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화. 10분이면 충분한 날도 있다
아이들이 있고,
하루는 늘 예고 없이 흘러가고,
나만을 위한 시간을
정해진 루틴으로 지키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그래서 나는
매일 하는 돌봄을
일찍 포기한 사람이다.
대신
가능한 날에, 가능한 만큼을 택했다.
주말 점심을 먹고 난 뒤,
집이 잠깐 조용해지는 시간.
그때 나는
10분짜리 마스크팩을 붙인다.
거울 앞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 계획도 세우지 않은 채
그냥 누워 있는다.
그 10분은
피부를 관리하는 시간이기보다
내 몸을 돌보는 시간이다.
‘오늘도 잘 버텼다’고
몸에게 말해주는 시간.
‘너도 돌봄을 받아도 된다’고
허락해주는 시간.
사실 더 길게 쉬고 싶을 때도 있다.
더 제대로 챙기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늘 그럴 수는 없다는 걸
이제는 안다.
그래서 나는
짧은 시간을 택했다.
짧지만 확실한 돌봄.
10분이면
충분한 날도 있다.
중요한 건
얼마나 오래 했느냐가 아니라
그 시간을 나에게 내어주었느냐다.
예전의 나는
이런 돌봄을
사치처럼 느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이런 걸 해도 되나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렇게 생각한다.
나를 조금이라도 돌보는 사람이
내일을 더 잘 살아갈 수 있다고.
그래서 오늘도
완벽한 하루가 아니어도,
엉망인 하루여도,
10분만큼은
나에게 돌려준다.
이건
대단한 관리법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작은 의식이다.
나를 응원하는 연습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이렇게 짧고 조용한 선택들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