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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엔이 Jun 18. 2023

의, 식, 주. 그 중 제일은...?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살아남기

워킹홀리데이, 또는 학생비자로 들어온 한국인들을 자주 만나볼 수 있는 아일랜드 더블린.

어떤 경로이든, 익숙한 한국에서의 삶을 잠시 멈추고 해외로 올 생각을 하는 모든 사람들은 대단하다.


외국인들과 어울려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접하고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소중한 기회.

...라는 점은 잠시 제쳐두고.


더블린으로 온 사람들이 가장 먼저 봉착하는 어려움은 의, 식, 주 가운데 주.

즉, 집이다.



더블린은 위험지역과 비위험지역이 나뉜다.

대부분의 유학생들은 지역 명으로 위험지역과 그렇지 않은 곳을 구분하곤 하지만,

사실 더블린은 골목골목이 완전히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위험지대 중 하나로 꼽히는 지역 'Finglas'.

알고 보면 이 Finglas도 East는 제법 안전하고, 집값도 싼 편은 아니다. 하지만 West로 가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그렇다면 안전지대를 골라서 가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중요한 건 집값.

안전지대, 내지는 '부촌' 지역은 집값이 어마무시하게 비싸다.


더블린 유학생들이 주로 거주히는 집의 형태는 share house.  말 그대로 집 하나를 여러 명이 쉐어하는 형태인데, 여기에서 방을 쉐어하느냐/부엌과 거실, 화장실만 쉐어하고 방은 따로 쓰느냐에 따라 집의 등급이 조금 갈린다.



더블린의 렌트 비용은 하늘로 치솟아 한국 지인들에게 말해주면 다들 헉! 한다.

백문이불여일견. 더블린의 '직방'같은 사이트 daft에 나와있는 집 중 하나를 살펴보자.



Ballyfermot의 한 쉐어하우스.

흔히들 위험지대라고 부르곤 하는 곳이나 Inchicore와 인접한 위치라 사실 '절대적으로 피해라!' 하는 위치는 아니다.

이 방을 혼자 사용하고 거실, 부엌, 화장실을 총 3명이서 쉐어하는 집의 한 달 방세는 빌 불포함 900유로. 즉, 한화로 125만원.

월세가 125만원이라고 하면 다들 혀를 내두른다. 아마 수도세, 전기세, 가스비 등을 낸다면 약 1100유로쯤, 한화로는 150만원 정도 나올 것이다.




시티와도 가깝고, 제법 안전하기로 알려진 좋은 동네 Ranelagh의 매물.

더블룸 하나를 홀로 쓰고, 거실, 부엌, 화장실을 쉐어하는 한 달 렌트는 빌 불포함 1450유로. 한화로 약 200만원이다. 이런 가격의 룸은 유학생들은 꿈도 꿀 수 없다. 매달 집값만 200만원이라니.... 그럼 뭘 먹고 살아??




현재 우리부부가 머물고 있는 곳은 방 하나, 거실 하나, 작게 딸린 부엌 구조의 집. 지역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Cabra east. 시티까지는 걸어서 약 25분이 소요된다.


이 집에 렌트로 살면서 우리가 내는 돈은 약 1000유로. 한화로 140만원 정도이다. 여기서 각종 빌(수도세, 전기세, 가스비, 인터넷 등등)을 포함하면 1450유로, 한화로 매달 200만원 정도를 지출하는 셈이다.



우리는 이 집에 산 지 3년 차. 조금 더 큰 집의 필요성을 느껴 슬슬 이사를 알아보고 있다.

최소 방이 2개는 있는 집에 렌트를 들어가려면 최소 월세 2000유로. 기서 우리는 고민하기 시작한다.

비싼 월세를 매달 내고 계속 렌트를 할 것인가?

아니면 차라리 대출을 당기더라도 집을 살 것인가?


따져볼 조건도 많고 할 생각도 많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의, 식, 주.

의와 식은 어떻게든 해결이 되는데, 주는 도무지 해결이 되지 않는다.



한국인 직원들을 만나면 언제나 핫한 이야기거리.

'이사', '지역', '렌트비'.

모두가 같은 문제로 속을 썩인다. 때때로는 렌트비 상승을 국가에서 제한해야 하지 않느냐는 주제로 시위가 열리기도 하는데, 글쎄... 그렇게 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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