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응원하는 연습

25화. 향기가 마음을 돌보는 방식

by 봄울


기분이 가라앉을 때
나는 종종 향기를 바꾼다.


말로 나를 달래기 어려운 날에는
코로 먼저 숨을 고른다.


차 안에서는
‘양재동 꽃시장’ 향을 쓴다.
정확히 어떤 꽃인지는 모르지만,
그 향을 맡으면
잠깐 다른 곳에 와 있는 기분이 든다.


일상에서 한 발 옆으로 비켜선 느낌.

향기는 묘하다.


설명하지 않아도
기억을 데려오고,
감정을 움직인다.


생각보다 먼저
마음에 닿는다.

그래서 나는
좋은 향을 맡는 일을
사치라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이건 기분 전환이 아니라
마음을 환기하는 방법이니까.




누군가는 커피 향이 좋을 것이고,
누군가는 비누 냄새,
누군가는 햇볕에 마른 빨래 냄새,
또 누군가는 숲이나 흙의 향을 좋아할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그게 무엇이든
내가 나를 편안하게 만드는 선택이라는 점이다.


향기를 고르는 일에는
정답이 없다.
유행도 필요 없다.


그저
내가 숨을 쉬고 싶어지는 향이면 된다.

하루가 복잡할수록
나는 일부러
향이 나는 쪽으로 간다.


그 순간만큼은
생각이 멈추고
몸이 먼저 반응하니까.



나를 응원하는 연습은
이렇게 감각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말이 아니라,
계획이 아니라,
아주 짧은 숨 하나로.


오늘의 나는
좋은 향을 맡았다.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이 정도의 변화면
오늘을 건너기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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