요. 매사에 긍정적으로 낙천적인 편이라 사실 아직 스트레스 정도는 아니지만 문득 불안함이 급습할 때가 있네요.

70744792_126852398710347_3243586841269501952_o.jpg 내 새로운 일터가 될 <더 파인트>

제가 새로 일을 할 곳은 망원동 <더 파인트 The Pint>. 이곳은 맥주와 음악이 있는 공간입니다. 영화감독이기도 한 주인님의 느낌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지요. 파인트는 영국 등에서 쓰는 부피를 재는 단위인데 주로 맥주를 마실 때 우리에겐 500cc가 있다면 그들에겐 파인트 하나가 있답니다.


저녁엔 은은한 불빛으로 나름 운치 있는 곳이지만 낮엔 또 상황이 달라졌어요. 카페스럽게 바꾸는 건 포기를 했고, 쿠바만 엎는 것으로 생각을 굳혔지요. 더 파인트라는 공간에 내가 들어가는 것이지 그곳을 바꾸지 않기로. 더 파인트라는 곳에 쿠바를 추가하는 것이지 다른 느낌을 만들지 않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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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모히또와 딸기 다이끼리를 만들었어요 _ 더 파인트

요즘은 점심 무렵 출근해서 청소를 하고 물건 정리를 합니다.

다음 주가 오픈인데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두렵고 한편으로 설레기도 합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해야겠지요.

잘 될지 그렇지 않을지는 이후에 알 수 있을 거고요. 잘 되면 경제적인 여유가 생길 테고 실패한다면 좋은 경험을 얻을 겁니다.


여러분도 저처럼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면 힘찬 응원을 보내고 싶네요.

잘 될 거라 생각하면 잘 될 거예요.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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